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국경보호청 보고서…"순찰대원 4명 징계는 추가 논의"
지난해 9월 아이티 난민을 위협하는 미국 기마 순찰대원 |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미국 연방기관이 지난해 채찍으로 아이티 난민을 위협했던 일부 기마 국경순찰대원이 단속 과정에서 불필요한 행동을 했음을 시인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AFP 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경 관리와 통제 업무 등을 수행하는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은 이날 공개한 511쪽 분량의 보고서에서 "가족에게 줄 음식을 들고 오던 난민들은 순찰대원을 위협하지 않았으나, 기마 순찰대원은 난민들을 리오그란데강으로 내몰기 위해 위력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순찰대원이 채찍으로 난민을 때리지는 않았다"면서도 "순찰대원들은 전문적이지 않고 위험한 행동을 했으며, 난민을 깎아내리거나 폭언을 퍼붓기도 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몇몇 순찰대원이 그날 처음 근무에 투입됐고, 순찰대원과 감독자가 국경 순찰 임무와 업무 내용을 명확히 숙지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순찰대원들이 당시 감시나 기록이 어려운 라디오 주파수를 사용해 조사가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다만 보고서는 이미 휴직 상태에 있는 순찰대원 4명의 징계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관세국경보호청 관계자는 WSJ에 "순찰대원의 적절한 징계 형태와 수위를 결정할 별도의 조사위원회가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은 "이번 조사로 드러난 국경 순찰 정책과 절차의 실패는 순찰대원과 대중에게 피해를 줬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9월 아이티 난민을 위협하는 미국 기마 순찰대원 |
작년 9월 미국 텍사스 델리오에서는 미국 기마 순찰대원들이 리오그란데강을 넘어오는 아이티 난민들을 단속하면서 채찍을 휘두르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에 휘말렸다.
백악관과 민주당, 공화당이 일제히 비판에 가세했고, 국토안보부는 조사를 통해 징계 절차에 착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당시 멕시코에서 델리오로 들어온 아이티 난민은 3만 명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정부는 난민촌을 해산하고 난민 일부를 추방했다.
바이든 정부는 지난달 중남미 지역 출신 난민 2만 명을 향후 2년간 수용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보다는 포용적인 난민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공화당이 장악한 텍사스주에서는 오히려 국경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공화당 소속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지난해 기마 순찰대원의 과도한 단속 문제가 발생한 뒤 보수 성향 폭스뉴스에 "바이든 정부가 순찰대원을 해고하거나 징계하면 우리가 고용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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