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어준씨. TBS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원모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의 배우자 A씨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순방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일정을 수행한 것을 두고 ‘사적 수행’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방송인 김어준씨는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김씨는 6일 자신이 진행하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A씨 논란에 대해 “대통령과 관련된 동승원들은 1급 비밀이라 비밀취급인가를 받아야 하는데 민간인인 A씨가 이걸 받았는지 확인해봐야 한다. 안 그랬으면 큰 문제”라고 짚었다.

그는 또 “A씨가 대표로 있었다는 업체를 찾아보니 한방건강식품을 판매하던 회사더라”며 “대통령 행사를 기획할 정도로 어떤 전문성이 있어서 그 자리에 참석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김씨는 “무보수라고 하는데 (대통령 전용기) 공군 1호기의 탑승비용이나 호텔 숙박비용 등을 자비로 냈다는 건지, 그건 아닐 거 아니냐”며 “그 외 체류하는 동안 식대 등 비용을 자비로 냈다는 거냐. 그렇지 않다면 민간인에게 대통령실 경비를 어떤 근거로 줄 것이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김씨는 “부인 관련해 공사(公私) 구분을 못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번 일도 같은 속성의 일이라고 본다”며 “이건 봉화에 동행했다 수준이 아니다. 심각한 문제다. 앞으로도 일이 이런 식으로 진행될 수 있는 거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 여사가 지난달 봉하마을 방문 일정에 본인이 사적으로 운용하던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 직원 출신 3명이 동행해 논란이 된 이후 비슷한 일이 일어난 것을 꼬집은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오른쪽)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의 바라하스 국제공항에서 공군 1호기 탑승 전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 통신사진기자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전날 언론 보도에 따르면 A씨는 나토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통령실 경호팀, 의전팀 등으로 구성된 사전 답사단과 함께 스페인으로 출국했으며, 윤 대통령 순방 기간 김 여사의 업무를 도왔다. A씨는 나토 행사를 마친 후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로 지난 1일 윤 대통령 부부와 함께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검사 출신이자 윤 대통령 측근인 이 비서관의 배우자이자 유명 한방의료재단 이사장의 차녀로, 대선 당시 김 여사 관련 일을 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이번 순방에 앞서 김 여사 수행 및 경호 등에 대통령실 직원 2~3명이 배치된 외에 외부 수행원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대통령실 공식 직책이 없는 민간인인 A씨가 순방에 동행하고,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한 것으로 밝혀져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대통령실은 “인사비서관 부인 A씨는 오랜 해외 체류 경험과 국제행사 기획 역량을 바탕으로 이번 순방 기간 각종 행사 기획 등을 지원했다”면서도 “불필요한 논란을 없애기 위해 별도의 보수는 받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민간인 자원봉사자도 순방에 필요한 경우 ‘기타 수행원’ 자격으로 순방에 참여할 수 있다”며 “A씨는 기타 수행원 신분으로 모든 행정적 절차를 적법하게 거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출장에 필수적인 항공편과 숙소를 지원했지만, 수행원 신분인 데다 별도의 보수를 받지 않는 만큼 특혜나 이해충돌 여지가 전혀 없다는 점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