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2일 생존·사망 순차 확인했지만
대통령 보고뒤에도 유족에겐 말 안해
유족들 엉뚱한 서해에서 2박3일간 수색”
하태경 국민의힘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이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해수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 TF 최종발표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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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가 이대준씨가 북한 해역에 생존해 있던 당시 문재인 정부가 유족에게도 이씨의 생존 사실을 숨겼다고 주장했다.
티에프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15일 동안의 활동을 마무리하며 최종 조사 내용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이렇게 밝혔다. 티에프의 설명에 따르면, 이씨의 유족들은 사건이 발생한 2020년 9월22일 오전 10시, 이씨의 실종소식을 듣고 서해에서 2박3일간 선원들과 함께 수색에 나섰다. 유족들의 수색이 한창 진행 중이던 오후 3시30분, 정부는 이씨가 북쪽 해역에 살아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오후 6시30분 이런 내용을 대통령에게 보고까지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정부는 이런 사실을 유족들에게 알리지 않아, 유족들은 2박3일간 서해를 수색했다. 티에프 위원장인 하태경 의원은 “이 사실을 유족들과 바로 공유했다면 (이씨를) 구할 수 있었다는 게 티에프의 결론”이라고 강조했다. 하 의원은 “이 사건을 한 문장으로 규정하면 한 개인에 대한 조직적인 인권침해와 국가폭력 사건”이라며 “(정부가) 희생자 구조 노력 없이 죽음을 방치하고,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조직적인 월북몰이가 있었다. 국민을 속이고 여론을 호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 의원은 이날 발표에서 사건 당시 정부의 대처 과정 및 발표 내용을 시간대별로 공개하며 이를 근거로 청와대 국가안보실의 조직적 월북몰이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2020년 9월 22일 오후 6시35분 대통령 서면보고 때엔 ‘추락으로 추정되는 사고가 있었고, 북측 해역에서 우리 국민이 발견됐다’는 내용이 담겼지만 이후 9월23일 오전 1시∼오전 2시30분 긴급관계장관회의와 같은 날 오전 10시 관계장관회의를 거쳐 이씨의 월북 가능성이 ‘낮다’에서 ‘높다’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티에프는 특히 9월22일 오후 10시 이씨의 사망을 최종 확인한 뒤에도 정부가 약 35시간 동안 이 사실을 숨기다가, 24일 오전 11시에야 사망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월북 가능성을 암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 국방부가 23일 오후 1시30분에 ‘선박에 신발 벗어둔 정황’, ‘월북 가능성 열어뒀다’ 등 내용을 중심으로 발표를 한 것으로 들었다. 이후 정부는 9월24일 오전 관계부처장관회의와 대통령 보고를 통해 월북 판단을 최종적으로 확정했고, 이후 국가안보실 주도로 조직적인 ‘월북몰이’에 착수했다는 게 티에프의 주장이다.
티에프는 정부가 이씨의 죽음을 월북 프레임으로 몰아간 이유에 대해 “구조를 못한 남한 정부나 잔인하게 사살한 북한 정부 때문이 아니라 희생자의 탓이라는 걸 부각하기 위해 월북자 몰이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티에프 위원인 강대식 의원은 “북한 관행을 두둔하고 남북관계 개선에 눈먼 문정부의 패착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티에프는 사건 핵심 책임자로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서욱 전 국방부장관, 서주석 전 안보실 제1차장을 사건의 핵심 책임자인 이른바 ‘3서’로 지목하며 이들에 대해 직무유기와 직권남용, 사자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해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티에프 활동 내용과 조사 결과를 담은 백서를 만들어 감사원과 경찰 등에 전달할 예정이다.
한편, 인천해양경찰청과 국방부 등 관계 부처를 직접 방문해 조사한 티에프는 핵심 관계 기관인 국정원도 사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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