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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7일) 국내 경유 가격이 L(리터)당 2천100원 선을 돌파하는 등 천정부지로 치솟는 기름값에 서민들 사이에서 비명이 터져 나옵니다.
매일 출퇴근을 위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운전대를 잡아야 하는 직장인들부터 매달 수익 하락을 체감하는 영세 자영업자와 노동자들까지 안 그래도 힘든 고물가·고금리 시대에 삶이 더 팍팍해졌다고 호소합니다.
서울에서 자가용으로 출퇴근하는 박 모(28) 씨는 "주유하기 전에 꼭 앱을 검색해 몇십 원이라도 싼 곳을 찾아가지만, 내 예상보다 기름이 항상 적게 차 실망하게 된다"며 "자가용은 일상생활에 가장 밀접한 이동 수단인데 운행에 부담을 느끼게 되니 생활이 너무 답답하다"고 호소했습니다.
강남구에 사는 직장인 이 모(53) 씨도 "최대한 대중교통을 이용하다가 오랜만에 주유소를 가게 됐는데 기름값이 너무 비싸 기절하는 줄 알았다"며 "주변 사람들도 최대한 차를 안 몰려고 한다. 실제로 출퇴근 시간에 도로 위 차량이 10∼20%는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충북에 사는 이 모(31) 씨는 "지방은 서울보다 대중교통 인프라가 좋지 않아 대부분 자차를 이용하는데 기름값이 너무 올라 부담이 크다"며 "원래 일주일에 주유 한 번이면 충분했는데 이제는 두 세 번은 넣어야 한다"고 토로했습니다.
업무차 장거리 운전을 자주 하는 김 모(29) 씨는 "가급적 차량 내 휴대전화 충전을 피한다거나 에어컨을 켜지 않는 등 최대한 기름 소모를 줄이려고 한다"며 "집값은 오를 대로 오르고 용돈이라도 벌어보려 시작한 주식은 최악의 하락장인데, 기름값과 물가까지 오르니 도저히 미래를 설계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코로나19를 거치며 가뜩이나 형편이 어려워진 영세 자영업자와 노동자들에게도 유류비 지출 상승은 치명적입니다.
이사업체를 운영하는 민 모(41) 씨는 "유류비가 오르기 전에 수익이 10만 원 남았다고 가정한다면 지금은 7만∼8만 원으로 줄어들었다"며 "이사 계약은 최소한 한 달 전에는 진행하다 보니 이제 와서 고객에게 비용을 더 달라고 할 수 없는 노릇"이라고 했습니다.
민 씨는 "정부에서 유가 보조금 등 지원 정책을 펴지만 현장에서는 잘 체감되지 않는다"며 "최근 화물연대에서 파업했던 것도 충분히 이해되더라"고 말했습니다.
30년 경력의 화물차 기사 박 모(56) 씨는 "30년 생활 중 지금이 최악"이라며 "기름값이 계속 이런 상황이면 운수업에서 손을 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차라리 막노동하는 게 더 이득일 것 같다"고 하소연했습니다.
배달 라이더 김 모(41) 씨는 "거리두기 해제로 외식이 늘어나면서 최근 배달 콜이 많이 줄어들었는데 기름값과 각종 부품 비용이 오르면서 말 그대로 이중고에 처했다"며 "근무시간을 4∼5시간 늘리면서 일하는 분들도 있고 반대로 아예 그만두는 사람들도 있다. 내 주변에서도 2∼3명이 그만뒀다"고 전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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