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에서 북한군에 의해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형 이래진 씨(앞줄 오른쪽)가 2일 국가어업지도선 무궁화 35호에 올라 연평도 인근 사고 현장 주변 해역을 지나며 선상에서 열린 위령제에서 추모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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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상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씨 유족이 감사원에 청와대와 국방부에 대한 감사를 요청했다.
이씨 유족을 대리하는 김기윤 변호사는 4일 이씨가 실종된 직후 청와대와 국방부가 북한에서 이씨를 발견한 사실을 인지하고도 수색에 나선 해경에 이 사실을 전달하지 않은 점에 대해 감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청와대와 국방부는 2020년 9월 22일 오후 3시30분쯤 이대준씨가 북에서 발견되고, 그날 오후 9시40분쯤 사망한 사실을 파악하고도 당시 실종된 이씨를 찾던 수색 세력에 즉시 알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은 사실을 언제 전파했는지, 당시 수색 세력에 어느 구역을 수색하라고 지시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감사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씨가 북에서 발견돼 숨진 사실을 수색 중이던 해경과 해군 함정, 헬기 등에 알리지 않았다면 ‘수색 쇼’만 했다는 결론에 이른다”며 “그렇다면 청와대와 국방부가 수색 세력을 통한 구조 조치를 아예 시도조차 않은 것으로, 이는 명백한 직무 유기”라고 주장했다.
해경이 이씨 사망 당일 오후 7시3분쯤 작성한 상황보고서에 따르면 그날 오후 5시13분쯤 연평파출소는 연평도 해안을 수색 중이었는데 당시는 이미 이씨가 북측 해안에서 발견된 이후였다.
이씨의 형 이래진씨에 따르면 수색에 참여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도 이씨가 숨진 다음날 오전 9시10분까지 이씨 사망 사실을 알지 못했다.
한편, 국민의힘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의 위원장을 맡은 하태경 의원은 이날 오후 종로구 서린동 서울유엔인권사무소 방문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이 사건을 유엔에 제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 의원은 “유엔인권사무소 온 이유는 두 가지”라며 “하나는 유엔이 한국 정부로부터 어떤 이야기를 들었는지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는 앞으로 책임 규명 및 진상 규명과 관련해 유엔 쪽에 제소할 것인데, 그에 대해 어떻게 협력할 건지 논의하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토마스 오헤나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2020년 9월 서해에서 북한군 총격에 피살된 고(故) 이대준 씨 유족들이 한국 정부를 상대로 알권리가 있으며, 북한은 이번 사건에 대한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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