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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푸틴, 루한스크 점령 뒤에도 “군사작전 계획대로 계속 수행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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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네츠크주 점령’ 지속하라는 뜻으로 해석돼

루한스크 철수 우크라군, 도네츠크 북부 집결


한겨레

러시아군에 함락된 우크라이나 동부 리시찬스크에서 4일(현지시각) 한 여성이 자전거를 타고 폐허로 변한 건물 앞을 지나고 있다. 리시찬스크/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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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주를 거의 점령한 이후 교전 지역이 우크라이나군이 방어하고 있는 도네츠크주 북부 지역과 러시아군이 장악한 남부 헤르손주로 옮겨가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루한스크주 리시찬스크 장악을 승리로 선언하고 군사 작전을 계획대로 계속 추진하라고 주문했다.

우크라이나군이 리시찬스크에서 철수한 뒤 인근 도네츠크주 북부 슬로비얀스크, 크라마토르스크, 바흐무트에 집결해 전열을 정비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주 주지사는 이날 루한스크주가 사실상 러시아 통제 아래 들어간 것을 인정한 뒤 우크라이나군이 추가 공세에 대비해 슬로비얀스크와 바흐무트를 남북으로 잇는 전선을 형성했다고 밝혔다.

미국 ‘전쟁 연구소’(ISW)는 러시아군이 리시찬스크 서쪽 지역인 시베르스크를 다음번 공격 목표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며 슬로비얀스크와 바흐무트를 동시에 공격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군이 시베르스크 방어에 총력을 기울일지 여부는 불분명하다고 연구소는 지적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도네츠크주 북부 지역은 러시아군이 한달여 동안 포위 공격을 벌인 리시찬스크나 세베로도네츠크보다는 방어하기 쉬운 곳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외교정책연구소(FPRI)의 로브 리 선임연구원은 <로이터>에 “우크라이나군이 새로 형성한 방어 전선은 루한스크주보다는 방어가 쉬울 것”이라며 리시찬스크를 점령당했지만 우크라이나군이 도네츠크주 북부 지역을 포기할 가능성은 없다고 봤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리시찬스크 장악을 승리로 선언하고 군사 작전을 계속 이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의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루간스크 방면에서 승리”를 거뒀다고 축하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러시아 <타스> 통신은 푸틴 대통령이 이 자리에서 루한스크주 전투에 참가한 러시아군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 전사들에게 감사를 표시하고 군사 작전을 계획대로 이어갈 것을 주문했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루한스크주에서 전투를 벌인 군인들에게 휴식을 줘 전력을 회복하도록 하라면서 “이제 ‘동부군’과 ‘서부군’은 사전 승인된 계획에 따라 작전을 계속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2014년부터 친러시아 반군 세력이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분쟁을 벌이고 있는 돈바스(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 ‘해방’을 주요 목표로 제시하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이 때문에 푸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도네츠크주 점령 작전을 지속하라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러시아군은 도네츠크주의 남쪽 절반 가량을 이미 장악한 상태다.

러시아군이 루한스크주를 점령함으로써 상당한 성공을 거뒀지만, 더 큰 전투는 남부 헤르손주에서 벌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닐 멜빈 국제안보 책임자는 결정적인 전투는 우크라이나군이 반격을 가하고 있는 남부 헤르손주에서 벌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이 이 지역에서 상당한 전과를 올리고 있다”며 우크라이나군이 대규모 반격에 나서면서 전쟁 양상에 변화가 올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전쟁연구소는 미국항공우주국(나사)의 위성을 이용한 화재 정보 시스템 자료를 보면 헤르손주와 인근의 미콜라이우주 교전 지역에서 지난 3일 이례적으로 많은 화재가 감지됐다며 치열한 교전이 벌어지는 징후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헤르손주는 러시아군이 대부분의 지역을 점령하고 있으며, 미콜라이우주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의 흑해 연안 서쪽 방향의 진격을 저지하고 있는 곳이다. 이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의 전투 성패는 서방으로부터 미사일 등의 무기를 추가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지적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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