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일본 도쿄 참의원 선거 투표소에서 한 시민이 투표를 하고 있다./사진=AP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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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선미리 기자 =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총격으로 사망한 초유의 사태 속에 일본 참의원 선거가 치러졌다. 자민당과 연립여당인 공명당이 무난히 과반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선거 결과가 향후 한일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10일 오전 7시 참의원 총 의석수의 절반인 125명을 선출하는 선거가 시작됐다. 참의원 의석수는 248석이며 의원 임기는 6년이다. 3년마다 전체 의원의 절반을 새로 뽑는다.
자민당 총재를 겸하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중간평가의 성격을 지닌 이번 선거에서 여당은 과반 유지를 승패 기준으로 삼고 있다. 임기 3년이 남은 여당의 의석수는 70석이다. 요미우리신문, 아사히신문, 마이니치신문 3사가 이달 들어 벌인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새로 뽑는 125석 가운데 자민당과 공명당이 최소 63석, 최대 80석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돼, 선거 후에도 여당이 과반을 무난하게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번 선거는 자위대를 헌법에 명기하는 방향의 헌법 개헌에 동조하는 개헌 세력이 개헌안 발의 요건을 충족하는 3분의 2 수준(166석)을 유지할지도 관건이다. 일본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의 해양 진출,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으로 안보 위협이 커지면서 방위력 강화에 대한 열망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반 국민들의 개헌에 대한 지지도 어느 때보다 높다.
개헌 세력은 자민당, 공명당, 일본유신회, 국민민주당 등 4개 정당과 일부 무소속 의원 등으로 분류된다. 개헌안 발의를 위해서는 중의원과 참의원에서 총의원의 3분의 2 이상이 각각 동의해야 하는데 양원에서 모두 개헌 세력이 3분의 2를 넘긴 상태다.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도 개헌 세력이 82석 이상을 무난히 확보해 3분의 2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아베 전 총리 피격 사건이 자민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 컨설팅업체 테네오 인텔리전스는 “동정표가 여당의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1980년 중·참의원 동시선거에서 오히라 마사요시 총리가 선거 도중 사망하자 자민당이 압승했다. 호세이대학교의 시라토리 호세이 교수는 “여당에 유리한 바람이 불게 됐다”고 진단했다.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를 이끌어내면 기시다 총리는 앞으로 3년간 대형 선거가 없어 안정적인 국정 운영이 가능한 이른바 ‘황금의 3년’을 맞게 된다. 기시다 총리가 입지를 다질 경우 윤석열 정부 출범을 계기로 한일관계 개선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기시다 총리는 한국에 강경한 입장을 취했던 아베 전 총리와 달리 온건파 인물로 분류된다. 다만 취임 후에도 자민당 내 최대 파벌인 아베파를 이끄는 아베 전 총리의 영향을 크게 받는 모습을 보여왔는데, 아베 전 총리가 사망하면서 그의 ‘입김’에서 벗어날 계기를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참의원 선거를 계기로 개헌 추진이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 한일관계가 더욱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아베 전 총리가 사망하면서 일본의 우익 세력이 집결해 우경화가 더욱 짙어진다면 한일관계 개선의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전국 평균 투표율은 18.79%로 지난 선거보다 0.77포인트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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