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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레터 이브닝(8/12) : "이십몇 년 수감 안 맞다" → "사면 제외"…또 빠진 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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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에 보는 뉴스 요약, 스브스레터 이브닝입니다.

윤석열 정부의 첫 특별사면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이명박·김경수 안 되고 이재용 됐다'고 할 수 있죠. '민생'을 특별사면의 기조로 로 내세우면서 정치인은 모두 제외됐네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에 대해서는 최근 며칠 사이에 기류가 확 바뀌었는데요, 윤석열 대통령이 불과 두 달 전에는 "이십몇 년을 수감생활을 하게 하는 건 안 맞지 않습니까?"라면서 사면을 당연시하는 말을 했으니까요. 윤 대통령에 대한 낮은 지지율의 유탄을 이명박 전 대통령이 맞은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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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복권, MB·김경수 제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반면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 정치인들은 특사 명단에서 다 빠졌네요. 이번 특별사면의 기조가 '민생과 경제회복 중점'였기 때문에 빠졌다고 하죠. 윤석열 대통령이 특별사면안 의결을 위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기조를 설명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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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면을 통해 장기간 지속된 코로나로 어려운 서민들의 민생을 안정시키고, 중소기업인과 소상공인을 비롯해서 서민과 우리 사회의 약자들이 재기할 수 있도록 기회와 희망을 드리고자 합니다.
사면의 대상과 범위는 어려운 경제를 극복하기 위해 각계의 의견을 넓게 수렴해서 신중하게 결정했습니다. 이번 특별사면으로 국민 모두가 힘을 모아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윤 대통령은 정치인 배제 이유를 설명하지는 않았는데요, 한동훈 법무장관이 광복절 특사를 발표하면서 잠깐 언급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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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과 공직자를 사면에 포함하지 않은 것은 현시점에서 우리 사회에 시급하고 중요한 현안이 국민 민생경제라는 점을 고려한 것입니다.


윤 대통령이나 한 장관이나 '민생'을 앞세워 특별사면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는 게 공통점이네요.

복권된 이재용 부회장은 복권 발표되는 순간에도 법정에 있었는데요, 회계 부정 등 혐의 재판이 열리는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했죠. 이 부회장 외에 기업인으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특별사면과 복권 대상에 이름을 올렸고요,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과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도 사면 대상에 올랐네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등도 사면 대상으로 거론됐지만 명단에는 없네요.

지지율로 MB 사면 판단 바뀌었나?



두 달쯤 전인 지난 6월 9일 윤석열 대통령의 출근길 문답을 볼까요.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을 예고하는 듯한 말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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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후보 시절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이 필요하다고 하셨는데 그 생각은 여전히 유효하신지요?
◆ 윤 대통령: 이십몇 년을 수감 생활하게 하는 건 안 맞지 않습니까? 과거의 전례를 비춰서라도.


'전례'를 언급했는데요, 전직 대통령들이 구속 수감되더라도 단기간에 사면으로 풀려났던 '전례'와 비교해 보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수감 기간이 너무 길다는 얘기죠.

이 전 대통령은 횡령과 뇌물 등 혐의로 징역 17년을 선고받아 복역하다 지난 6월 형집행정지로 일시 석방된 상태죠. 만기 출소한다면 2036년이고요, 그때 이 전 대통령 나이는 95세가 되죠. 고령과 건강 문제, 전직 대통령 예우, 정권 교체 등의 이유로 사면이 당연시 되는 분위기였죠. 불과 며칠 전까지도 그랬죠.

근데 윤 대통령 휴가 이후 기류가 바뀌었는데요, 판단이 바뀔 만한 변화로는 지지율 밖에 없죠. 정치인 사면을 강행할 경우 20%대의 저조한 국정 운영 지지율에 더욱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이네요.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한 여론조사는 줄곧 부정적이었는데요, 최근에도 반대 의견이 절반을 넘는다는 여론조사가 나왔거든요.

윤 대통령 지지율이 취임 석 달 만에 20%대로 내려간 상황에서 반대 여론이 많고 추가 논란을 낳을 수 있는 정치인 사면을 단행하면 국정 운영에 부담이 가중된다는 판단을 했겠죠. 대통령실 관계자가 기자들에게 "사면이 국민 통합을 위한 것이 아닌, 국론 분열의 요인이 돼서는 안 된다는 판단"이라고 정치인 배제 배경을 설명하고 있는데요, 이런 설명도 지지율과 관련돼 있다고 보이네요.

"사면 구걸 말라"고 하지만 속으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을까요. 며칠 전 사면이 물 건너갔다는 뉴스가 나온 뒤 친이계 좌장인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이 이 전 대통령 반응을 여러 언론에 전했는데요, 겉으로는 서운해하지 않는다고 해요.

이 고문은 YTN '뉴스큐'에 출연해서 "(이 전) 대통령이 '지금 중요한 게 국가가 안정되고 당이 안정돼야 하는데 내 문제로 그것에 지장이 가서야 되겠느냐. 그렇다면 나는 안 해도 좋다'고 했다. '어려운 때에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도움이 된다면 나는 사면 안 해도 좋다'는 말씀을 했다"고 전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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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8일 3개월 형집행정지 직전에는 "절대 정권에 나를 특사해달라는 구걸을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하고요, 지난해 12월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2022년) 특사를 앞둔 시점에는 "문 정부가 (문 대통령의 정치적 후계자로 꼽히는)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를 특사하기 위해 나를 원플러스원(1+1) 식으로 껴 넣을 거라면 난 빼 달라고 하라"고 했다고 하네요. 그때도 문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한명숙 전 국무총리 등에 대한 특사·복권을 발표하면서 이 전 대통령과 김 전 지사는 대상에서 제외했죠.

이재오 고문은 그러나 "겉으론 담담한 모습을 보였지만 사실 상당히 허탈한 입장"이라는 말을 <중앙일보> 기자에게 전하면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네요. "사면은 지지율의 문제를 넘어선 대통령의 결단이 중요하다. MB를 사면하지 않는 것은 인질로 잡아두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고 해요.

이 고문은 오늘(1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도 "이번 사면은 취임 첫 사면이기 때문에 국민 대통합 차원에서 정치인·경제인 할 것 없이 대사면이 돼야 했다고 생각한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네요. 정병국 전 의원도 "MB 사면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보수 지지층이 아니기 때문에 MB 사면을 안 했다고 해서 그 사람들이 돌아오진 않을 것"이라고 했는데요, 낮은 지지율을 이유로 사면에서 제외한 데 대한 불만과 아쉬움이 옛 MB계 인사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죠.

옛 MB계 인사인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은 "저는 국민통합 차원에서 많은 정치인들이 포함됐으면 하는 바람을 이전에 말씀드렸고 지금도 갖고 있다"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빠진 데 대해 "아쉽다"는 입장을 밝혔네요.

홍준표 대구시장은 "감흥이 없다"는 말로 이번 특사를 평가했는데요, "사면은 정치의 잣대로 하는 국정 이벤트 행사인데 검찰의 잣대로 한 이번 8·15특사는 아무런 감흥도 없는 밋밋한 실무형 사면에 불과했다. 좋은 반전의 기회였는데 안타깝다"며 낮은 점수를 줬네요.

우상호 "정치인 배제 유감"



민주당도 불만이네요. 우상호 비대위원장이 기자들 만난 자리에서 "국민통합을 위해 사면을 할 때 정치인을 포함한 게 관례인데, 이번에 유독 정치인만 제외하는 것이 타당한지 유감"이라고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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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경제인 위주의 사면 발표에 대한 생각은 어떠세요?
◆ 우상호 위원장: 글쎄요. 국민통합 위해서 사면할 때 정치인을 포함시킨 게 관례인데, 이번에 유독 정치인만 제외하는게 타당한지 유감입니다.
◇ 기자: 어떤 점이 유감이신지요?
◆우상호 위원장: 그 정도만 하십시다. 다 아시면서.


우상호 위원장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사면이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해 유감을 표시한 거죠. 민주당 이원욱 의원도 "국민통합을 위해 이 전 대통령, 김 전 지사에 대한 사면은 반드시 실시해야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첫 사면은 결국 실패"라고 비판했네요.

고민정 의원도 "국민 대통합 차원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결단을 요구했던 김 전 지사의 사면은 제외됐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포함됐다" "이 부회장의 복권으로 회장 취임까지 길을 열어준 셈이 됐다"고 이재용 부회장 복권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쏟아냈네요.

근데 이재용 부회장 등 경제인이 특별사면에 포함된 것을 두고 시민단체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네요. "친재벌 정책"이라는 거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금융정의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은 "경제 살리기라는 미명 하에 재벌총수에 대한 특혜가 또다시 자행됐다"고 비판하는 성명을 냈네요.

이재용 부회장은 "국가 경제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했는데요, 족쇄가 풀린 이 부회장이 조만간 회장직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네요. 이재용 부회장은 '이재용 특사 효과'를 스스로 증명해야 하는 과제를 잘 풀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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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림동 일대의 한 신발가게 사진이에요. 직원이 침수된 신발들을 말리고 있는데요, 신발을 보는 직원이나 사장님 마음이 얼마나 아플까요?

(사진=연합뉴스)
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minpy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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