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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박용진 “셀프공천 단어 사라질 것”… 李겨냥 ‘사당화 방지’ 공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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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당대표 경선 변곡점 될까

박 “앞으로 셀프공천 단어 사라질 것”

최고위 권한 강화 등 견제 장치 마련

非명계 “반성할 쪽이 기세등등” 지지

강훈식, 봉하마을 찾아 盧 묘역 참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박용진 의원이 8일 이른바 ‘사당화 논란’을 고리로 비이재명계 결집에 나섰다. 첫 경선 지역인 강원·대구·경북과 제주·인천에서 이재명 의원이 압도적으로 득표하며 대세론을 확인했지만, ‘비명’ 결집을 통해 국민 여론조사와 다른 지역 투표에서 변곡점을 만들어보겠다는 의도다. 초반 승기를 잡은 이 의원은 이날 공개 일정을 잡지 않았다. 다만 대변인 명의로 “이기는 민주당에 대한 국민 기대를 반드시 실현하겠다”는 논평만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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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박용진 당 대표 후보가 8일 국회 소통관에서 사당화 방지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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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사당화 방지 혁신안’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공천 등에서 당대표 권한을 축소하는 내용이 골자다. 박 의원은 “앞으로 민주당에서 ‘셀프공천’이란 단어는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 견제구다. 앞서 이 의원은 TV토론에서 “의견을 나눈 바 있지만, 당의 시스템을 해친 적은 없다”는 취지로 답했지만, 결국 자신이 임명한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에게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셀프공천 논란이 일었다.

이 의원 강성 지지층의 ‘기소와 동시에 당직자의 직무를 정지할 수 있다’는 당헌 80조 폐지 요구에 대해서도 명확한 반대 입장을 재차 밝혔다. 박 의원은 “차떼기 정당 후신만도 못하게 우리 당 당헌·당규가 개정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박 의원 지지모임, ‘김대중 노무현 정신 회복 운동본부’도 일동 명의의 성명서를 내 “당헌 80조는 부정부패에 엄격하고 단호한 민주당다움을 나타내는 조항이다. 논의 그 자체부터 민주당 수치”라는 입장을 냈다. 당헌 80조를 두고서는 이 의원 측에서도 부담이 적지 않다. 개정이 이뤄진다면 말 그대로 ‘방탄용 당대표’라는 여권 프레임에 빠질 수 있어서다. 이 의원 측은 일부 당원의 당헌 개정 요구에 대해 “노코멘트”라고 했다.

이외에도 박 의원은 최고위원회 권한 강화·독립적 인사위원회 설치 공약을 내세웠다. 모두 당대표 권한은 줄이겠다는 약속으로 친명계 일색 지도부가 꾸려질 것에 대한 견제로도 해석된다.

또 이날 박 의원 지지모임인 ‘불평등 해결을 위한 포용과 연대회의’ 발대식에는 비이재명계 정치인인 김철민·이상민·송갑석·윤영찬 의원이 참석했다. 김 의원은 “박 의원은 선거의 유불리를 떠나 잘못된 것을 정확히 지적하고 있다”고 했다. 이상민 의원도 “지금 반성을 해야 되는 그룹이 오히려 기세등등하다”고 말했다. 박 의원 측 관계자는 “이 의원에 대항해서 목소리를 내는 후보는 박 의원뿐”이라면서도 “비명으로 분류되는 정치인들 중에 앞으로도 적잖은 반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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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당 당 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인천 지역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오른쪽부터), 박용진, 강훈식 당 대표 후보가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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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의원은 이날 별다른 공개 일정은 잡지 않은 채 9일 예정된 당대표 후보자 토론을 준비했다. 대신 윤석열정부 실책을 질타하는 한편, 대변인 명의로 “이 의원은 박·강 두 분의 젊고 능력 있는 민주당의 새로운 리더들과 함께 유능한 민주당, 이기는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논평을 냈다. 최대한 실점은 피하되 포용성은 보이는 ‘부자 몸조심’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3위 강훈식 의원은 이날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경남 당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또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에서 보수 집회에 맞서 이른바 ‘평화 시위’를 하는 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을 만났다. 친노·친문 당원 표심 잡기에 나선 셈이다.

김현우 기자 wit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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