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헌민주당·공산당, 자민당과 관계 추궁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통일교 산하단체 천주평화연합 등이 지난해 9월 주최한 행사 ‘신통일한국 안착을 위한 싱크탱크 2022’ 출범식에 이은 희망전진대회에서 영상 연설을 하고 있다. 공식 유튜브 채널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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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전 총리의 피격 사망 충격이 가시자 일본인들의 관심이 집권 자민당과 통일교(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의 유착설로 옮겨가고 있다. 아베 일가를 비롯한 자민당 보수 정치인들의 통일교와의 깊은 관계가 연일 언론에 보도되면서다. 아사히신문은 26일 통일교 및 우호단체와 접점이 확인된 정치인 명단을 실었다.
자민당은 “조직적 관계는 없다”고 부인했지만, 야당은 자민당의 약점을 놓치지 않겠다고 벼르고 있다.
자민당 간사장, "조직적 관계 없다" 일축
모테기 도시미쓰 자민당 간사장은 26일 기자회견에서 자민당과 통일교의 관계에 대해 “조직적 관계가 없는 것을 확실히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별 국회의원에게도 (통일교와의 관계에 대해) 엄정하고 신중해야 한다고 주의를 촉구한다”고 했다.
이달 8일 아베 전 총리 사망 직후부터 통일교와 자민당의 유착설이 제기됐지만, 뒤늦게 선을 그은 것이다. 하지만 다소 늦은 것으로 보인다. 아베 일가는 물론 호소다 히로유키 중의원 의장 등 거물급 정치인까지 통일교와 연루된 사실이 최근 보도되면서 여론의 시선이 차가워졌기 때문이다.
모테기 도시미쓰 자민당 간사장이 지난 10일 참의원 선거 당시 당사에서 회견하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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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소다 중의원 의장도 통일교 단체 행사 참석해 축사
니혼TV, 후지TV, TBS 등 일본 주요 민영방송은 25일 "호소다 의장이 2019년 10월 통일교 우호단체가 나고야시에서 주최하고 한학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총재가 참석한 행사에서 축사를 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자민당 최대 파벌 호소다파(현 아베파)의 회장이었던 호소다 의장은 축사에서 “오늘의 성공적 회합을 아베 총리에게 조속히 보고하고 싶다. 한학자 총재의 제창으로 성사된 오늘 행사는 매우 의미가 깊다”고 축하했다.
아베 전 총리의 동생인 기시 노부오 방위장관이 26일 기자회견에서 통일교에서 선거 지원을 받은 사실을 인정한 것도 기름을 부었다. 기시 장관은 “구체적으로는 모르지만, 자원봉사자 모집 등에서 도움을 받은 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통일교와 관계를 끊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호소다 히로유키 일본 중의원 의장(당시 호소다파 회장)이 지난 2019년 10월 통일교 우호단체가 나고야시에서 주최하고 한학자 총재가 참석한 행사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통일교 관련 iPeace TV 영상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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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통일교 피해 신고센터 발족하고 정치 쟁점화
야당들은 공세를 시작했다. 입헌민주당은 25일 통일교의 포교 행위 피해자를 돕는 피해대책본부를 출범시켰다. 본부장을 맡은 니시무라 지나미 간사장은 “통일교가 많은 피해를 낸 것은 간과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언론인 시절 통일교 문제를 취재한 아리타 요시오 참의원 의원은 “통일교가 반사회적 행위를 하고 있다면 종교 법인격을 잃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일본공산당도 최근 통일교 관련 의혹을 캐는 팀을 꾸리고, 국회 차원에서 추궁할 채비를 하고 있다.
아사히 "국회의원이 통일교와 관계 맺으면 활동 보증"
아베 전 총리를 총으로 쏘아 살해한 야마가미 데쓰야는 자신의 어머니에게 과도한 헌금을 요구한 통일교에 원한을 품고 아베 전 총리를 노렸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이후 통일교 행사에서 축사를 하고 선거 지원을 받는 등 통일교와 관계를 이어온 정치인의 명단이 줄줄이 보도됐다. 현역 의원 중 112명이 통일교와 연루됐으며, 그중 98명이 자민당 소속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parisc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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