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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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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에 더 큰 놈이 온다... 넷플릭스 ‘카터’ vs 디즈니+ ‘프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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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디즈니+, 여름 액션 대작 동시 공개]

디즈니+ ‘프레이’

외계 전사에 맞선 美 원주민 소녀

영화 ‘프레데터’ 시리즈 기원 다뤄

넷플릭스 ‘카터’

남·북·미 정보 당국 얽힌 추격전

1인칭 슈팅액션게임 같은 몰입감

조선일보

디즈니+의 여름 액션 대작 '프레이(Prey)'. '프레데터' 시리즈의 기원으로 돌아가는 프리퀄 영화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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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대작 싸움으로 뜨거운 건 극장가만이 아니다. 세계 1, 2위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넷플릭스와 디즈니+는 지난 5일 액션 대작 ‘카터’와 ‘프레이’를 각각 공개했다. 공개와 동시에 자신의 플랫폼에서 세계 순위 3위(플릭스패트롤 기준)에 올랐다.

두 영화는 각자 올라탄 플랫폼의 성격을 반영하듯 개성적이다. 넷플릭스의 강점이 신선한 소재와 겁없는 실험을 통한 혁신에 있다면, 세계 최고의 제작 노하우와 콘텐츠의 탄탄한 기본기는 디즈니의 장점. 덕분에 시청자들에겐 골라보는 재미가 있는 여름이 됐다.

◇외계 ‘프레데터’에 맞선 소녀, 디즈니+ ‘프레이’

조선일보

전투로 불타는 숲속을 연기와 재가 뿌옇게 뒤덮고, 원주민 소녀 뒤로 최강의 외계 전사가 다가온다. 디즈니+의 여름 액션 대작 ‘프레이’는 지금껏 6편이 나왔던 영화 ‘프레데터’ 시리즈의 기원을 다룬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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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의 ‘프레이(Prey)’는 정글에서 벌어지는 외계인 전사와 특수부대원 아널드 슈워제네거의 대결을 그렸던 흥행 영화 ‘프레데터’(1987) 시리즈의 기원에 해당하는 이야기. 300여 년 전 북미, 코만치족 소녀 ‘나루’(앰버 미드선더)는 맹수에게 물려간 부족민 청년을 구하려는 전사들의 원정에 따라나선다. 나루는 여느 맹수와는 차원이 다른 위협적 존재의 흔적을 보지만, 남자들은 그 말을 무시한다. 거대한 불곰의 등뼈도 부러뜨리고 백인 밀렵꾼들의 총탄도 비웃는 외계 전사의 손에 남자들은 하나둘 쓰러져 가고, ‘먹잇감(prey)’이라 여겨졌던 소녀 나루만이 살아남아 오직 자신의 전투 기술과 지혜로 최강 ‘포식자(predator)’에 맞선다.

주인공 나루 역의 앰버 미드선더는 할리우드에 드문 원주민계 배우이고 영화 속 원주민들의 대화는 실제 코만치족 언어. 원주민계, 그것도 여배우가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의 액션물 주인공을 맡은 것은 이례적인 일로, 미드선더는 이 역할을 깔끔하게 소화해낸다.

사회적 제약과 편견을 깨고 성장하는 여성을 주인공으로 먹잇감과 포식자의 지위를 뒤집는 전복적 서사, 더 강한 생물과 싸워 이기는 것이 유일한 목적인 외계 전사 프레데터의 세계관을 명확히 정리해낸 이야기가 모두 호평받고 있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으로 잔혹한 액션의 완성도도 높다. 외신들은 “이 놀라운 작품을 극장에서 볼 수 없다는 건 영화산업 전체에 심각한 손해”(콜라이더)같은 반응을 내놓으며 아쉬워한다.

디즈니와 20세기폭스 합병 이전 20세기폭스 스튜디오가 제작했던 영화로, 이전 폭스의 ‘프레데터’ 시리즈 6편도 모두 디즈니+에서 볼 수 있다.

◇1인칭 슈팅게임 닮은 액션, 넷플릭스 ‘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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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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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의 ‘카터’는 오랜만에 나온 한국 제작 넷플릭스 오리지널 액션 영화. 정체 불명의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세계, 피바다가 된 호텔방에서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른 채 깨어난 남자 ‘카터’(주원)는 귓속에서 들려오는 알수 없는 목소리에 따라 치료제를 만들 수 있는 혈청을 가진 소녀를 찾아 북한의 시설로 데려가려 한다. 그것만이 자기 기억을 되찾고 아내·딸을 살리는 유일한 길. 남북한 정보 당국과 북한 쿠데타 세력에 미 중앙정보국(CIA)까지 모두가 얽혀 쫓고 쫓기며 싸움을 벌인다.

김옥빈 주연 ‘악녀’(2017)로 프랑스 칸 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받았던 정병길 감독이 연출했다. 숨돌릴 틈없이 쏟아붓는 피·칼·총알·폭탄의 엄청난 물량으로 눈과 귀를 압도한다. 카메라가 주인공 1인칭 시점으로 이동하며 시작부터 끝까지 이어 찍은 듯 보이게 하는 ‘원 테이크(one take)’ 편집이 ‘배틀그라운드’같은 게임의 흐름을 쏙 빼닮았다. 영화로 1인칭 슈팅(FPS) 게임의 몰입감을 어디까지 따라할 수 있을지 한계까지 밀어붙이는 셈이다.

화면이 주인공 시선을 따라 이동하기 때문에, 건물 유리창을 깨며 뛰어들거나, 모터바이크·자동차·헬리콥터·폭주열차 등을 건너 뛰어다니며 벌이는 액션이 현란해 사람에 따라선 멀미를 느낄 수도 있다.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액션을 보여주는 것이 목적임을 숨기지 않는 영화. 줄거리가 자주 갈피를 잃고 이리저리 흩어지는 건 피할 수 없다. 때때로 사람의 벗은 몸을 맥락없이 전시하고, 슈팅게임에서 약한 적을 끊임없이 죽이듯 보여주기만을 위한 유혈 장면이 이어지는 것도 감독의 이전 영화들과 닮았다. 영화에 대한 반응도 호오가 분명히 갈리고 있다.

[이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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