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통해 다시 볼 여지 점검"
檢출신 인사 논란 정면 돌파의지
권성동 "금감원 제 기능 못했다"
李, 합리적·투명한 감독업무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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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8일 야권 인사들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라임·옵티머스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의 재조사 가능성을 시사했다. 야당을 중심으로 검찰 출신 편중 인사 논란이 일자 정면 돌파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원장은 취임 이틀째인 이날 여의도 금감원 본원 기자실을 방문해 ‘라임·옵티머스 사태 등 과거 사건을 다시 볼 의향이 있느냐’라는 질문에 “개별 단위 펀드 사건들은 다 종결되고 이미 넘어간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사회 일각에서 여러 가지 문제 제기가 있는 것도 알고 있는데 금감원이 시스템을 통해 혹시 볼 여지가 있는지 한 번 잘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피해액이 각각 1조 6000억 원, 5000억 원에 이르는 라임·옵티머스 사건은 자산운용사가 투자자를 속이고 투자금을 돌려 막는 ‘폰지 사기’로 시작돼 ‘권력형 게이트’로 확대됐다. 펀드 사기 등은 일단락됐으나 정관계 로비 의혹은 아직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는 게 국민의힘 주장이다. 문재인 정부 검찰과 금감원이 살아 있는 권력의 눈치를 보느라 면죄부만 줬다는 것이다. 라임에 대한 조사를 무마해달라는 청탁 명목으로 5000만 원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검찰은 옵티머스로부터 선거 캠프 복합기 사용료 등을 지원 받았다는 의혹에 휘말린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불기소했다.
‘윤핵관’으로 불리는 권선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라임·옵티머스 사태 시 금감원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사전 예방을 못했을 뿐 아니라 사후 조사도 굉장히 부실했다”면서 재조사 필요성에 힘을 실었다. 일각에서는 검찰에 장악된 금감원의 사정기관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검찰 출신을 중용한 것이 라임·옵티머스 등 전 정권과 관련된 사건을 수사하겠다는 뜻으로도 읽힌다’는 물음에 “전 정권에 대한 수사라기보다는 금감원을 개혁하겠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금감원장에는 그동안 학계·관료 인사가 많이 갔는데 이들의 서비스(업무)에 대한 불만이 업계에서는 많았다”며 “(결이 다른 인사를 통해) 그간 업무와는 다르게 가야 한다. 다른 방식으로 (업무를) 시도해봐야 한다는 생각인 것 같다”고 윤 대통령의 의중을 전달했다.
이 원장 역시 이런 기대에 부응하고자 한다. 그는 “금융시장이 최근 5~10년간 발전한 것에 비해 우리가(금감원이) 충분히 쫓아갔느냐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가 있을 수 있다는 부분에 공감한다”면서 “금융 감독 서비스를 선진화하고 규제 시스템이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해치지 않도록 유지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보겠다”고 했다. 전날 취임사에서도 “제도적 측면뿐만 아니라 제도 외적인 측면에서의 규제도 함께 살피고 걷어내야겠다”면서 “규제가 불가피한 영역에 있어서는 합리성과 절차적 투명성을 확보해 예측 가능성을 부여함으로써 시장 참여자들의 혼란을 줄어줘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 원장은 전임자 시절 종합검사·부문검사에서 정기검사·수시검사로 개편된 검사 체계를 추가 개편할지 묻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유현욱 기자 ab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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