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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슈 물가와 GDP

글로벌 인플레 '피크아웃' 조짐...한국도 추석지나 물가 꺾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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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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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정점에 달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우리나라도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고물가 흐름이 꺾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세계 각국 물가 흐름을 주도하는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 지수가 시장 컨센서스보다 낮게 발표되는 등 '피크아웃'(정점 통과) 조짐을 보이고 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급등했던 원자재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면서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10일(현지 시각) 지난달 소비자물가(CPI)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5% 올랐다고 밝혔다. 1981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던 지난달(9.1%)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고, 시장 컨센서스였던 8.7%도 하회한 수치다.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둔화한 배경에는 국제유가 등 에너지 가격이 하락세를 보인 영향이 컸다. WTI(서부텍사스산원유) 9월 인도분 가격은 지난달 1일 배럴당 108.43달러에서 지난 1일 93.89달러로 13.4% 떨어졌다. 유가와 더불어 국제 식량가격도 내림세를 보이면서 우리나라도 추석 연휴 이후 고물가 흐름이 꺾인다는 낙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정부도 오는 9~10월 물가가 정점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3일 고랭지 배추 재배지인 강원도 강릉 안반데기를 방문한 뒤 기자간담회에서 "(물가상승률은) 6%대 초반에서 횡보하다가 서서히 내려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또 "아직 농산물 가격이 예년보다 높은 수준이지만 특별한 기상이변이 없으면 작황이 순조롭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전망한다"고 말했다.

변수는 전국적으로 뿌려지는 폭우다. 정부는 지난 12일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이번 폭우로 농산물 침수·낙과 879헥타르(ha), 가축폐사 8만6552마리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추석 밥상 물가도 지난해보다 높은 수준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7월 말 기준 20대 추석 성수품의 평균 가격이 지난해 추석 기간과 비교해 7.1% 올랐다고 분석했다. 품목별 가격 상승률은 △무 42.8% △배추 33.7% △감자 33.6% △양파 25.2% △배 23.7%△사과 16.7% △마늘 11.7% 등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원유와 곡물 가격이 내리면서 물가상승 압력도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물가가 오르기 시작했기 때문에 기저효과로 물가상승률이 하반기로 가면서 낮아지는 요인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동절기가 되면 원유와 가스 수요가 늘기 때문에 완전히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지만 물가상승률 자체는 점점 낮아질 것"이라고 했다.

또 "금리인상 효과가 시차를 두고 나타난 효과도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물가상승률도 하반기로 갈수록 낮아질 것"이라며 "아무래도 추석을 앞두고 내린 폭우에 농산물 가격이 오르는 추세이기 때문에 정부가 비축물자 방출이나 수입 확대 등 물가 안정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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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강원도 강릉에 위치한 고랭지 배추밭을 방문해 배추 생육상태를 점검하고 있다./사진제공=기획재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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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피크아웃' 조짐에 오는 25일로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인상 결정도 관심사다. 물가가 정점을 지나고 있는 만큼 통화 긴축 강도도 정점을 지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다만 추석을 기점으로 물가 '피크아웃'을 지나더라도 오는 25일 한은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0.25%p 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경우에도 다음달로 예정된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자이언트스텝'(한번에 0.75%p 금리인상)보다는 '빅스텝'(한번에 0.5%p 금리인상)을 단행하며 금리인상 보폭을 줄일 가능성이 높다는 시장 예측이 나온다.

김 교수는 "경기 둔화 여부도 살펴봐야 하고 서민들의 이자 부담도 있기 때문에 긴축 통화정책을 강력하기 쓰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음 금통위에는 0.25%p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고 앞으로도 큰 폭의 인상은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또 "미국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고, 물가상승률도 8%대로 내려간 만큼 자이언트 스텝보다는 빅스텝을 시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미국 소비자 물가가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면서 미국 물가가 정점 통과 기대를 높이고, 9월 FOMC에 대한 우려를 낮췄다"며 "미국 인플레이션 압박은 이번 분기를 정점으로 통과하는 흐름이 뚜렷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난주 고용지표 발표 이후 주를 이루던 '자이언트 스텝' 의견은 다시 '빅스텝'으로 보폭이 줄어든 상황"이라고 했다.

한편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13일 금통위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물가 흐름이 예상 경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금리를 당분간 25bp(1bp=0.01%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인상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김주현 기자 na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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