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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친하게 지내지 마" 퇴임 앞둔 두테르테의 마지막 일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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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지속되는 도발에 유화책 철회
"후임 마르코스 강경 대응 길 열어 줘"
한국일보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지난달 9일 17대 대통령선거 투표 완료를 의미하는 잉크가 묻은 손가락을 들어 보이고 있다. 마닐라=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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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국해(서필리핀해) 개발을 놓고 중국에 유화적인 태도를 취해온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오는 30일 퇴임을 앞두고 "중국과 우호적 관계를 정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최근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도발이 심화된 것에 대한 항의이자, 후임으로 취임할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이 움직일 외교적 공간을 만들어주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中 강경일변도… 악화되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24일 CNN필리핀 등 현지매체와 외신 등에 따르면, 데오도로 록신 주니어 필리핀 외교장관은 전날 외무성 출범 124주년 기념식에서 "두테르테 대통령이 최근 '남중국해에서 불법적인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중국과의 석유 및 가스 공동 탐사와 관련된 논의를 완전히 종결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지시는 (상황에 따라 재개될 가능성을 열어두는) 보류의 성격이 아니라 모든 논의를 끝내라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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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필리핀이 첨예한 영유권을 벌이고 있는 남중국해(서필리핀해) 난사군도(필리핀명 칼라얀군도)의 모습. 필리핀 스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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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은 남중국해 영유권을 두고 충돌을 반복해 왔다. 중국은 심지어 남중국해에 U자 형태의 9개 선(구단선)을 그어 90%가 중국 영역이라는 주장을 펼쳤고, 필리핀은 이에 반발해 국제상설재판소(PCA)에 제소하는 등 갈등 수위를 높여 왔다.

하지만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두테르테 대통령은 유화책의 일종으로 지난 2018년 남중국해 공동탐사를 제안했고, 중국도 이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필리핀의 바람과 달리 유화책은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아무런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공동탐사에 소극적이던 중국이 오히려 분쟁 도서에 해군기지를 건설하는 등 '마이웨이'를 걸었기 때문이다.

중국의 태도는 최근 들어 더 강경일변도로 흐르고 있다. 중국 해양순시선이 지난 3월 스카보러 암초(필리핀명 바조데만신록) 인근에서 순찰 중이던 필리핀 해양경비정에 접근해 위협을 가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남중국해에 일방적으로 금어기까지 설정해 남중국해 연안국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두테르테·美 지원사격, 마르코스도 강경책 이어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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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남중국해(서필리핀해)에 진입한 중국 군함의 모습. 필스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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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의 '논의 종결' 지시는 후임 마르코스를 향한 배려의 성격이 짙다. 전임 정권이 만든 유화책이 새 정권의 행보에 제약을 주지 않도록 미리 철회 조치를 해둔 것이다. 마르코스 신임 대통령은 지난달 당선 직후 "필리핀의 주권은 신성하며, 남중국해 문제는 절대로 타협할 대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동남아 외교가 관계자는 "두테르테에 이어 지난 17일에는 미국 국무부가 필리핀 지지 성명을 내는 등 신임 대통령에 대한 외교적 공간이 충분히 마련되고 있다"며 "중국이 기조를 바꾸지 않는 한, 마르코스 시대에도 남중국해 문제는 양국의 가장 첨예한 갈등으로 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노이= 정재호 특파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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