한미 항모강습단 연합기회훈련 마지막 날인 4일 일본 오키나와 동남방 공해상에서 양국 함정이 대열을 형성해 항진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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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5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8발 발사하는 등 핵·미사일 위협 수위를 끌어올린 배경 중 하나는 4년 7개월 만에 고강도로 실시된 한미 해상 연합훈련이다.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을 동원한 이번 연합훈련은 윤석열 정부 들어 180도 달라진 대북 대비태세를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해군은 2~4일 일본 오키나와 동남방 공해상에서 미 해군과 함께 항모강습단 연합훈련을 했다. 해군은 이번 훈련에 대형수송함인 마라도함, 이지스 구축함 세종대왕함, 구축함 문무대왕함을 투입했다. 미 해군에선 순양함 엔티텀함과 이지스구축함 벤폴드함, 군수지원함 빅혼함이 참가했고, 핵추진 항모인 로널드레이건함도 동원했다. 한미 양국 연합훈련에 핵항모가 참가한 것은 2017년 11월이 마지막이었다. 이번 훈련에는 한국 측 해상작전헬기(Lynx)와 미 측 해상작전헬기(MH-60R), 다목적 전투기(FA-18) 등 항공기도 투입됐다.
연합훈련은 한국 해군이 이달 말 다국적 해상 훈련인 '환태평양연합훈련(RIMPAC·림팩) 참가차 하와이로 이동하던 중 이뤄진 것이다. 마침 해군은 이번 림팩에 최대 규모의 전력을 보내기로 한 상태다. 고조되는 북핵 위협에 고강도 경고 메시지를 보낼 여건이 갖춰진 셈이다. 합참 역시 "(이번 훈련을 통해) 북한의 어떤 도발에도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한미의 의지를 확고히 하고, 미국의 강력한 확장억제 공약 이행 의지를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향후 북한이 고강도 도발을 감행할 경우 항모를 비롯한 미국 전략자산이 한반도에 전개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군은 4일(현지시간)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에 전략폭격기 B-1B(랜서) 4대를 배치하는 등 최근 전략자산을 한반도 주변으로 이동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 자산 이동의 목적을 단정할 순 없지만, 일각에선 북한의 7차 핵실험에 대비하는 의미도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한미·한미일 외교안보 당국 간 대화도 숨가쁘게 이뤄졌다. 우선 원인철 합참의장은 폴 라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과의 화상회의를 통해 상황을 공유하고, 연합 방위 능력과 태세를 확인했다. 한미일 북핵수석대표도 이날 공동으로 규탄 목소리를 냈다.
한미일은 7일 한국에서 열리는 3국 외교차관 회담 등 각급 회동을 통해 한반도 문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10~12일 싱가포르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기간 중 3국 국방장관 회담도 추진되고 있다.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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