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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기획] 新한류 이끄는 AI 작곡가…AI 음악 스타트업 '크리에이티브마인드' 생존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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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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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인공지능(AI) 작곡가를 만든 AI 음악 기술 전문기업 '㈜크리에이티브마인드(CREATIVEMIND)'. 크리에이티브마인드가 자리한 경기도 수원의 사무실을 찾았다. (사진=AI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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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인공지능(AI) 알파고(AlphaGo)와 프로기사 이세돌의 바둑 대전이 열리면서 대중은 AI에 조금씩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해 AI 작곡가 '이봄(EvoM)'이 태어났다. 그리고 5년이 지난 2021년 이봄과 작곡가 김도일의 흥미진진한 대결이 펼쳐졌다. 지난해 SBS에서 방영된 '세기의 대결 AI VS 인간' 프로그램에서 트로트 작곡 능력을 겨룬 결과 인간 작곡가 김도일의 승. 당시 대결에서 이봄은 아쉽게 패했지만 세상 사람들에게 AI 작곡가로서 확실히 이름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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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AI 작곡가이자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등록되어 있는 유일한 AI 작곡가 '이봄'. 사실 이봄의 목표는 인간과의 대결에서 이기는 게 아니다. 인간의 경쟁자가 아닌 조력자로서 인간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고 싶은 이봄이다. 이봄은 그동안 여러 가수들의 레이블 작업에 참여하는 등 작곡가로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왔다. 포럼 등 각종 행사 오프닝 공연에도 모습을 드러내 사람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는 중이다.

AI 작곡 실력으로 세계 TOP3에 드는 이봄의 저력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이봄은 AI 음악 전문기업인 '㈜크리에이티브마인드'의 기술력으로 탄생했다. 2017년 4월 20평 남짓한 공간의 성균관대학 창업보육센터에 첫 둥지를 튼 이후 여느 스타트업들과 달리 투자 없이 이봄과 함께 '데스밸리(Death Valley)'를 넘기며 생존해온 기업이다.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크리에이티브마인드의 사무실에서 안창욱·이종현 공동 대표와 직원들을 만나 AI와 음악 그리고 그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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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음악 기술 전문기업 '㈜크리에이티브마인드(CREATIVEMIND)'의 사무실에서 만난 안창욱·이종현 공동 대표와 직원들. (사진=AI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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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인간이 '공존(共存)'하는 세상을 꿈꾼다

지난해 '이봄'은 세계적인 AI 작곡가답게 바쁜 한 해를 보냈다. 특히 이봄에게 있어 하나의 전환점이 된 계기는 바로 한 방송 프로그램이었다. 당시 이봄은 SBS '세기의 대결 AI VS 인간 트로트 작곡' 편에 출연해 인간 작곡가와 대결을 펼치면서 시청자들에게 세계 3대 AI 작곡가라는 사실을 각인시켰다. 물론 이는 그전부터 꾸준히 곡 작업을 하면서 인공지능 최초로 예술의전당에서 인간 연주자와 협연하는 등 인지도를 쌓아온 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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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안창욱 대표는 "AI 작곡 기술을 활용해 하나의 완성된 음원을 제공하는 서비스는 음악의 완성도나 인간의 수용성 등 여러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AI 작곡을 표방한 스타트업들을 보면 사실상 이미 문을 닫았거나 다른 사업 아이템으로 선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일부는 대기업에 인수합병된 후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크리에이티브마인드는 하나의 완성된 음악을 만들어주기보다 전문가든 비전문가든 자신만의 음악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조력자로서의 AI 프로듀서가 진정한 서비스 영역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생각 끝에 개발한 것이 바로 AI 작곡 보조 서비스 '뮤지아 플러그인(MUSIA Plugin)'이다. AI 작곡가 '이봄' 엔진을 기반으로 한 뮤지아 플러그인 서비스는 음악이 만국 공통 언어인 만큼 출시되자마자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호응을 얻었다.

Q. '뮤지아 플러그인'에 대한 해외 반응이 뜨겁다고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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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영업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박찬솔 크리에이티브마인드 개발자가 AI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AI 작곡 보조 서비스 '뮤지아 플러그인'의 해외 시장 반응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AI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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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솔 크리에이티브마인드 개발자 : 아무래도 미디 음악이 유럽에서 더 활발하게 일어나고 먼저 시장을 형성하다보니 미디 음악에 대한 관심이 국내 못지않게 아니 그 이상으로 많다고 생각한다. 우리 서비스를 유튜브나 구글 등을 통해 다양한 유럽 국가에 광고로 노출시키다 보니 많은 유럽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실제 사용도 해보고 가입하는 것을 내부 피드백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유럽 고객들로부터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느낀 궁금증에 대한 문의나 '이런 것들이 있으면 좋겠다' 등의 요청이 많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스페인이나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국가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국가에도 고객들이 고르게 분포돼 있는 편이다. 프랑스에 있는 한 유튜버는 우리 서비스에 관심을 보이며 '플러그인을 한번 홍보해 보고 싶다'고 문의하기도 했다. 그런 경우 제품을 제공해 드리고 있다. 그렇다고 우리 제품을 무조건 좋게만 말해달라는 게 아니라 제품을 사용해보고 있는 그대로 느낀 점을 말씀해 달라고 요청을 한다.

실제 외국인 고객들로부터 '바로 내가 찾던 서비스다' 등의 긍정적인 피드백을 많이 받고 있다. 현재 많은 분들이 화성학 등에 관한 전문지식은 없지만 음악 작곡에 도전하고 싶다든지 본인의 곡을 효율적이고 빠르게 다작하고 싶다든지 등 각자의 필요에 따라 우리 제품을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앞으로도 보다 많은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좀 더 다양한 장르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지난해 공개된 AI 작곡 보조 서비스 '뮤지아 플러그인(MUSIA Plugin)' 베타 시연 영상. 해당 서비스는 AI와 인간의 협업을 통한 코드 작곡과 구성된 코드를 기반으로 고급 음악이론을 반영한 멜로디 AI 작곡, 분위기·장르·배치에 따른 코드·멜로디 추천 등이 특징이다. (영상=MUSIA Plugin 유튜브).통상적으로 음악 작곡을 위해서는 방대한 양의 음악이론 학습이 필요하다. 그런데 뮤지아 플러그인에서는 AI 작곡가의 도움을 받아 신속하게 고품질의 창의적 작곡이 가능하다. AI와 인간의 협업을 통해 코드를 만들고, 이렇게 구성된 코드를 기반으로 AI가 고급 음악이론을 반영한 멜로디를 작곡한다. 분위기·장르·배치에 따른 코드와 멜로디를 추천해주는 것도 서비스의 강점이다.

안창욱 대표는 "스타트업인 만큼 자금이 많지 않아 홍보에 한계가 있었지만 유튜버 등을 통해 많은 유료 가입자를 확보했고 현재는 서비스 고도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물론 고품질의 음악을 소비하는 곳이 아닌 영상을 위한 BGM 추천·제공 서비스 등도 지속적으로 확대·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는 게 안 대표의 설명이다. 크리에이티브마인드는 지난 4월 '2022년 과학·정보통신의 날' 기념식에서 정보통신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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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티브마인드는 지난 4월 '2022년 과학·정보통신의 날’ 기념식에서 정보통신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다. 이종현 크리에이티브마인드 공동대표가 표창장을 들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크리에이티브마인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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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노잼' 음악 수업은 그만"…교육 현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엿보다

AI 음악 시장의 잠재력은 어느 정도일까? 크리에이티브마인드는 자사의 독보적인 AI 음악 작곡 기술을 가지고 학교 현장을 찾았다. 안창욱 대표는 "재미도 없고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우리의 현행 음악 교육 실태를 확인하면서 새로운 사업을 떠올렸다"고 한다. 음악 교육은 가장 창의적이어야 하고 성장기에 꼭 필요한 교육이라는 게 안 대표의 생각이다.

실제 현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의 목소리는 그의 믿음에 힘을 실어줬다. 현장에서도 교과서에만 의존하는 그야말로 '노잼' 음악 수업이 아닌 새롭고 참신하고 혁신적인 음악 교육에 대한 갈증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때마침 등장한 크리에이티브마인드의 AI 음악 기술은 가뭄처럼 메마른 분위기 속에서 수업해야 하는 선생님들에게나 그 수업을 들어야 하는 학생들에게 단비와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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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티브마인드는 지난 4월 충북의 청원고등학교와 '뮤지아(MUSIA)'의 음악수업 활용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크리에이티브마인드는 1년 동안 청원고의 정규수업에 뮤지아가 원활히 활용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는 AI 작곡 기술을 고등학교 정규교과에 활용한 최초의 사례다. 사진은 메타버스에서 진행된 업무협약식 모습. (사진=크리에이티브마인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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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메타버스에서 열린 크리에이티브마인드와 청원고등학교의 뮤지아(MUSIA)의 음악수업 활용을 위한 업무협약식. 안창욱·이종현 크리에이티브마인드 공동대표는 "AI가 만든 완성된 음악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학생이 AI와 함께 하나의 음악을 완성해 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사진=청원고등학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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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욱 대표는 AI 음악 교육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AI 음악 기술을 적용하기에 적합한 영역은 '교육'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운을 뗐다. 인간의 기본적인 정서 함양과 창의력 증진에 있어 매우 중요한 교과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음악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시에 없다는 이유로 지금은 거의 유명무실한 과목이 된 현실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우리의 AI 음악 서비스로 학생 누구나 쉽게 본인만의 음악을 뚝딱 만들 수 있게끔 도와준다면 음악에 대한 호기심을 잃지 않으면서 보다 즐겁게 음악을 배울 수 있지 않을까?" 크리에이티브마인드가 음악 교육에 AI의 접목을 시도하려고 한 이유다. AI 음악 기술을 실제 교육 현장에 활용함으로써 AI가 만든 완성된 음악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학생이 AI와 함께 하나의 음악을 완성해 가길 바란다는 것.

"(교육 현장에서) 우리 뮤지아에 대한 관심과 활용 의지가 높았다"고 말하는 안창욱 대표의 눈빛에서 새로운 도전에 대한 설렘과 기대감을 읽을 수 있었다. 그렇게 올해 국내에서는 최초로 AI 작곡 기술인 뮤지아가 충북의 청원고등학교 음악 정규교과에 첫발을 들였다. 후속으로 다른 몇몇 학교와도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한다. 다양한 분야와의 AI 융합이 대세로 떠오른 가운데 AI와 음악 교육의 만남은 의미가 크다.

Q. AI와 음악을 접목한다는 게 쉽지 않은 일 같다. 애로사항은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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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빈 크리에이티브마인드 음악 프로듀서가 AI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AI 음악 작곡 기술 구현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는 모습. (사진=AI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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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빈 크리에이티브마인드 음악 프로듀서 : 사실 음악이 예술 영역인 만큼 어떻게 보면 정답을 찾기 굉장히 힘든 분야다. 음악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음악을 잘 아는 사람도 각자의 좋은 음악에 대한 해석이 다르고 매우 주관적이기 때문에 더욱 어려운 것 같다.

음악 프로듀서로서 AI 음악 작곡 기술 구현을 위해 기존의 음악들을 분석하고 AI를 통해 학습된 음악이 나오면 해당 곡이 음악적으로 올바르게 나왔는지 확인하는 일을 하고 있다. AI 작곡 기술로 만들어진 결과물에 대한 호불호와 견해가 다양한 만큼 이를 조율해 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크리에이티브마인드'가 그려갈 미래가 기대되는 이유

AI 작곡가 이봄은 지난 2020년 유명 아이돌그룹 소녀시대 멤버 태연의 동생 하연의 데뷔 곡을 작곡해 화제가 됐다. 그전에도 남성 듀오 '조이어클락(Joy o'clock)'과 함께 디지털 싱글 앨범 '달 수프'를 선보이는 등 꾸준히 곡 작업을 해왔다. 현재 누구나 알 법한 가수들과 곡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한다. 최근엔 한국콘텐츠진흥원 사업 수주를 통해 콘텐츠 작업을 위한 기회를 얻어 올해에도 좋은 성과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어떤 곡이 소위 '대박'을 터뜨릴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Q. AI 작곡가 '이봄'이 표절 시비에 휘말릴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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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현 크리에이티브마인드 공동대표는 AI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AI 작곡가 '이봄'이 표절 시비에 휘말릴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자신했다. (사진=AI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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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현 크리에이티브마인드 공동대표 : 동일한 멜로디나 같은 음악이 나올 확률을 계산했을 때 굉장히 많은 경우의 수가 나올 수가 있기 때문에 사실상 산술적으로는 거의 없다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 해도 100%라고는 장담할 수 없겠지만 말이다. 그런데 이 같은 문제도 우리 엔진에서는 기본적으로 동일한 패턴이 나오게 되면 스크린해 검출하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뮤지아(MUSIA) 유튜브 채널에 AI 작곡 음악들이 주기적으로 업로드되고 있다. 현재 3,000곡 이상이 유튜브 채널에 올라가 있는데 사람들의 반응은 꽤 좋은 편이다. 평균적으로 '좋아요' 비율과 긍정적 피드백 댓글이 90% 이상이다. 특히 아직까지 저작권 이슈가 단 한 번도 없었다는 게 우리 이봄 작곡 엔진에 대한 검증 차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올해 초 크리에이티브마인드는 진주시립국악관현악단과의 협업을 통해 국악 연주회를 가졌다. 이로써 '국악' 장르에서도 이봄의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이봄은 고(故) 백대웅·이상규·이준호 작곡가의 곡을 학습한 후 세 작곡가의 음악적 특징을 분석해 국악 관현악 곡으로 창작했다. 고인이 된 작곡가의 음악이 AI 기술로 새롭게 탄생해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안창욱 대표는 "AI 작곡가와 국악이 만난 사례는 아마 처음이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국악에 AI 작곡 기술을 접목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서양 음악은 이론체계가 잘 갖춰져 있어 참조할 수 있는 이론이 많은 반면, 국악의 경우 이론은 물론 데이터가 굉장히 부족해 어려운 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연주회에서 활용된 크리에이티브마인드의 진화 연산 컴퓨팅 기술은 데이터가 부족한 국악을 작곡하는 데 큰 힘을 발휘했다. 현재 크리에이티브마인드는 연구적인 측면에서 자사의 고유 기술을 활용해 국악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향후 AI 국악 작곡 기술이 고도화되면 우리 고유의 K-음악인 국악 콘텐츠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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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5일 열린 진주시립국악관현악단 제70회 정기연주회에서는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AI) 작곡가 '이봄'이 작곡한 음악이 연주돼 눈길을 끌었다. (사진=진주시립국악관현악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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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과연 미래에 AI가 인간 작곡가를 대체할까? AI 작곡가의 역할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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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욱 크리에이티브마인드 공동대표는 AI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향후 AI 작곡가가 나아갈 방향과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AI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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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욱 크리에이티브마인드 공동대표 : 일반적으로 'AI 작곡 서비스'라고 하면 AI가 완성곡을 만들어 제공해주는 서비스 모델을 만들고 그 곡을 팔아 수익을 내는 구조를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게 시작한 회사들은 대부분 문을 닫았다. 실제로 AI가 만든 곡을 돈 주고 살 사람은 사실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그래서 현재 우리가 가장 애정을 갖고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 바로 AI 작곡 보조 시스템이다. 인간 작곡가도 다작을 하고 나이가 들다보면 창의성이 고갈되고 자기 표절률이 높아질 수 있다. 그래서 실제 현장에서 나온 목소리를 반영해 작곡가분들의 창의적 발상을 도울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게 됐다. 자기 표절은 최소화하면서 본인의 스타일은 유지하되 새로운 곡들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AI라고 하면 마치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고 결국엔 인간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처럼 여기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우리가 처음 AI 음악을 한다고 했을 때도 "AI가 이제 하다못해 음악까지?" 이런 반응으로 반발도 많았다. 개인적으로 AI는 만능 툴이 아니라 여전히 한계가 많은 도구라고 생각한다.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적재적소에 잘 쓰이면 굉장한 힘을 발휘하는 게 AI라고 생각한다. 결국 기술은 인간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AI 작곡 서비스 개발에 있어서도 이 같은 관점에서 계속 고민하고 있다.

그렇다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AI 작곡 서비스는 언제쯤 상용화될까? 이 같은 물음에 안창욱 대표는 "무작정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보다 실제 진짜 필요한 서비스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답했다. 정말 일반인이 AI 작곡 서비스를 원하는지 대중의 수요를 파악하는 게 우선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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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안 대표는 "궁극적으로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음악을 누릴 수 있는 기술을 구현하는 게 우리 목표"라며 "해당 시스템이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잘 운영된다면 향후에는 일반인 누구나 웹에서 간단히 버튼 몇 개를 조작함으로써 본인이 원하는 음악을 쉽게 만들어 소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목표가 몇 년 후 빠르면 1~2년 이내에 달성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5년 동안 숱한 고비를 넘겨온 크리에이티브마인드. 'AI와 음악의 융합'이라는 결코 쉽지 않은 길 위에서 투자자들의 냉담한 반응에 좌절하면서도 지금까지 방향성을 잃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은 독보적인 기술력과 대표·직원들 간의 끈끈한 팀워크였다(관련기사 [기획] "투자 없이 5년을 버텼다"…AI 음악 스타트업 '크리에이티브마인드' 생존기 (1)).

'돈의 논리'로 움직이는 투자 생태계가 아닌 이제는 새로운 시장을 열 수 있는 기술의 잠재력과 가치를 알아봐주고 과감하게 투자하는 문화가 형성되길 바란다는 안창욱 대표.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치열하게 생존해온 만큼 세계시장에서 인정받는 독보적인 AI 작곡 기술을 개발해 사업 스펙트럼을 넓혀가는 크리에이티브마인드의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Q. 다른 AI 기술들은 글로벌 선두 기업들을 따라가기가 어려운 실정인데, AI 작곡 기술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AI 기술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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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크리에이티브마인드 기술이사가 인공지능(AI) 작곡 기술 시연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AI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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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크리에이티브마인드 기술이사 : 물론이다. 지금 이 분야 기술을 할 수 있는 회사가 많이 생기긴 했지만 우리 판단에는 대부분 어떠한 노하우가 축적되기보다는 현재 나와 있는 기술들을 적용해서 결과물을 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끌어올릴 수 있는 퀄리티의 한계점이 분명히 있다.

특히 일반인도 음악 분야에 지식이 없더라도 음악을 많이 들으면서 체화된 것들이 있기 때문에 음악이 조금만 이상해도 다들 바로 느낄 수 있다. 또 들어온 대중가요 음악이 굉장히 높은 수준이고 거기에 길들여져 왔다. 우리도 현재로선 부족하지만 그 수준을 충족시키고자 음악가·개발자들이 협력하면서 조금씩 달성해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하고 있고 또 할 수 있는 다른 경쟁자는 아직 없다고 생각한다.

AI타임스 윤영주 기자 yyj0511@aitimes.com

[관련기사] [기획] "투자 없이 5년을 버텼다"…AI 음악 스타트업 '크리에이티브마인드' 생존기 (1)

[관련기사] [해시태그AI] 창업 5년 만에 세계 AI 작곡 시장서 우뚝…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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