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데사항서 러의 침공 후 첫 출항
글로벌 인플레 압력 줄어들 듯
튀르키예(터키) 국방부는 1일 옥수수 2만6000 t을 실은 우크라이나 화물선 ‘라조니’호가 남부 오데사항(港)에서 레바논으로 떠났다고 밝혔다.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이 내내 흑해를 봉쇄하면서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길이 완전히 막혔지만 이날 처음으로 수출선이 다시 출항한 것이다. 앞서 지난달 22일 우크라이나, 러시아, 튀르키예, 유엔은 곡물 수출길을 다시 열기로 합의했다.
그간 오데사항에 발이 묶였던 또 다른 곡물 수출선 16척도 추가로 출항할 예정이어서 총 500만 t의 곡물이 전 세계에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A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의 침공 이후 오데사항에 쌓여 있던 곡물은 2200만 t에 달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세계 식량가격지수 또한 3개월간 계속 하락했다고 지난달 31일 전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주요 농산물 55개 항목 가격을 토대로 산출하는 식량가격지수는 2014∼2016년 평균치를 100으로 정한다. 이 지수는 러시아의 침공 직후인 올 3월 159.7까지 치솟았다가 4월 158.4, 5월 157.9, 6월 154.2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 특히 현재 밀 선물가격은 침공 당일인 2월 24일 수준까지 내려왔고 옥수수 선물가격도 올 들어 가장 낮았다.
식량가격 안정은 현재 세계 경제를 짓누르고 있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줄여주는 데 큰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미 투자은행 JP모건은 올 2분기(4∼6월) 13%에 달했던 세계 농산물 가격 상승률이 올 4분기(10∼12월)에는 5.5∼6.0%로 상승세가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전 세계 물가 상승률은 1.5%포인트 하락하고, 특히 신흥시장의 물가 오름세는 2.0%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러시아가 흑해를 다시 봉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폭염을 비롯한 세계적인 이상 기후가 식량난을 부추길 것이란 우려도 끊이지 않는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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