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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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8일 이명박(MB)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 가능성에 대해 "지금 언급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당 지도부에서도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요구가 공개적으로 제기되는 것과는 다소 온도차가 감지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로 출근하면서 취재진으로부터 이 전 대통령 특사 관련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이 전 대통령이 지난 3일 건강 문제를 이유로 수원지검 안양지청에 형집행정지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여권에선 8·15 광복절 특사를 계기로 사면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윤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엔 이 전 대통령 사면에 긍정적이었다. 지난해 11월 언론 인터뷰에서 "국민 통합에 필요하면 사면해야 한다"며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댁에 돌아가실 때가 됐다"고 했다. 사면에는 사회적 합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도 "미진하면 설득도 할 것"이라고도 했다. 당선인 시절인 지난 3월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만찬 회동에서 이 전 대통령의 사면을 건의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으나, 윤 대통령은 일절 거론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사면에 거리를 두는 모습은 집권 초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슈로 불필요한 논쟁으로 번지는 상황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8·15 광복절까지 두 달 이상 남아 있는 상황에서 여론 추이를 보면서 결정해도 늦지 않기 때문이다. 사면권 행사를 위해선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전 대통령 사면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는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사면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군불을 지피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전직 대통령 두 분이 영어의 몸이 됐다가 한 분은 사면 석방됐는데 또 다른 한 분을 그대로 둔다는 자체가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본다"며 "국민 통합 차원에서 대한민국의 위신을 좀 세우는 차원에서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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