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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이슈 세계 금리 흐름

금리인상에 수익률 뚝…빌딩 거래도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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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금리 상승으로 투자수익률이 떨어지자 서울 오피스빌딩 거래가 급감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남 빌딩가 전경.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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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가격 급등에 대한 부담감과 금리 인상 등으로 올해 상반기 서울 업무·상업용 빌딩 거래와 매매가격이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꼬마빌딩'에 관심을 둔 자산가들의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는 가운데, 강남권 등 핵심 지역 위주로 투자 기회를 노릴 것을 당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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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토지·건물정보업체 밸류맵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업무·상업용 빌딩 거래 건수는 1459건으로 직전 반기인 2021년 하반기(1918건)에 비해 23.9%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인 2021년 상반기(2438건)에 비해서는 40.1%나 감소한 수치다.

이 같은 추세는 서울 핵심 지역인 강남구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올 상반기 강남구 업무·상업용 빌딩 거래 건수는 171건으로 작년 상반기(297건)와 하반기(212건)에 비해 각각 42.4%, 19.3% 하락했다.

거래량 감소와 함께 매매가격 또한 하락하고 있다. 밸류맵에 따르면 올 상반기 거래된 서울 업무·상업용 빌딩 토지 평단가는 8507만원으로 작년 하반기(9210만원) 대비 7.6% 하락했다. 작년 하반기에 직전 반기(8124만원) 대비 13.3%나 올랐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 상반기에 서울시내 빌딩 인기가 한풀 꺾였음을 알 수 있다. 강남구의 경우 올 상반기 업무·상업용 빌딩 토지 평단가가 1억8925만원으로 직전 반기(1억8647만원) 대비 1.4% 오르긴 했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에 직전 반기 대비 26.8%나 올랐던 것에 비하면 급격한 가격 상승은 더 이상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창동 밸류맵 리서치팀장은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빌딩시장 역시 거래 감소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그나마 강남권은 가격 하락이 나타나지 않고 있고 자산가들이 일단 버티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동안 매물을 찾기 힘들었던 성수동과 같은 지역에서도 최근 하나씩 매물이 나오고 있는 점은 달라진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빌딩전문 중개법인인 노블레스코리아의 노준형 이사는 "최근 고객들 문의나 거래가 현저하게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며 "금리 상승, 정권 교체로 인한 관망세, 내수 경기 침체로 인한 공실률 급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빌딩 중개인들은 작년까지만 해도 주식과 가상화폐로 많은 돈을 번 2030세대들이 빌딩을 매수하는 사례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자산시장 폭락으로 이 같은 사례도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한다.

금리 인상과 단기 빌딩 가격 급등 등으로 인한 빌딩 투자수익률(임대 수익+빌딩 시세 차익) 하락은 지표로도 나타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의 오피스빌딩(오피스 용도로 6층 이상)의 분기 투자수익률은 2021년 4분기 2.38%에서 올 1분기 2.18%로 떨어졌다. 서울 도심(광화문, 명동 등) 오피스빌딩 분기 투자수익률 역시 작년 4분기 1.85%에서 올 1분기 1.72%로 하락했다. 강남구의 소규모 상가(상가 용도로 2층 이하) 분기 투자수익률도 같은 기간 2.07%에서 1.81%로 떨어졌다.

최환석 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그동안 유동성 과잉으로 고객들의 매수 문의가 많았지만 지금은 금리를 우려하는 고객이 많아졌고, 매수자 입장에서 낮은 투자수익률로 인해 공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는 이 같은 상황에서도 아직은 시장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이라 강남권 등 서울 핵심 지역에서는 매물을 찾는 고객이 상당하다고 분위기를 전한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최근 주택시장과 마찬가지로 가격이 떨어졌다고 외곽 지역 빌딩들을 추격 매수하기보다는 강남권 등 핵심 지역을 살피라고 조언한다. 이창동 팀장은 "대출 이자가 올라가고 있는 만큼 현금 여력이 있는 이들은 인기 지역 위주로 매물을 장기간 계속 살피다가 입지가 좋은 물건을 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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