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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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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는 中 대안시장”… 尹, 신냉전 질서 발맞춰 ‘세일즈 외교’ [나토 정상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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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안보’ 새틀짜기 가속

尹 “군사·정치 넘어 포괄 안보로

印太·나토 긴밀한 상호협력 중요”

佛 등 4개국과 연쇄 양자회담

내수육성 방점 둔 中 전략 맞서

체코 원전·네덜란드 반도체 등

첨단산업 수출시장 집중 공략

세계일보

한·네덜란드 정상회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스페인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마드리드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한·네덜란드 정상회담에서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악수하며 카메라를 가리키고 있다. 마드리드=이재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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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특정 지역 동맹만으로는 안보위기가 해결되지 않는다”라며 자유와 인권 보편 가치 수호를 위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인도태평양 국가의 연대를 위해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이와 관련, 미국·유럽연합(EU) 등 자유민주주의 국가와 디커플링(탈동조화)을 가속하는 중국의 대안 시장으로 EU를 꼽으면서 원전·방산·반도체·배터리와 같은 첨단 산업 분야에서 ‘세일즈 외교’를 펼치겠다고 선언했다. 내수 육성으로 선회한 중국의 경제 정책 여파로 대중국 수출 비중이 작아지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중·러 대 미·EU로 굳어지는 신냉전 질서에 선제적으로 올라탐과 동시에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가치를 공유하는 EU의 수출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의도다. 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기간 원전(체코·폴란드·네덜란드·루마니아), 방산(폴란드·덴마크), 반도체·배터리(영국·네덜란드), 우주산업(프랑스) 등 경제·산업 현안을 두고 정상 회담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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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경제수석이 28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푸에르타 아메리카 호텔 내 프레스룸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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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이날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일본·호주·뉴질랜드 등 나토 정상회의에 초청받은 아시아태평양파트너국(AP4) 정상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나토 정상회의 참석 배경에 대해 “정치·군사적 안보에서 공급망을 포함한 경제 안보와 포괄적 안보로 안보 개념이 바뀌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이런 인식을 더욱 확장했다”라며 “인도태평양 지역과 나토의 긴밀한 상호 협력이 더욱 중요한 때가 됐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두고 “대가를 치를 수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한 중국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자유와 인권, 법치를 중시하는 규범에 입각한 질서가 존중되는 협력을 나토와 인도태평양 국가들이 연대해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러시아·중국 등 권위주의체제 국가들에 비판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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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국왕 만찬 기념촬영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스페인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오른쪽) 내외 주최 만찬에 참석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호주·뉴질랜드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4개국이 초청국 자격으로 처음 참석했다. 마드리드=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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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이날 새로운 먹거리 창출과 원전·방산 등 수출 확대를 위한 ‘세일즈 외교’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윤 대통령은 이날 네덜란드·폴란드·덴마크·프랑스와 정상 회담을, 캐나다·루마니아와는 나토 정상회의 중 약식회담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마크 루터 네덜란드 총리를 만나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 회사인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등의 안정적인 장비 공급 등을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또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지며 인프라·에너지·방산 등 경제분야 협력 확대와 폴란드 신공항 건설 사업 협력에 공감대를 이뤘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정상 회담에서는 양 정상은 원전 운영과 산업 경쟁력 강화, 중소형 위성개발 등 원전·우주 산업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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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8일(현지시간) 체코를 방문해 요젭 시켈라(Jozef Sikela) 체코 산업통상부 장관과 면담을 갖고 있다. 이창양 장관은 인사말을 통해 “새정부의 에너지 정책을 설명”하고, ‘원전 및 산업·에너지·방산 분야의 협력 등 양국의 공통 관심 분야’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였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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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경제수석은 앞서 지난 28일(현지시간) 마드리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이번 순방은 새로운 수출 주력 산업에 대한 세일즈 외교의 시작”이라며 “최근 둔화하는 수출 동력의 ‘퀀텀 점프’를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20년간 누렸던 중국을 통한 수출 호황의 시대는 끝났다. 중국의 대안 시장이 필요하다”며 “생존을 위해 EU와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최 수석은 “EU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17조 달러로 중국과 비슷하다”며 “EU는 전통적으로 소재와 설계에, 우리는 세계 최고의 제조 역량을 갖고 있다”며 한국과 EU의 경제구조가 상호보완적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특히 원전 수출의 경우 사업자 선정이 임박한 체코·폴란드에 총력을 다한다는 전략 아래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체코·폴란드에 급파했다.

마드리드=이현미 기자,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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