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판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 하락세…업계 "2분기 실적 반영 어려울 것"
철강사와 조선사의 조선용 후판 가격 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후판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이 내려가면서 후판값도 인하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전경.(기사 내용과 무관) /더팩트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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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 김태환 기자] 조선·철강사가 배를 만들때 쓰는 조선용 후판(철판) 가격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원자잿값이 대폭 하락하면서 비용절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6일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철광석 가격은 t당 122.47달러(약 16만 원)로 지난달 초(145.17달러)보다 약 22달러 내렸다.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t당 200달러까지 치솟았던 것을 고려하면 가격이 반토막 난 셈이다.
원자잿값이 하락하면서 철강사와 수요산업인 조선사와의 후판 가격 협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철강사는 완성차, 조선, 가전업계와 분기 또는 반기 단위로 가격 협상을 진행하며, 이번 주 내로 올해 하반기 가격을 결정한다.
특히, 지난해 4년 만에 가격 인상을 단행한 뒤 올해 상반기까지 세 차례 가격을 높였던 조선용 후판 가격도 올 하반기엔 인상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용 후판은 지난해 상반기와 하반기, 올해 상반기까지 각각 10만 원, 40만 원, 10만 원 가량 가격을 올렸으며, 지난해 초 t당 60만 원 선에서 현재 120만 원 대까지 약 2배 가까이 올랐다.
조선 산업에서 후판 비중은 제조원가의 약 15~20% 수준이기 때문에, 후판값 변동은 조선사 수익성에 큰 영향을 준다. 조선사들의 입장에서는 후판값이 동결되거나 인하돼야 실적 개선세를 더욱 앞당길 수 있다. 최근 LNG선을 비롯한 수주 호황을 맞이한 가운데, 후판가격이 떨어져준다면 선가(배 가격)가 높아지는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실제 후판값이 계속 올랐던 지난해 한국조선해양은 1조3848억 원, 삼성중공업 1조3120억 원, 대우조선해양 1조7547억 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후판값이 오르게 되면 회계상 공사손실충당금을 설정하고 손실에 반영돼 적자 폭이 높아지고, 반대로 가격이 떨어지면 제조원가가 줄어들기 때문에 선가가 높아지게 된다"면서 "(이번 후판가격 협상에서) 후판 가격이 내려간다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후판 가격 하락으로 수익성이 일부 개선되더라도, 러시아의 선박 대금 미납 문제와 노조와의 임금협상 과정에서 나타나는 생산 차질 등으로 당장의 개선은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최근 국내 조선 3사는 러시아가 국제 금융 제재를 받아으면서 수주한 러시아 선박에 대한 대금을 못받고 있는 실정이다. 수주 금액은 약 80억 달러(약 10조1800억 원) 수준이며 삼성중공업이 50억 달러, 대우조선해양 25억 달러, 한국조선해양 5억5000만 달러 순이다.
대금을 받지 못하면 건조되고 있던 선박은 악성 재고로 남게 되며, 회계상으론 공사손실충당금으로 잡힌다.
국내 빅3 조선사 중 1곳인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하청업체 노동자와 사용자간의 임금협상에 난항을 겪으며 일부 도크(건조 공간)에서 작업이 중지되기도 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최고경영자(CEO) 명의의 담화문을 발표하고 '비상경영'을 선포하기도 했다.
김용민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에는 후판 가격 인상과 러시아 대금 수취 리스크 등 외부 변수로 업종 전체에 실적 개선 시점에 지연돼 으로 2분기 실적이 악화될 수 있다"면서도 "후판 가격 정상화를 통한 공사손실충당금 환입이 나타날 것을 감안하면 중장기적 관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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