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가미, 유년시절 부친·조부 여의고 생활고…모친과 "종교 갈등" 빚어
"당초 아베 '소형 다이너마이트'로 피살 계획"…계획적 범죄 가능성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8일 (현지시간) 나라에서 참의원 선거 유세 중 해상 자위대원 출신의 남성이 쏜 총에 맞아 쓰러져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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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여의고 외할아버지가 사는 집에 이사왔다. 할아버지는 회사를 경영하고 계셨고 풍격 있던 분이셨는데, 이때만은 부드러운 얼굴을 하고 있어서 흐뭇한 광경이었다."(유년시절 용의자 야마가미를 기억하는 주민)
"최근 1년간 야마가미를 본 횟수는 5번 정도. 그가 아침 6시쯤 출근길에 엘리베이터를 탔을 때 정도다. 옷차림은 수수했지만, 인사를 건네도 고개를 숙이거나 외면하는 정나미가 떨어지는 사람이었다."(야마가미의 현 아파트 이웃 주민)
9일 일본 주간지 슈칸분슌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를 피격한 용의자 야마가미 데쓰야(41)의 유년시절을 기억하는 주민 한 명은 그가 당시 아장아장 걷는 여동생이 있다면서 가정은 유화적인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그러나 주민은 야마카미가 외출을 꺼리는 '히키코모리(폐쇄은둔족)'였던 것 같다면서 아버지에 이어 할아버지까지 돌아가시면서 가세가 기울어졌다고 말했다. 당시 야마카미는 어머니와 이웃 마을로 이사를 갔고 생활고를 거듭한 것으로 안다고 주민은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용의자 야마가미는 아베 총리가 공격당한 나라현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그는 지난 1999년 명문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2020년 가을부터 올해 5월까지 파견 사원으로 현내 플라스틱 제품 회사 창고에서 일한 것으로 전해진다.
범행 동기는 모친과 빚은 종교 갈등과 생활고였던 것으로 보인다. 슈칸분슌은 야마가미의 모친이 지난 1999년 할아버지의 집을 팔아치웠으나 불과 3년 만인 2002년에 파산했다며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돌아간 뒤 이 가정은 생활고에 시달렸다고 전했다.
여기에 야마가미는 모친과 종교를 둘러싼 갈등을 빚으면서 불만이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야마가미는 한때 모친의 영향을 받아 한 종교단체에서 회원으로 잠시 지낸 이력도 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탈퇴했고, 해당 단체를 원망하면서 모자간 대립이 생겼다고 슈칸분슌은 전했다.
슈칸분슌은 "모친이 소속돼 있던 단체는 아베 전 총리와도 유대가 짙은 것으로 알려진 단체"라면서 "야마가미는 이러한 이유로 아베 전 총리를 적대시하게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야마가미는 "모친이 종교 단체에 빠져 고액의 기부를 하는 등 가정 생활이 파탄났다"며 아베 총리는 자신과 원한이 있는 단체와 연관이 있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수사관들에게 진술한 바 있다.
수사 관계자는 "야마가미가 당초 종교단체 관계자들을 표적 삼았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면서도 "어쨌든 (용의자는) 오래전부터 범행을 준비했던 점을 미뤄 이번 사건은 계획적인 범행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야마가미는 체포 후 조사에서 처음에는 아베 전 총리를 소형 다이너마이트로 피살하려 했지만 실험 결과 다른 범행 도구를 사용하기로 증언했다. 범행도구인 사제 총기는 봄에 이미 제작을 완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야마가미는 지난 8일 길이 40㎝, 높이 20㎝인 사제 총기를 가지고 유세 중이던 아베 전 총리를 피격했다. 일부 목격자들은 총격범과 아베 전 총리의 거리가 대략 2.5~3m 정도 였다고 증언했다.
아베 전 총리는 당시 오전 11시30분쯤 일본 서부 나라현 나라시의 야마토사이다이지역 앞에서 연설하다 총격을 받았고, 오후 5시3분쯤 사망 판정을 받았다. 사인은 좌우 쇄골하동맥 손상에 의한 실혈사. 즉 아베 전 총리가 과다출혈로 숨졌다고 병원 측은 발표했다.
아베 신조 전 총리가 8일 일본 나라 킨테츠 야마토사이다이지 역 광장에서 연설하기 전 선거운동에 참석한 모습 뒤로 아베 총리를 쏜 것으로 의심되는 용의자가 서 있다. © AFP=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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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ong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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