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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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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안보고 혈당관리? 저혈당 바늘센서, 센스 없으면 무용지물 [건강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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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혈당 측정기 가이드





중앙일보

연속혈당 측정기는 피부에 붙인 센서를 통해 혈당 상태를 실시간 알려준다. 인성욱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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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당뇨병 환자의 혈당 관리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손끝을 찌르지 않아도 혈당을 실시간 알려주는 연속혈당 측정기가 나타나면서다. 기존엔 당뇨병 환자가 혈당을 측정해야 할 때마다 손가락 끝에 바늘을 찔러 피를 낸 다음 자가 혈당 측정기를 통해 포도당을 수치로 측정했다. 하루 1~2번에서 많게는 8번까지도 손끝을 찔러야 해 통증은 물론 번거로움으로 인한 불편감이 적지 않았다. 반면에 연속혈당 측정기는 채혈 없이도 기기가 연속해서 혈당을 알려준다. 혈당을 여러 번 재야 하는 당뇨병 환자에겐 ‘반가운 손님’이 아닐 수 없다. 국내에선 다음 달부터 1형 당뇨병 환자가 연속혈당 측정기를 사용하는 연속혈당 측정 검사에 대해 보험 급여 혜택을 적용하기로 하면서 이 기기 사용자는 크게 늘 것으로 전망된다.



당화혈색소와 합병증 위험 낮춰



지난해 연속혈당 측정기 사용으로 인한 한국인의 혈당 조절 개선 효과가 연구결과로 처음 입증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재현 교수팀이 2010~2019년 1형 당뇨병 소아청소년 환자 752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연속혈당 측정기 사용 그룹을 중심으로 평균 당화혈색소가 8.56%에서 8.01%로 낮아졌다. 김재현 교수는 “이들 당뇨병 환자 가운데 연속혈당 측정기를 사용하는 비율은 1.4%에서 10년 만에 39.3%로 28배 증가했다”며 “이들은 당화혈색소 조절이 수월했고 당뇨병 합병증을 경험할 확률도 낮았다”고 분석했다.

연속혈당 측정기는 팔·배 등의 피하지방에 바늘이 달린 센서를 꽂고, 이 센서가 간질액 내 포도당의 농도를 측정하면 스마트폰 등 수신기를 통해 사용자가 확인하는 방식이다. 실시간 혈당값을 파악할 뿐만 아니라 실시간 혈당값이 1주 이상 쌓이면 하루 여러 번의 손끝 채혈로는 알 수 없던 ‘숨겨진 혈당의 패턴’을 찾아낼 수 있다는 것도 큰 강점이다.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진상만 교수는 “예컨대 식후 혈당이 250~300㎎/dL인 경우 이 혈당이 ‘상승세의 패턴’인지 ‘하락세의 패턴인지’ 파악하는 게 더 중요한데 이를 알 수 있게 된 것”이라며 “이를 통해 인슐린 투여량과 종류 등을 더 적합하게 설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혈당의 변동 폭이 클수록 연속혈당 측정 방식이 유리하다. 가천대 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김병준 교수는 “고혈당과 저혈당을 오갈 정도로 혈당 변동 폭이 크면 미세 단백뇨 같은 당뇨병 합병증 발병 위험이 커지는데, 이 기기를 통해 실시간 혈당 수치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물놀이 땐 방수용 테이프 덧붙여야



하지만 아무리 유익해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첫째, 센서의 부착력을 유지해야 한다. 연속혈당 측정기의 정확도는 센서 상태에 달려 있다. 센서의 부착력을 높이려면 센서를 부착할 때 해당 부위에 이물질이 없어야 한다. 로션을 바르지 말아야 하며, 알코올 솜으로 닦은 뒤 알코올이 마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센서를 붙인다. 센서를 피부에 잘 부착하지 않았거나, 센서가 눌리면 센서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 허리·엉덩이 등 앉거나 잘 때 눌릴 수 있는 부위엔 센서 착용을 피하는 게 좋다. 센서는 기본적으로 생활방수 기능을 갖췄다. 하지만 수영·반신욕 등 물에 장시간 몸을 담가야 한다면 센서가 떨어지지 않도록 방수용 테이프를 붙이는 게 권장된다.

둘째, 센서의 유효기간을 지켜야 한다. 국내 시판되는 연속혈당 측정기는 3종이 대표적이다. 실시간 연속혈당 측정기(덱스콤G6, 가디언 센서3), 간헐적 스캔형 연속혈당 측정기(프리스타일 리브레)로 나뉜다. 제품에 따라 센서의 유효기간은 7~14일이다. 김병준 교수는 “이 기간을 넘기면 피부 속 섬유아세포가 센서에 몰려들어 정확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셋째, 저혈당이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경우 연속혈당 측정기의 단독 사용보다는 손끝 채혈을 병행한다. 연속혈당 측정기의 센서는 혈관이 아닌, 혈관에서 피하지방 속 간질액(세포와 세포 사이의 액체)으로 이동한 포도당의 농도를 측정한다. 이 때문에 연속혈당 측정기가 알려주는 혈당값은 실제 혈당값보다 평균 5~15분, 심하면 45분 뒤에야 나타날 수 있다. 진상만 교수는 “저혈당이 왔을 때 사탕을 먹으면 15분 정도 후 혈당이 올라 회복될 수 있지만 연속혈당 측정기에선 저혈당으로 나타날 수 있다”며 “저혈당에 대처해 혈당이 회복됐는지 확인하려면 손끝 채혈을 병행해 혈당 수치를 더블 체크하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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