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30 (토)

이슈 국악 한마당

록X국악의 살풀이 “코로나 분노·슬픔 다 씻어내고 가세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록그룹 팎 리더 김대인·국악그룹 잠비나이 리더 이일우 인터뷰

15일 국립극장서 '고요한 씻김' 공연

아시아경제

한국형 헤비니스 포스트록의 선두주자 팎(PAKK)과 국악 포스트록 그룹 잠비나이 리더 이일우가 강렬한 사운드의 살풀이 무대를 선보인다. 사진 왼쪽부터 팎 권범섭(드럼), 잠비나이 이일우(피리, 태평소), 팎 김대인(보컬), 팎 박현석(베이스). 사진제공 = 국립극장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잠잠해지는 듯 했던 코로나19 여파가 오미크론 변이로 다시금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로 인해 상처 입은 사람들을 위로하는 독특한 씻김굿이 오는 15일 국립극장 무대에 펼쳐진다.

한국 헤비니스 포스트록의 선두주자인 팎(PAKK)과 국악 포스트록의 대표주자인 잠비나이 리더 이일우가 함께 선보이는 ‘고요한 씻김’은 국립극장의 여우락 페스티벌 프로그램 중에서도 눈길을 사로잡는 공연이다. 강렬한 록 사운드에 피리와 태평소가 어우러져 거대한 사운드를 통한 씻김굿을 이끌 팎의 리더 김대인과 이일우는 코로나19로 억눌린 현실 세계의 슬픔과 분노를 위로하기 위해 이번 공연을 준비했다고 말한다. 다음은 두 사람과의 일문일답.

‘고요한 씻김’은 어떻게 기획됐는지?

김대인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상처 입으신 분들을 위로하는 씻김굿을 해보자는 의견을 냈다. 고요한 씻김이란 타이틀을 붙이고 이 무대를 하나의 굿판으로 펼쳐내는 컨셉으로 음악과 무대 디자인 전반을 구성하면서 공연을 완성해나갔다. 처음 국악과 콜라보를 제안 받았을 때 잠비나이의 이일우를 바로 떠올렸다. 예전부터 우리 EP 초창기 앨범 준비하면서도 콜라보를 제안할까 생각했는데 잠비나이가 너무 잘나가서(웃음) 유명세에 숟가락 얹는 느낌이라 미루고 있다가 이번에 여우락이라는 좋은 기회가 찾아와 함께 무대에 서게 됐다.

아시아경제

잠비나이 리더 이일우의 공연 모습. 사진제공 = 국립극장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로 다른 음악 스타일을 어떻게 콜라보로 풀어냈는지?

이일우
15년 전쯤 잠비나이 전에 49몰핀즈라는 밴드로 활동하고 있을 때 대인이 형은 아폴로18로 활동하고 있어 서로 처음 만나게 됐다. 언젠가 함께 작업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각자 활동에 매진하다가 이번 ‘고요한 씻김’을 통해 함께 공연을 준비하게 됐다. 팎의 강렬한 사운드에 어울릴만한 다양한 악기를 떠올리는 작업부터 시작했는데, 시끄러운 음악 속에도 서정적인 감성을 담아내는 부분에 집중했다. 굉장히 씻김을 받는 듯한, 상처가 씻겨나가는 듯한 파트 구성이 이번 작업의 핵심이었다.

김대인
팎이 갖고 있는 음악에 일우가 다양한 악기로 참여하는 형태로 작업을 진행했다. 우리가 원래 하고 있는 음악적 색깔이 진하게 녹아있는 곡에 피리나 태평소의 선율을 얹어 강한 인상을 줄 것이다. 어쨌든 시끄러운 락에 전통 악기가 함께한 시도라…. 여우락 공연을 통틀어 가장 시끄러운 무대가 되지 않을까.

코로나19로 활동에 큰 영향을 받았을 것 같다.

이일우
잠비나이는 해외 투어를 많이 하는 그룹인데 2년 여동안 전혀 나가지 못했고, 국내에서도 영상 촬영을 중심으로 작업을 진행했다. 대면공연은 거의 전무하다시피했다. 밴드는 프리랜서기 때문에 팬데믹 영향을 가장 많이 받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이제 회복 분위기인데 최근 외국에서 공연한 동료 음악인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악기가 든 짐이 분실되거나 현지에 도착하지 않아 공연을 취소하거나 현지에서 악기를 조달해 공연하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해서 해외 공연도 조금 염려되는 상황이다.

김대인
공연을 거의 못해서, 그래도 무대를 하고 싶은 마음에 1년에 한두차례 무대를 가졌다. 그래도 최근엔 마스크를 끼고 있긴 하지만 차츰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되는 분위기도 있고, 펜타포트 같은 록페스티벌 개최 소식도 들려와서 더 많은 무대가 생기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그룹 팎(PAKK). 사진제공 = 국립극장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여우락 간담회에서 코로나에 대한 표현이 인상깊었는데.

김대인
코로나 팬데믹은 내게 있어 역병이 불어오면서 다양한 벌레들이 고개를 내밀고 아주 구질구질한 냄새를 풍기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것으로 느껴졌다. 이번 무대는 그에 따른 씻김굿판의 성격으로 준비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된 지난 2년 동안 세상은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생활 양상이 바뀌고 인간군상 또한 나뉘어져서 이에 대한 회의감이 많이 들었다. 2집 앨범을 준비하면서 그런 사회현상에 주목하게 됐고, 하지만 이런 상황에 욕하고 화만 내기 보다는 누군가는 피해를 주고, 또 누군가는 피해를 입는 상황에 대한 치유를 음악을 통해 선사하고 싶었다.

이번 무대 이후에도 공연 계획이 있는지

이일우
이번 고요한 씻김으로 10월에 영국에서 열리는 K뮤직 페스티벌에 초청돼 외국에서 공연을 선보이게 됐다. 피리와 기타가 너울대는, 태평소와 베이스가 넘실대는 굿판을 관객과 함께 즐기면서 서로가 위로받고 또 치유받는 시간과 공간이 되길 희망한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