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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9세 여성 3.3% "낙태 경험"…위헌 판결후 소폭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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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작년 낙태죄 폐지 후 통계는 미반영
주로 20대…50.8% 미혼, 39.9% 기혼
7.7%는 미프진 등 미허가 약물 사용
55.8% 정신적 후유증…17%만 치료
뉴시스

[세종=뉴시스]이연희 기자 = 과거 임신한 경험이 있는 만 15~49세 여성 중 17.2%는 인공임신중절(낙태)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만 15~44세 중에서는 15.5%로, 3년 전 조사 당시 19.9% 대비 4.4%포인트 감소했다.

2020년 인공임신중절 건수는 약 3만2063건으로 추정된다. 지난 3년간 인공임신중절률을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8년 2만3165건(2.3%)에서 2019년 2만6985건(2.7%), 2020년 3만2063건(3.3%)으로, 2019년 4월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위헌 판결 이후 소폭 늘어나는 양상을 보였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은 만 15~49세 여성 8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1년 인공임신중절 실태조사' 결과를 30일 이같이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2019년 4월 헌재가 낙태죄 처벌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처음 공개된 실태조사다. 헌재 판결로 인해 지난해부터 낙태죄 처벌을 할 수 없다. 헌재는 국회에 2020년 12월까지 대체입법을 하도록 권고했으나 이미 1년6개월의 기한을 넘긴 상태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여성 중 임신한 적이 있는 여성은 3519명(41.4%)으로, 이 중 인공임신중절을 경험한 여성은 606명(17.2%), 고려했으나 하지 않은 여성은 447명(12.7%)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연령을 3년 전 조사와 같은 19~44세로 한정하면 인공임신중절 경험률은 2018년 19.9%에서 15.5%로 4.4%포인트 감소했다.

2020년 인공임신중절 건수는 3만2063건(3.3%)으로 추정된다. 지난 2017년 4만9764건(4.8%)보다는 1만6701건 줄었다. 인공임신중절률은 지난 2008년 21.9%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조사를 실시한 보사연은 이 같은 인공임신중절률 감소 원인으로 ▲피임 인지율 및 실천율 증가 ▲평균 인공임신중절 횟수 감소 ▲만 15~44세 여성 인구 지속 감소 등을 꼽았다.

다만 2018~2020년 3년간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8년 2만3175건(2.3%), 2019년 2만6985건(2.7%), 2020년 3만2063건(3.3%)으로 소폭 늘어나는 양상을 보였다.

보사연 측은 2019~2020년 낙태 건수가 늘어난 이유를 2019년 낙태죄 폐지 때문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변수정 보사연 연구위원은 "전체적인 경험률로 봤을 때 감소세 속 소폭 변동이 있다"며 "2019~2020년 당시 낙태죄 폐지에 대한 사회적 움직임이 있었기 때문에 영향력이 아주 없지는 않았겠지만 2020년 코로나19로 인한 의료환경 등 다양한 영향 중 하나로 봤다. 추후 지속적으로 추이를 관찰하고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인공임신중절을 경험한 연령은 20대에 가장 많이 분포했으며, 평균 연령은 28.5세로 나타났다. 15~44세는 27세로, 3년 전 28.4세보다는 1.4세 낮아졌다.

임신중절 당시 혼인 상태는 미혼이 50.8%로 약 절반이었으며, 법적 혼인 상태도 39.9%로 조사됐다. 사실혼·동거 상태가 8.2%, 별거·이혼·사별 2.2%였다. 15~44세로 제한하면 미혼 비율이 64.4%로 3명 중 2명 꼴이었다. 3년 전 46.9%보다는 17.5%포인트 상승했다.

인공임신중절 이유를 복수로 묻는 문항에는 응답자 35.5%가 '학업, 직장 등 사회활동에 지장이 있을 것 같아서'라고 답했다. '경제적으로 양육이 힘들다'는 답변은 34%, '자녀 계획 때문'이라는 답변은 29%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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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최종적으로 인공임신중절을 하지 않았다고 응답한 여성 63.3%는 그 이유로 '태아의 생명이 중요하다고 생각돼서'라고 밝혔다. 41.8%는 '아이를 키울 수 있을 것 같아서'라고 답했다.

인공임신중절을 결정할 당시 임신 사실을 파트너와 공유했는지 여부에 대해 96.5%는 '말했다'고 밝혔다. 그에 대한 파트너의 반응으로는 절반 가량인 50.3%가 '내 의사와 선택을 존중하겠다고 했다'고 답했다. 27.5%는 '인공임신중절을 하자고 했다', 18.5%는 '아이를 낳자고 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임신중절을 경험한 응답자 92.2%는 수술을 받았으며, 7.7%는 미프진 등 유산 유도 약물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5.4%는 약물 사용 후 수술도 받았다. 국내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경구용 인공임신중절 약물이 없으며, 일부 다른 질병 치료 목적으로만 사용 가능한 상태다.

임신 후 인공임신중절을 하기까지 약물을 통한 중절은 평균 6.11주, 수술은 평균 6.74주가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인공임신중절을 경험하는 횟수는 평균 1.03회다.

인공임신중절 수술 비용에 대해서는 응답자 36.1%가 '30만~50만원 미만', 30.1%는 '50만~100만원 미만'이라고 답했다. 약물을 이용하는 경우 30%가 '10만원 미만', 20%는 '10만~20만원 미만', 20%는 '50만원 이상'이라고 답했다.

관련 정보를 습득하는 경로는 인터넷 검색이 46.9%로 가장 높았다. 의료인이 40.3%, 친구 및 지인이 34% 순으로 나타났다.

인공임신중절을 경험한 여성은 절반 이상인 55.8%는 죄책감과 우울감, 자살충동 등 정신적인 후유증을 겪었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치료를 받은 사람은 16.9%에 그쳤다. 자궁 천공 등 신체적 후유증은 7.1%가 경험했고 절반 이하인 48.8%가 치료를 받았다.

변 연구위원은 "만 15∼49세 여성 중 생애에 임신을 경험한 사람의 17.2%가 인공임신중절을 하는 등 위기 임신 상황에 놓이는 여성이 다수 존재한다"며 "건강하고 안전한 인공임신중절이 가능하도록 발전된 법적 환경과 제도적인 보호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조속한 대체입법 마련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최영준 복지부 출산정책과장은 "2018~2020년은 낙태죄 처벌이 가능했으며, 폐지된 2021년 이후 상황은 이번 조사결과에 포함되지 않았다"면서 "대체입법 공백기 상황에서 복지부도 여성의 건강권 보호를 위해 여러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yhl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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