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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이슈 원숭이두창 전세계 확산

원숭이두창 성병처럼 전염되나…'전염방식 진화' 확증은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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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일부 감염자 정액에서 바이러스 유전자 검출…"성관계 통한 감염" 가능성

전세계 감염사례 35개국 1600건 넘어…상위 5개국이 4분의 3 차지

뉴스1

원숭이두창 진단 시약. 양성이라는 표식이 선명하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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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희귀 감염질환인 원숭이두창 바이러스가 감염자 정액에서도 발견되면서 전염 방식도 변화했다는 우려가 나왔다. 기존 '접촉'을 통해 전염됐던 방식에서 성관계 등으로도 감염 가능성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전문가들은 성관계를 통한 감염을 입증할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원숭이두창 감염자 정액서 바이러스 검출…감염·복제능력도 확인

로이터 통신은 14일(현지시간) 소수의 감염 사례 중 정액에서 원숭이두창 디엔에이(DNA)가 발견돼 성접촉 전염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2일에는 이탈리아 연구팀이 원숭이두창 환자 4명에서 채취한 정액에서 해당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또 이후 연구팀이 추가로 분석한 결과 원숭이두창 환자 7명 중 6명의 정액에서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DNA가 검출된 것이다.

특히 한 환자의 정액에서 확인된 바이러스는 다른 사람을 감염시키고 복제할 수 있는 능력도 유지하고 있었다. 지난 6일 독일 연구팀이 공개한 연구에서도 원숭이두창 감염자 2명에서 채취한 정액에서 바이러스 DNA가 발견됐다.

이전까지 원숭이두창은 성병이 아닌 감염자와의 밀접접촉으로 감염되는 질병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원숭이두창 유행은 스페인과 벨기에에서 열린 파티 중 성소수자 간 성접촉에서 시작됐을 것으로 알려지고 대부분의 감염 사례가 성적 접촉이 원인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러한 우려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 "성관계 감염 판단하기엔 증거 부족" 의견

하지만 국내외 전문가는 아직 원숭이두창 바이러스가 변화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다.

프란체스코 바이아 이탈리아 스팔란자니감염병원 병원장은 이날 로이터에 "이 데이터는 바이러스의 생물학적 특성이 변화해 전염 방식이 진화했다는 것을 증명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면서도 "그러나 정액에 감염성 바이러스가 있다는 것은 성접촉이 이 바이러스가 전염되는 방식 중 하나라는 가설에 힘이 실리는 요인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카를로스 말러커 드 모테스 영국 서리대학교 선임연구원은 "지카 바이러스를 비롯한 다양한 바이러스의 DNA가 정액에서 발견되지만 유전 물질의 존재가 성병의 위험을 증가시키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엔리코 부치 미국 템플대학교 교수는 "(성병으로) 의심되고 그럴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공식적인 증거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는 "바이러스가 체액에 존재하다 보면 정액이나 타액에서 검출될 수 있다. 성접촉 자체가 굉장히 강도 높은 밀접접촉이다 보니 감염 가능성이 크지, 정액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만으로 성접촉을 주된 감염경로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전세계 35국 1678명 감염…상위 5개국에서 75%차지

원숭이두창은 두창(천연두)과 유사하지만, 전염성과 중증도는 낮은 바이러스성 질환이다. 피부에 난 수포나 상처 등의 체액 등 밀접한 신체접촉이 주요 감염경로다. 드물지만 감염자의 비말(침방울)로도 감염된다. 발열과 수포 등 발진 증상이 나타나며 2~4주 뒤 대부분 호전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으로 원 풍토병 지역인 아프리카를 제외하고 전 세계 원숭이두창 감염 사례는 35개 국가에서 1678명이 보고됐다.

그중 영국(470명), 스페인(275명), 포르투갈(209명), 독일(189명), 캐나다(123명) 등 상위 5개 국가에서 보고된 감염자는 1266명으로 전체 감염 사례의 75.4%를 차지하고 있다.
jjs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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