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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이슈 코오롱티슈진 '인보사' 사태

이웅열,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 美임상에 사재 100억원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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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과 ㈜코오롱이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의 미국 임상3상에 추가로 388억원을 투입한다. 지난해 12월 이후 이 회장이 사재로 코오롱티슈진에 지원한 규모는 102억원에 달한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오롱티슈진은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388억원 규모의 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새로 발행되는 보통주는 코오롱과 이 회장이 각각 350억원, 38억원씩 나누어 인수한다. 코오롱티슈진의 1, 2대 주주인 코오롱과 이 회장은 지난해 12월에도 같은 방식으로 코오롱티슈진에 각각 291억원, 64억원을 지원했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이 인보사 임상과 코오롱티슈진 경영 정상화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조선비즈

지난 2020년 12월 9일 인보사케이주(인보사) 성분 조작 의혹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이 서울중앙지법 법정으로 들어서는 모습. /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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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자녀를 두고 있는 이 회장은 “인보사는 나의 네 번째 아이”라고 말할 만큼 애착을 보여왔다. 인보사는 20년 넘게 추진해온 사업이다. 이 회장은 1996년 회장 취임 후 미래 사업을 바이오로 정했다. 이 회장은 1998년 11월 받아든 인보사 사업검토 결과보고서에서 성공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했지만, 시작을 결정했다고 한다. 1999년 미국 메릴랜드주에 바이오기업 티슈진(현 코오롱티슈진)을 세웠고, 2000년 한국에 코오롱생명과학의 전신인 티슈진아시아를 설립했다.

2006년 미국 연방식품의약국(FDA)이 인보사 임상시험을 승인했고, 임상 3상 투약을 시작한 2018년 11월까지 개발 과정은 큰 탈 없이 진행됐다. 2017년 11월에는 큰 기대 속에 코스닥에 상장하며 2000여억원 자금을 확보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9년 2월 인보사 주성분이 임상 승인 요청 당시의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라는 점이 드러나면서 임상 투약은 중단됐다. 개발 기간이 길어지자 적자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2019년 500억원, 2020년 418억원, 지난해 474억원 등 순손실로 늘어난 결손금은 기업 공개(IPO)로 확보한 자본잉여금에 육박하게 됐다. 그나마 지난해 12월 이뤄진 이 회장과 코오롱의 355억원 긴급 수혈로 금년 3월말 기준 자본총계는 343억원(2834만달러)을 유지하고 있다. 추가 수혈이 없다면 자본잠식 위기인 셈이다.

이 과정에서 코오롱티슈진은 코스닥 거래가 중지되고 상장폐지 심사를 받게 됐다. 이 회장을 비롯한 그룹 관계자들은 민형사 재판의 당사자가 되기도 했다.

인보사는 지난해 12월 미국 임상 3상을 재개하면서 반전의 기회를 마련했다. 2025년까지 약 1000명이 목표다. 이 회장 등이 운영자금을 추가로 투입하는 이유다. 코오롱그룹 측은 현재 투약중인 미국 임상 지원자 규모는 밝히지 않으면서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정엽 기자(parkjeongyeop@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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