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소비자물가 시차 두고 반영
우크라 사태·폭우 영향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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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문제원 기자] 국제유가가 떨어진 영향으로 수입물가가 3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향후 인플레이션 완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지 관심사다. 수입물가가 떨어지면 국내 생산자물가지수(PPI)가 하락하고, 이는 시차를 두고 다시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인플레 상승 압력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우크라이나 사태가 지속되는 데다 최근 기록적인 폭우로 농산물 가격이 치솟아 국내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수입물가가 석달 만에 내림세로 전환한 것은 국제유가와 곡물가격 하락의 영향이 컸다. 지난달 월평균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103.1달러로 전월보다 8.9% 떨어졌다. 올해 1월 배럴당 83.5달러였던 두바이유 가격은 3월 110.9달러로 100달러선을 돌파했다. 이후 6월 평균 113.3달러까지 고공행진하다가 7월 103.1달러로 한풀 꺾이면서 4월(102.8달러) 수준으로 내려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급등한 국제곡물 가격도 수출 재개에 힘입어 진정되는 분위기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7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전월보다 8.6% 하락한 140.9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2008년 10월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수입물가를 끌어올리던 국제유가 등이 떨어지면서 7월 수입물가지수 뿐 아니라 수출물가지수도 하락세를 나타냈다. 7월 수입물가지수는 153.49(2015=100)로 전월대비 0.9% 하락해 3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수출물가지수도 129.76으로 전월대비 2.1% 내려 7개월 만에 하락세를 나타냈다. 다만 지난해 7월과 비교하면 각각 27.9%, 16.3% 높은 수준이다.
서정석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광산품, 석탄·석유 제품 등이 내리면서 수입물가지수가 떨어졌다"며 "수출물가가 하락한 주요 요인도 국제유가"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입물가 하락은 향후 소비자물가 하락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입물가가 다소 꺾이면서 국내 소비자물가도 정점에 가까워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의 물가 상승률 둔화와 국제유가 하락 등 일부 긍정적인 신호도 나오고 있다"면서 "물가 상승세는 9~10월을 정점으로 안정세를 찾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를 넘을 것이란 전망에 대해 "돌발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추석을 지나면서부터 서서히 오름세가 주춤해지고 9월 또는 늦어도 10월에는 정점을 찍고 하락세로 갈 것"이라며 "다만 최근 폭우 등이 농작물 작황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는 조금 더 점검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원유 의존도와 수입 비중이 크기 때문에 유가가 안정세를 보일 경우 생산자, 소비자물가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추석이 끝나고 하반기에는 물가가 안정세를 찾아갈 것으로 보이지만 우크라이나 사태 등 국제적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기 때문에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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