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자위대 출신 용의자, 사전에 총기 제작…아베 유세 일정도 파악
유년시절 부친·조부 여의고 생활고…은둔형 외톨이 생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7월8일 유세 도중 숨졌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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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정윤영 기자 =
◇용의자, 사전에 범행 계획…총기 제작·아베 유세 일정 파악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를 피습해 숨지게 한 용의자 야마가미 데쓰야(41)가 범행을 저지른 경위가 조금씩 베일을 벗고 있다.
용의자는 8일 오전 11시30분쯤 오전 11시30분쯤 일본 서부 나라현 나라시의 야마토사이다이지역 앞에서 연설하는 아베 전 총리에게 총격을 가했다. 이후 아베 총리는 오후 5시3분쯤 사망 판정을 받았다.
용의자의 범행은 단순히 즉흥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9일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용의자는 경찰 진술에서 "인터넷에서 부품을 사서 스스로 권총을 많이 만들었다"고 밝혔다. 용의자가 총기를 직접 제작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지난 2005년부터 약 3년간 해상자위대 임기제 자위관으로 복무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사건을 수사 중인 관계자도 "야마가미가 당초 종교단체 관계자들을 표적 삼았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면서도 "어쨌든 (용의자는) 오래전부터 범행을 준비했던 점을 미뤄 이번 사건은 계획적인 범행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야마가미는 체포 후 조사에서 처음에는 아베 전 총리를 소형 다이너마이트로 피살하려 했지만 실험 결과 다른 범행 도구를 사용하기로 증언했다. 범행도구인 사제 총기는 봄때 이미 제작을 완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가 8일 일본 서부 나라시에서 선거 유세 도중 총격을 맞고 쓰러진 가운데, 용의자가 현장에서 제압당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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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야마가미는 지난 8일 길이 40cm, 높이 20cm인 사제 총기를 가지고 유세 중이던 아베 전 총리를 피격했다. 일부 목격자들은 총격범과 아베 전 총리의 거리가 대략 2.5~3m 정도 였다고 증언했다.
그는 경찰 진술에서 아베 전 총리가 나라현을 방문한다는 사실을 자택에서 자민당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했다고 했다.
나아가 용의자는 범행 전날이 7일에도 아베 전 총리를 공격하기 위해 오카야마현에 방문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아베 전 총리는 오카야마현 오카야마시 기타구의 시민회간에서 열린 참의원 선거 유세에 참가해 10분 정도 연설했다. 회장에는 약 2300명이 모여 있었다.
오카야마 유세 장소에서는 방문자의 이름과 주소를 명단에 적도록 했지만, 확인 결과 용의자의 이름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으며, 현장에는 오카야마현 경찰의 경비 인력이나 경시청 경호원(SP) 등이 경호를 맡고 있었다.
아울러 용의자는 경찰에 "지금까지 권총이나 폭발물 여러개를 제조하고 있었다" 진술하기도 했다. 용의자는 해상자위대에서 임기제 자위관으로 복무하면서 소총 사격 및 분해 조립 등을 배운것으로 알려졌다.
8일 연설을 앞두고 있는 아베 신조 전 총리 뒤에 총격을 가한 용의자 야마가미 데쓰야로 추정되는 남성이 보인다. 2022.07.08/뉴스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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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과정 평범했던 총격범…생활고·모친과의 종교 갈등 겪어
용의자는 전날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저지른 이유에 대해 특정 종교단체 간부를 노린 것이라고 진술했다.
용의자는 아베 전 총리를 노린 동기에 대해 "종교단체 간부와 접촉이 어려워 (아베가) 단체와 연결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모친이 종교 단체에 빠져 고액의 기부를 하는 등 가정 생활이 파탄났다"고 말했다.
용의자의 평소 모습이나 배경에 대해서도 이목도 조명받고 있다. 일본 주간지 슈칸분슌에 따르면 용의자 야마가미 데쓰야의 유년시절에 대해 주민들은 그의 가정이 유화적인 분위기였다고 술회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용의자가 외출을 꺼려하는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 였다면서 아버지에 이어 할아버지까지 돌아가시면서 가세가 기울어졌다고 말했다. 당시 야마카미는 어머니와 이웃 마을로 이사를 갔고 생활고를 거듭한 것으로 안다고 주민은 덧붙였다.
8일 (현지시간) 일본 나라에서 참의원 선거 유세를 하는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총기로 저격한 해상 자위대원 출신의 용의자가 체포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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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용의자 야마가미는 아베 총리가 피격당한 나라현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그는 지난 1999년 명문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2020년 가을부터 올해 5월까지 파견 사원으로 현내 플라스틱 제품 회사 창고에서 일한 것으로 전해진다.
마이니치 신문에 따르면 용의자 야마가미의 전직장 관계자는 야마가미가 공장에서는 지게차로 짐을 옮기는 업무를 담당했다면서 (무단결근을 하기 전까지는) 근태에 문제가 없었다고 전했다. 해당 관계자는 야마가미가 아베 전 총리를 피격한 총격범이라는 사실에 놀라움과 충격에 휩싸여 말문이 막힌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야마가미의 근태에는 문제가 없었으나 올 4월 중순부터 무단 결근이 잦아졌다면서 5월쯤엔 상사에게 "그만두고 싶다"는 등 퇴사 의사를 드러냈다고 전했다. 끝내 야마가미는 잔여 유급휴가를 모두 소진하고 5월15일 퇴사했다고 관계자는 말했다.
범행 동기는 결국 모친과 빚은 종교 갈등과 생활고였던 것으로 보인다. 슈칸분슌은 야마가미의 모친이 지난 1999년 할아버지의 집을 팔아치웠으나 불과 3년 만인 2002년에 파산했다며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돌아간 뒤 이 가정은 생활고에 시달렸다고 전했다.
여기에 야마가미는 모친과 종교를 둘러싼 갈등을 빚으면서 불만이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야마가미는 한때 모친의 영향을 받아 한 종교단체에서 회원으로 잠시 지낸 이력도 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탈퇴했고, 해당 단체를 원망하면서 모자간 대립이 생겼다고 슈칸분슌은 전했다.
슈칸분슌은 "모친이 소속돼 있던 단체는 아베 전 총리와도 유대가 짙은 것으로 알려진 단체"라면서 "야마가미는 이러한 이유로 아베 전 총리를 적대시하게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시신 운구 차량이 9일 일본 도쿄 자택에 도착하고 있다. 2022.07.09/뉴스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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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xmxs41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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