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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힘이 떨어졌던 진단키트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최근 '더블링' 현상이 계속되면서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4만명에 육박하고 있고, 전파력이 높은 '켄타우로스' 변이 확진자까지 나온 상태다. 다만 진단키트주들은 변동성이 높은 만큼 사업 다각화 여부를 중심으로 선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날 인천에 거주하는 60대가 코로나19 오미크론 하위변이인 켄타우로스(BA.2.75)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BA.2.75는 확산 속도가 매우 빠르고 돌파감염 비율이 높아 그리스 신화 속 반인반수인 '켄타우로스'라는 이름이 붙었다. 지난 5월 말 인도에서 처음 발견된 뒤 현재까지 미국, 호주, 독일, 영국, 일본 등 10여 개국에서 100건 넘게 확인됐다.
15일 기준 국내 코로나19 감염자 수는 총 3만8882명으로 이틀 연속 3만명대를 기록했다. 지난주부터 전주대비 2배씩 증가하는 '더블링' 현상이 발생하면서 코로나19 재유행 확산 우려가 고조되는 모습이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자가진단키트의 수요도 다시 살아나고 있다.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CU, GS25, 이마트24 등 편의점들의 자가진단키트 판매량은 지난 주말(9~10일)을 기점으로 전월 대비 최대 156%까지 증가했다. 일부 편의점에선 제품 재고가 바닥나는 품귀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의 재확산세가 뚜렷해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도 다시 진단키트주로 향하고 있다. 최근 10거래일 간 59.0%나 급등한 랩지노믹스는 7월 들어 하루 빼고 모든 거래일에 상승 마감했다. 유전자 검사 전문업체인 랩지노믹스는 코로나19 진단키트에 이어 원숭이 두창 진단키트까지 개발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수급을 쓸어오는 모양새다.
4월 초까지 1만원대 주가를 유지했던 랩지노믹스의 주가는 같은달 18일 거리두기 해제를 기점으로 급격히 떨어졌다. 한 달 만에 7000원대로 내려간 주가는 지난달 20일 5410원(종가기준)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기 시작한 7월부터 상승전환하면서 3개월 전 주가를 회복했다.
체외진단 전문기업인 미코바이오메드도 랩지노믹스와 비슷한 주가흐름을 보이고 있다. 거리두기 해제 이후 떨어진 주가가 원숭이두창 테마로 급등락 한 뒤 다시 코로나19 테마로 상승하는 흐름이다. 미코바이오메드가 개발한 코로나19 신속항체 진단키트는 손끝 모세혈 채취를 통해 20분 안에 항체 유무를 판단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진단키트 업계 1‧2위인 SD바이오센서(에스디바이오센서)와 씨젠도 7월 들어 추세적 상승궤도에 진입한 모습이다. 7월 1일 3만7900원에 마감한 SD바이오센서의 주가는 10거래일 만에 4만7900원까지 치솟았다. 같은 기간 씨젠의 주가도 38.6%나 급등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글로벌 체외진단 시장 규모는 약 1112억달러로, 이는 글로벌 전체 의료기기 시장의 20% 수준이다. 특히 글로벌 체외진단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7~8%)은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4~5%)을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신종질병의 출현, 감염질병의 유행, 인구 고령화 등으로 체외진단 업종의 성장성이 부각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국내 체외진단 기업들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코로나19 진단키트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보니 확진자 수가 감소할 경우 매출 공백이 불가피해서다. 거리두기 해제 이후 진단키트주들이 일제히 급락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증권가는 사업 다각화를 통해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한 기업을 중심으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원재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치료중심에서 예방중심으로 트렌드가 변화하면서 체외진단 업체는 기타 의료기기 업종보다 큰 규모의 시장에 속해 있다"며 "올바른 포스트 코로나 전략을 취한 업체는 향후 지속적인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판단되며, 투자자들은 이러한 업체를 찾는 옥석 가리기 과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SD바이오센서의 올해 기준 선행 PER(주가수익비율)은 5.1배로 글로벌 피어 대비 저평가 수준"이라며 "무효소 연속혈당측정기 개발업체인 유엑스엔 인수를 통해 판로를 확장하고 중장기 성장 동력까지 구축한 만큼 저평가 국면은 점차 해소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또 한송협 대신증권 연구원은 "씨젠은 코로나 이후 매출 감소폭이 클 것이라는 우려에 기업가치 상승이 제한돼 왔다"면서도 "하지만 진단키트주라는 관점에서 벗어나 연평균 10% 수준의 성장이 기대되는 분자진단 시장에서 코로나를 제외한 부분의 외형 성장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중진단검사, 코로나19와 무관한 시약 매출 강화 등 '포스트 코로나' 전략이 성공적으로 실현된다면 높은 성장성이 기대된다는 평가다.
특히 한 연구원은 국내 진단키트주를 단기적 관점보다 중장기적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체 체외진단 시장에서 코로나19의 비중은 일부분인 만큼, 진단 산업 본연의 성장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한 연구원은 "글로벌 진단 기업의 12개월 선행 PER는 평균 20배인 반면 국내 진단 업체의 PER은 6배 수준"이라며 "실적은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하지만 글로벌 유통망 구축. M&A, 신제품 출시 등으로 올해 하반기부터 기업가치 재평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경보 기자 p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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