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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 (수)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야놀자, 끊임없는 갑질 논란…코스닥 넘보지 못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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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성과 및 시장평가 등 상장요건 까다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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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숙박 예약 플랫폼 야놀자가 쿠폰 발행으로도 숙박업주들을 착취한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윤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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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윤정원 기자] 여행·숙박 예약 플랫폼 야놀자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숙박업주들을 착취한다는 비판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기존 대표 논란거리였던 과도한 광고비와 수수료 책정뿐만 아니라 쿠폰 발행으로도 이른바 갑(甲)질을 지속한다는 지적이다. 야놀자가 사업확장에 나서고 있는 시점에 가맹점주들의 불만이 지속하며 기업에 대한 신뢰도는 낮아지는 분위기다.

◆ 10%대 수수료에 광고비까지…쿠폰 발행도 야놀자 '입맛대로'

제휴 숙박업소 2만5000개, 국내 시장 점유율 70%에 달하는 야놀자는 현재 제휴점들로부터 예약 건당 10%대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제휴 숙박업소들은 수수료에 더해 최대 몇백만 원 수준의 광고비를 별도로 지불한다. 특가 카테고리 등 일정 이상의 광고비를 지불한 제휴점이 야놀자 앱 화면에 우선 노출되는 구조로, 숙박업소 입장에서는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야놀자에 광고비를 울며 겨자먹기로 낼 수밖에 없다.

수수료와 광고비에 대한 점주들의 불만이 이는 가운데 배보찬 야놀자 대표이사는 지난해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하기도 했다. 의원들의 질타에 당시 배 대표이사는 "쿠폰과 관련된 상품이 다양하고, 계약서 상 광고비용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이 존재한다"고 설명하며 "그 부분과 관련해서는 제휴 점주와 대화를 통해서 상품에 반영할 것이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만나 대화하려는 노력도 지속할 것"이라고 개선 의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점주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오히려 기존에 없던 예약 취소 수수료까지 생겼다는 토로다. 야놀자는 지난해 10월부터 업주 사정으로 예약을 취소하면 9.9%의 수수료를 업주들이 물도록 했다. 숙박업주가 다수의 온라인여행플랫폼(OTA)과 제휴했을 경우에는 동일한 객실이 중복으로 예약되는 경우가 왕왕 있다. 하지만 야놀자는 업주의 확인 및 승인 과정 없이 예약이 완료되는 구조다. 야놀자가 OTA 특성을 이용해 취소 수수료를 취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야놀자에 대한 업주들의 불만은 쿠폰에서도 불거진다. 야놀자는 현재 광고비로 지출한 10~25% 수준의 액수를 점주들에게 리워드로 지급한다. 해당 액수 내에서 쿠폰을 발행할 수 있는 구조다.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쿠폰 가격에 응당하는 값이 아닌 최소 4배의 광고비를 지불해야만 쿠폰 발행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꿀스테이, 호텔가 등 여타 여행·숙박 예약 플랫폼은 숙박업주들이 쿠폰을 마음대로 발행할 수 있도록 한다. 시장 점유율과 인지도가 낮지만 실상 업주들이 소비자들에게 더욱 합리적인 가격으로 숙소를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인 셈이다.

C 숙박업체 점주는 "야놀자는 초특가가 아니다. 야놀자 쿠폰은 업주가 4배가량 비싸게 구매해야 하는 구조"라면서 "진짜 초특가 숙소는 오히려 인지도가 낮은 플랫폼에서 찾을 수 있다. 업주 입장에서도 당연히 부담이 덜한 곳에서 숙소를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지 않겠나.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소비자들을 기만하는 행위는 사라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더욱이 광고비 내에서의 쿠폰 지급 비율 기준도 모호하다. 지난 2월 23일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약서에 쿠폰 비율을 기재하도록 했으나 상품이 워낙 다양해 업주 입장에서는 여전히 쿠폰 지급 비율을 명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 W 숙박업체 점주는 "월 200만 원정도는 광고해야 25% 리워드가 지급되는 것으로만 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야놀자 관계자는 "상품 별로 가격 및 환급 비율이 상이하다. 제휴점 별로 속해있는 지역에 따라 광고비 단가도 일부 조정되므로, 200만 원 미만 상품의 경우도 25%를 환급받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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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놀자는 나스닥 상장을 추진 중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야놀자가 올해 말 안에는 상장한다는 관측이 불거졌으나 최근에는 상장 시기가 연기될 수 있다는 견해가 힘을 얻는다. /야놀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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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침체 지속…"해외시장 경쟁력 확보 관건"

야놀자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3748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매출(2888억 원) 대비 29.8% 늘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536억 원으로 전년(109억 원)보다 392% 상승했다. 2년 넘게 장기화하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야놀자는 성장세를 이어갔다. 야놀자는 "지속가능한 성장전략을 바탕으로 시장 변화에 선제 대응하고, R&D 역량 강화와 인재 육성을 위한 투자 확대가 성장의 배경"이라며 "앞으로도 혁신 기술을 활용한 플랫폼과 솔루션 사업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야놀자는 수익 극대화를 위해 저조한 실적을 내는 부문은 정리 수순을 밟는 모양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야놀자는 최근 내부에서 야놀자씨앤디를 매각하기로 방향성을 잡고 검토에 들어갔다. 야놀자씨앤디는 야놀자가 지분 100%를 보유한 건설·시공 계열사다. 야놀자씨앤디의 실적은 2019년 이후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매출은 2019년 564억 원에서 2020년 506억 원, 지난해 464억 원으로 감소했다. 순이익은 2019년 58억 원 적자, 2020년 24억 원 흑자, 지난해 54억 원 적자 등을 기록했다.

야놀자 관계자는 "당사는 플랫폼과 공간 솔루션 사업에 집중할 예정인 바, 본 사업에 직접적인 시너지가 나지 않는 사업에는 역량을 집중하지 않는다는 방향성을 갖고 있다"면서 "매각을 비롯한 여러 방안을 고민 중이다. 통상 일반 기업들은 가치가 없더라도 억지로 매출을 만들려고 하는 반면 당사는 내실을 다지고 진성 매출, 가치있는 매출을 높여 더 탄탄한 성장을 하는 데 집중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야놀자는 성장 가도에 박차를 가하고자 IPO(기업공개)도 추진 중에 있다. 야놀자는 앞서 지난 2020년 한국 상장을 목표로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하지만 5조 원이라는 낮은 몸값 책정과 지지부진한 IPO 진행 속도, 까다로운 코스닥 상장 요건 등으로 인해 현재는 나스닥으로 행선지를 돌린 상태다. 상장 주관사는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다. 다만, 나스닥 행을 감내하기에도 시장 상황이 녹록지는 않다. 글로벌 금리 인상 본격화에 지속되는 우크라이나 전쟁, 인플레이션 심화와 경기 침체까지 시장은 한껏 위축돼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스닥 시장 상장요건은 주식분산요건, 경영성과 및 시장평가, 감사의견, 경영투명성, 질적 조건을 모두 갖춰야 하는 등 상당히 까다롭다. 반면 나스닥은 자본, 순이익 등의 요건에 있어서도 느슨한 편"이라며 "소비자와 가맹점주들이 향후 야놀자를 외면한다면 재정 부문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다. 야놀자가 나스닥 행을 고려하고 있는 것은 당사의 오롯한 선택이라고만 볼 수 없다"고 해석했다.

상장과 관련해 야놀자 측은 말을 아끼고 있다. 관계자는 "상장과 관련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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