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 판문각 앞에 잡초 무성…북한군 경비 안 서
남북정상 대화 나눈 '도보다리'는 지반 침하로 보수 중
적막감 흐르는 판문점 |
(파주·서울=연합뉴스) 공동취재단 박수윤 기자 =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선 장맛비가 걷힌 맑은 날씨 속에 북쪽이 또렷하게 보였다.
19일 통일부·국방부 공동취재단이 방문한 경기도 파주 판문점은 적막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2018년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때만 해도 평화가 잉태되는 공간으로 부각됐던 곳이지만, '하노이 노딜' 이후 내리막길을 걷는 남북관계를 그대로 보여주는 듯했다.
판문점 민간인 견학은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지난 1월 18일 중단됐다가 반년만인 지난 12일 재개됐다.
적막감 흐르는 판문각 |
공동취재단은 견학 재개 상황을 취재하기 위해 버스로 캠프 보니파스에 진입했다. 캠프 보니파스는 1976년 8월 18일 북한군의 '도끼 만행사건' 당시 희생당한 미 2사단 아서 보니파스 대위의 이름을 따서 명명된 JSA 경비대대다.
고요한 북한 기정동 마을 |
버스에서 내려 도착한 곳은 JSA 3초소.
초소에서 바라본 기정동 마을 너머로 어렴풋이 개성공단이 보였다. 2016년 2월 가동이 전면 중단된 개성공단 옆에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있던 자리가 공터로 남아 있었다. 북한은 2020년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아 공동연락사무소를 일방적으로 폭파해버렸다.
취재진을 안내한 그리프 호프만 유엔군사령부 국제정치담당관(공군 중령)은 개성공단 재개 움직임이 있냐는 질문에 "최근 일련의 활동이 있었지만, 어떤 활동이 있었는지 저희가 정확히 알 수는 없다"고만 했다.
기정동 마을과 개성공단 |
이어 취재진은 JSA의 상징적 하늘색 건물인 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실(T2) 쪽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남북 군인이 최근접 거리에서 경계근무를 서는 곳이지만 평소와 달리 북측 판문각 계단에는 북한군이 나와 있지 않았다. 건물 앞에는 잡초마저 무성하게 자라 있었다.
취재진의 관심은 2019년 11월 탈북어민 2명의 북송이 이뤄졌던 공간으로 모였으나 이에 대해 유엔사의 별다른 설명은 없었다.
판문점 군사분계선 |
코로나19 발생 이후 북한 군인들은 판문각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며 부득이한 경우 방호복을 껴입고 나온다고 했다. 이날도 취재진을 촬영하는 북한 군인들의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카메라 든 북한군 |
호프만 중령은 "코로나가 터지기 전에는 북한 인원들이 이쪽까지 나와서 우리가 어떤 활동을 하는지 감시하고, 북측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바라보는 모습도 자주 있었다"며 "그런데 코로나 이후에는 북한군도 우려가 커서인지 판문각 밖으로 일절 나오지 않는다. 발코니에서 내다보거나 망원경으로 보는 것 외에는 없다"고 설명했다.
도보다리는 판문점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T2)과 중립국감독위원회 캠프 사이의 습지 위에 설치된 50m 길이의 작은 다리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4월 27일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며 정상회담의 상징적인 장소가 된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습지 위에 만들어진 탓에 지반 침하가 발생해 지난해 가을부터 보수 공사에 들어갔다.
도보다리 앞 경계근무 |
기자들이 캠프 보니파스로 돌아오는 동안 유엔사 측은 2015년 발생한 목함지뢰 사건이 발생한 곳을 가리켰다.
북한군이 매설한 목함지뢰에 우리 장병 두 명이 다리가 잘리는 등 크게 다쳤다.
호프만 중령은 "JSA는 대화의 장으로 의도한 곳이지만 항상 위험이 상존하는 지역"이라고 언급했다.
이번에 재개된 판문점 일반 견학은 1일 1회(오후 3시), 회당 최대 40명, 주 4회(화·수·금,·토) 운영된다.
견학 재개된 판문점 취재하는 내외신 기자들 |
cla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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