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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러시아 억류된 여자 NBA 간판스타, 바이든에 S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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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마약 밀수 혐의로 모스크바 공항서 체포
4개월 여 억류… 러시아 법원서 재판 중
유죄 시 최대 10년 징역형
한국일보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선수 브리트니 그리너가 지난 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 힘키 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힘키=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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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밀수 혐의로 4개월 넘게 러시아에 구금된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간판스타 브리트니 그리너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에게 도움을 청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한가운데서 그리너가 정치적 볼모로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 뉴욕타임스(NYT) 등은 그리너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도움을 요청하며 쓴 자필 서한의 내용 일부를 5일(현지시간) 공개했다. 미 독립기념일인 전날 도착한 편지에는 러시아에 억류된 다른 미국인을 잊지 말아달라는 요청과 함께 "우리를 집으로 데려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달라"는 그리너의 절박한 호소가 담겨 있다. 그리너는 편지에서 "여기 러시아 감옥에 영원히 있을까봐 두렵다"며 "나는 2020년에 당신(바이든 대통령)에게 투표했다. 당신을 믿는다"고 썼다.

에이드리언 왓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은 그리너를 포함해 해외에서 인질로 잡혀있거나 부당하게 구금된 모든 미국 국민이 석방돼야 한다고 분명히 했다"며 "정부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사용해 그리너를 집으로 데려오기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서한을 받았는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그리너는 올해 2월 17일 대마초 추출 오일이 함유된 전자담배 카트리지를 소지하고 모스크바 공항에 입국하려다 마약 밀수 혐의로 체포됐다. 미 여자농구 국가대표로 올림픽 2연패의 주역인 그리너는 수년 째 비시즌 기간 러시아리그에서 경기를 뛰어왔다.

구금된 채 러시아 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그는 유죄가 선고될 경우 최대 10년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러시아 형사 사건 피고인 중 무죄가 선고된 사람은 1%도 안 된다. 무죄를 선고받더라도 미국 법원과 달리 러시아 정부는 결정을 번복하고 그리너를 감옥에 보낼 수 있다고 BBC는 전했다.

전쟁으로 경색된 미·러 관계는 그의 무사귀환을 위협하는 방해물이다. 지난달 미 하원 군사위원회 위원 존 가라멘디 의원은 "그리너가 지금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정치적 싸움의 희생양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전쟁으로 미·러 외교 관계가 단절됐고, 그것은 이 문제를 악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는 그리너의 구금은 현재의 정치적 상황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긋고 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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