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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이슈 세계 금리 흐름

8월부터 은행 예대금리차 매달 공시…은행권 "금리인하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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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용안 기자, 김상준 기자]
머니투데이

다음달부터 은행의 예대금리차가 1개월 단위로 공시된다. 금리산정체계도 손본다. 금융당국은 직접 개입이 아니라고 강조했지만 은행권은 최근 정부·여당의 비판을 감안하면 사실상 대출금리 인하 압박으로 받아들인다. 실효성에 대한 의문과 부작용 우려도 제기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6일 '금리정보 공시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현행 공시체계가 정보 제공면에서 부족하고, 금리산정체계의 합리성과 투명성도 미흡하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우선 다음달부터 기존 3개월 단위였던 은행의 예대금리차 공시주기가 1개월로 바뀐다. 예금상품의 경우 현재는 기본금리와 최고 우대금리만 확인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특정 상품의 평균금리도 알 수 있게 된다. 또 월 1회 이상 시장금리 변동을 반영하도록 했다. 특히 우대금리가 아닌 기본금리에 금리 변동을 반영하도록 했다. 보통 은행들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조정한 후에 예·적금 금리를 변경했다.

대출상품은 평균금리가 신용점수를 50점 단위 9단계로 나눠 공시된다. 기존에는 은행이 자체적으로 평가한 5단계 신용등급을 활용했는데 고객이 사전에 알 수 없어 편의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은 구분된다.

금리 산정체계는 3분기 중 '대출금리 모범규준' 개정을 통해 정비한다. 가산금리 산정 절차와 근거를 명확히 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 앞으로 대출 종류와 규모 등에 따라 업무원가를 차등화한다. 리스크프리미엄을 정할 때는 조달금리 지표를 은행채에서 예금·은행채를 혼합하거나, 코픽스 등을 활용토록 한다.

은행의 자율점검과 내부통제도 강화한다. 은행은 준법감시부 등 내부통제 부서를 통해 연 2회 이상 금리산정체계를 점검한다. 또 대출 가산금리 산정 적정성, 차주 권익보호 사항 등 대출금리 모범규준 준수여부 전반을 점검한다. 점검결과는 금감원 정기검사에서 참고자료로 활용된다.

예금금리 경쟁을 촉진화하기 위해 예금상품 중개업 도입도 검토한다. 금융위는 예금상품 중개업의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검토한다. 수요조사 결과 9개 플랫폼사가 관련 영업을 희망하고 있다.

이형주 금융위 금융산업국장은 "이번 조치는 금리상승기에 소비자 부담이 워낙 증가하고 있기에 이해관계자가 협력해서 소비자 부담을 줄이려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은행권은 금리산정체계 개선 방안에 우려를 표했다. 가산금리 산정 개선 방안 자체는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지만, 매월 최소 1회 예금금리를 시장금리 변동에 맞춰 조정하라는 건 경영 자율성을 침해하는 것으로 봤다.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각자 자금 수급 필요성에 따라 예·적금 금리를 올리기도 하고, 그대로 두기도 하면서 속도 조절을 하는 게 자연스러운 기업 활동"이라고 말했다.

실효성이 있느냐는 의문도 있다. 신용점수를 기준으로 대출금리를 공시하는 데 대해선 실제 은행에서 실행되는 금리와 괴리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본다. 은행은 주거래은행 여부 등을 고려해 산출한 은행 자체 신용평가 등급을 쓰기 때문에 일부 소비자가 부정확한 정보를 기반으로 대출 계획을 짤 수 있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 투명성 강화 차원이라고 하지만 최근 맥락을 보면 무슨 의미인지 누구나 안다"며 "전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일"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정부도 국내 은행의 예대마진이 해외 주요국에 비해 크진 않다고 인정했다"며 "정책 명분은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이와 관련 이 국장은 "금리산정에 관한 은행의 자율성은 보장하되, 합리적인 절차와 근거에 따라 금리가 산출되도록 산정원칙의 미비점을 보완하려는 것"이라며 "이번 방안이 금리 수준에 직접 개입하려는 목적에서 추진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용안 기자 king@mt.co.kr, 김상준 기자 award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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