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한일, 민주주의 수호 측면서 협력 공간 만들어질 수도"
박진 외교 이달 중순 방일 추진…'조문단' 추진 가능성도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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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8일 선거 유세 중 괴한으로부터 총격을 받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가 결국 사망했다. 외교가 안팎에선 '비극'을 한일 양국이 함께 극복하는 과정에서 관계 개선의 모멘텀이 형성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NHK 등 일본 매체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는 이날 오전 11시30분께 나라현 나라시에서 오는 10일로 예정됐던 참의원 선거운동 차원의 가두연설 중 괴한이 쏜 총에 맞았다. 심각한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심정지 판정을 받고 치료를 받던 도중 결국 숨졌다.
아베 전 총리는 집권 시절 한국에 대한 '강경책'을 주도한 인물이다. 그러나 불의의 사고로 사망해 충격을 안겨준 만큼, '멀고도 가까운 이웃'인 한국도 슬픔을 공유하는 '외교적 제스처'가 필요하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일각에선 이르면 이달 중순쯤을 목표로 한일 양국이 '최종 조율 중'인 박진 외교부 장관의 방일이 '제스처'의 첫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다만 이번 사건으로 참의원 선거 일정마저 미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박 장관의 방일이 미뤄질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큰 규모로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아베 전 총리의 장례에 정부 차원의 '조문단'의 파견 가능성도 제기된다. 얽히고설킨 과거사로 한일 양국 간 다양한 '갈등 현안'이 있지만, 일본에서는 존경받는 전 지도자의 비극적인 사망이라는 충격을 받은 일본에 위로의 뜻을 전하는 '외교 행보'로 오히려 한일관계 개선의 '모멘텀'을 찾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미일 3국 정상이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 국제회의장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6.30/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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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는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문제 해법을 도출하기 위해 이달 4일 민관협의회를 공식 출범하는 등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구상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김포~하네다 노선 재개를 비롯해 한일 재계회의가 3년 만에 열렸고,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달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만나 한일관계 개선 의지를 확인하는 등 현재의 흐름도 나쁘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아베 전 총리의 사망 직후 유가족인 아베 아키에(安倍昭恵) 여사에게 조전을 보내 애도와 위로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아베 전 총리의 사망을 한일관계 개선의 기점으로 삼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라는 지적도 있다. 자칫 '노림수'가 지나치게 느껴질 경우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관점에서다.
그러나 외교적 관점에서는 한일 간 '감정적'인 교류를 할 수 있는 상황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이 같은 사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고급 외교'를 구사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신중한 접근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동시에 나온다.
손열 동아시아연구원(EAI) 원장은 "한일 양국 입장에선 의회 민주주의를 지켜나간다는 측면에서도 같이 얘기를 할 수 있는 지점이 있다"며 "특히 이번 총격 사건은 '민주주의의 위기'라도 볼 여지가 있다는 측면에서 아시아 내에서 보편적 가치를 중시하고 수호하는 대표적인 국가인 한일 양국이 서로 협력하는 프레임이 짜일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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