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딥마인드, 인공지능 알파폴드2 개발
지난달 말 2억개 3D 데이터베이스 공개
신약 개발 등 생명공학 연구에 획기적 토대
한국인 백민경 박사, 더 성능 뛰어난 로제타폴드 개발해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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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이세돌 9단을 이긴 인공지능(AI) 알파고로 잘 알려진 구글 자회사 딥마인드가 또다시 ‘사고’를 쳤다. 2020년 11월 ‘단백질’의 구조를 예측하는 AI ‘알파폴드2(AlphaFold2)’를 개발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마침내 지구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형태인 2억개에 달하는 단백질 구조가 담겨 있는 3D 데이터베이스(DB)를 공개한 것이다. 사람은 물론 지구상 거의 모든 동물, 식물, 박테리아 및 기타 유기체 등에서 발견된 단백질의 구조가 담겨 있다. 단백질 구조 분석은 그동안 의학, 생명공학, 화학 등 단백질을 다루는 모든 과학자들에게 큰 숙제였다. 기존에도 X선 결정법이나 저온전자현미경법(Cryo-EM) 등의 실험 결과를 이용해 단백질의 구조를 직접 분석할 수는 있다. 그러나 하나의 단백질 구조 분석에만 수십 일에서 수년까지 걸렸다.
알파폴드2는 수분~수시간이면 뚝딱 해치운다. 먼저 그동안 축적된 단백질 구조 데이터와 아미노산 배열을 학습한 후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아미노산 서열로부터 구조를 예측해내는 방식이다. 알파폴드2가 개발되기 전까지 인간의 힘으로 구조를 밝힌 단백질의 개수는 고작 17만개, 전체 단백질 구조의 0.085%에 불과했었다. 알파폴드2는 1년이 좀 넘는 기간에 나머지 99%의 단백질 구조를 혼자서 밝혀낸 것이다. 패턴 예측에 능한 AI의 특성을 가장 잘 살려 인류의 과학기술 개발사에 새로운 장을 열 수 있는 토대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동안 난제인 데다 시간도 오래 걸렸던 단백질 구조 파악을 빠르고 손쉽게 끝냄으로써 이를 통해 질병 원인 파악·치료제·백신 개발, 플라스틱 분해 효소 개발, 희귀 유전 질환 치료, 동식물 종자 개량 등 생명공학 연구를 좀 더 신속·정확하게 진행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로제타폴드’는 또 다른 단백질 구조 예측 AI다. 알파폴드2보다 한층 더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고 있다. 9월 서울대 생명과학부 조교수로 부임하는 백민경 전 박사후연구원 등 미 워싱턴대 단백질디자인연구소팀이 알파폴드2의 코드를 바탕으로 개발했다. 알파폴드2보다 자세하고 효율적으로 유기체 단백질 구조에 대한 3D 예측 모델을 제공한다는 호평 끝에 지난해 12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로부터 올해 최고의 혁신 연구 성과로 선정됐다.
백 전 연구원은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폴드2에 대한 얘기를 듣고 DB 공개를 기다리다가 우리가 한 번 만들어 보자고 해 연구를 시작했었다"면서 "앞으로 국내에서도 연구를 계속해서 업그레이드시킬 계획이며, 단백질 이외의 다른 분자들과의 상호 작용을 파악하는 쪽으로 연구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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