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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증시] 변수는 '미국 긴축·국제유가'…환율 방향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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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하락 기대도…환율 진정엔 무역수지 적자 개선 필요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설문

연합뉴스

코스피 2,360선·코스닥 750선 회복
지난 24일 오후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 코스닥 종가가 표시된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홍유담 기자 = 올해 하반기 국내 증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요인은 미국의 긴축과 국제 유가라는 전문가들의 진단이 나왔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 수준까지 치솟은 강달러 환경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26일 연합뉴스가 국내 증권사 9곳(NH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하나금융투자·메리츠증권·키움증권·다올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을 대상으로 올해 하반기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를 설문한 결과,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미국의 긴축 속도를 꼽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정대로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지고, 이는 국내 기업의 실적에도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연준의 긴축은 펀더멘털(경제 기초체력)과 유동성이라는 두 가지 방향에서 한국 증시에 부정적"이라며 "금리 상승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글로벌 경기가 둔화하면 한국의 수출이 감소해 국내 기업들의 펀더멘털이 약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편으로는 미국 금리 상승에 따라 전 세계의 유동성이 미국으로 환류되는 과정에서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증시의 자본이 유출될 우려가 존재한다"고 부연했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구체적으로 반도체 기업의 이익 전망치가 하락하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유진투자증권도 경기 침체 우려로 4분기 기업 실적 추정치 하향 조정이 진행되면서, 특히 삼성전자[005930]의 내년도 이익 추정치가 25∼30% 감소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이처럼 부정적 전망이 가득한 국내외 증시가 제자리를 찾기 위해서는 국제 유가가 진정되는 것이 선결 과제라는 인식에 대부분 전문가가 동의했다.

미국의 고강도 긴축 이면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 문제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쟁 종료, 또는 산유국 중심의 원유 증산이 물가 불확실성을 완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국제 유가가 하락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하며 향후 긍정적인 증시 흐름을 기대하기도 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현재 유가가 고점을 형성한 후 떨어지는 과정이라 본다"며 "국제 유가가 떨어지면 미국의 경우 약 1개월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하락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수요 위축에 따라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6월을 고점으로 7월부터 낮아지면서 3분기 중후반에 금융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1,300원을 돌파하며 치솟은 원/달러 환율도 하반기 증시 향방에 중요한 요소로 꼽혔다.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0.00∼0.25%포인트로 사실상 같아진 상황에서 환율까지 급등하면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 뛰어들 유인이 사라진다. 올해 초부터 이달 24일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17조4천851억원을 순매도했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물가를 잡기 위한 미국의 긴축은 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를 불러와 국내 투자자들에게 부담이 된다"며 "금리 상승은 유동성을 회수해 투자 자금 축소를 일으키고 환율 상승은 외국인 자금 이탈의 큰 이유를 제공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미국 달러화 (PG)
[장현경 제작] 사진합성


하나금융투자는 하반기 환율 상단을 1,350원으로 제시했고, 신한금융투자와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 등은 당분간 1,300원대 등락을 전망하는 등 상당수 증권사는 강달러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연준의 통화 긴축과 글로벌 지정학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달러 강세로 환율이 급등했다"며 "다만 정부가 환율 방어에 대한 의지를 나타내 단기적으로 1,300원 선을 크게 상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진정되기 위해서는 원자재 가격 안정화와 무역 적자 해소가 우선이라고 봤다.

유승창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원화 약세는 연준의 긴축과 이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 그리고 국내 무역수지 적자가 배경"이라며 "연준의 긴축은 점차 적응할 수도 있으나 무역수지 적자 해소는 원자재 가격 하락 등이 필요해 당분간 원화 약세 흐름이 예상된다"고 했다.

신한금융투자의 윤 센터장은 "4분기에 인플레이션 우려가 진정될 경우 경기와 금융환경에 대한 시각이 개선되면서 환율이 하락 전환할 수 있다"면서도 "연준의 추가 긴축 가속화 불확실성과 전쟁 장기화 등으로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하면 하락 시점은 지연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yd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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