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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이슈 세계 금리 흐름

금리 인상 수혜株인데…은행ETF 하락이 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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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ETF 1개월간 수익률 -12%대

금감원장 6월 "은행들 지나친 이익 추구"

신한은행 대출 금리 인하

은행주 일제히 하락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도 부담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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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윤주 기자] 금리인상 수혜주로 꼽히는 은행주가 맥을 못 추고 있다. ‘관치’에 은행 주가가 연저점 수준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은행 ETF 2종목(KODEX·TIGER)의 최근 1개월간 수익률은 각각 -12.86%, -12.85%를 기록했다. 3개월간 수익률(-25.08%, -24.55%)보다 크게 개선됐지만 여전히 두자리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은행주는 금리 인상기 예대마진 확대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상승으로 수혜를 보는 업종에 속한다. 은행주의 약세는 지난 6월 금융당국의 대출 금리 인상 경고 탓으로 해석된다. 금융당국의 금리 인하 발언과 취약 차주의 대출 지원 등 시장 논리를 벗어난 정책이 영향을 미친 것이다.

여기에 급격한 금리 인상과 함께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지면서 부실 기업과 가계 부채가 뇌관으로 작용할 경우 은행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기저에 깔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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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4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남대문지점에서 금융권 취약차주 지원 프로그램 관련 현장방문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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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1일 국내 은행 대표와의 간담회에서 "금리 상승기에는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며 "은행들의 지나친 이익 추구에 대한 비판 등 오해의 소지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이 가장 먼저 응답했다. 신한은행은 6월 말 연 5%가 넘는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하는 대출자의 금리를 1년간 연 5%로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전세대출 금리도 0.3%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

주가도 반응했다. 이 원장이 경고한 날 신한지주 주가는 3만9600원에서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전일(3만4650원)까지 12.5% 하락했다.

신한지주를 시작으로 4대지주 모두 대출 금리 인하 조치를 시행했다. 주가도 정직하게 답했다. 같은 기간(6월 21일~7월 18일) KB금융 13.2%(5만800원→4만4050원), 하나금융지주 15.6%(4만2200원→3만5600원), 우리금융 12.4%(1만3300원→1만1650원)씩 떨어졌다.

실제 금리 인하 혜택을 누리는 고객은 소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금융당국의 메시지에 시장 논리가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자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 이슈도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지자 금융당국이 선제적으로 대손충당금을 적립할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올해 대손충당금 부담이 늘면서 순이자이익 증가 규모에 비해 지배순이익과 주당배당금(DPS)의 상승폭이 기대에 못 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신 경기 침체 우려가 커져도 선제적 충당금 적립으로 은행의 여신 건전성 우려는 한층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 은행주는 경기 침체 불확실성, 높은 대출금리에 대한 비판 여론과 규제 리스크로 어느 때보다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다만 이러한 요인들이 제한할 이익 규모보다 주가가 훨씬 크게 하락하면서, 대부분의 은행주는 2021년 이후 최저 수준에 근접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 확대와 무위험이자율 상승 등을 반영해 커버리지 은행주의 목표주가를 하향한다"며 "다만 주가는 대내외 불확실성을 과하게 반영하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하방경직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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