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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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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윤 대통령 취임 100일날 순항미사일 발사···‘담대한 구상’과 한·미훈련 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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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공개된 북한 발사체 발사는 22번째

취임 100일 기자회견 몇 시간 전에 서해상으로 발사

경향신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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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째인 17일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윤 대통령의 대북 정책인 ‘담대한 구상’ 제안(15일)과 한·미 연합연습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의 사전 연습 시작(16일)을 겨냥한 무력시위라는 분석이 나온다.

군 관계자는 이날 “오늘 새벽 북한이 평안남도 온천군 일대에서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한 것을 탐지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우리 군은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한·미간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철저한 대비태세를 유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미 군 당국은 비행거리 등 상세 제원을 분석 중이다.

올해 들어 탄도미사일, 방사포 등 북한의 발사체 발사가 군 당국의 발표로 확인된 것은 22번째다. 순항미사일 발사가 공개된 것은 올해 1월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순항미사일은 탄도미사일과 달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은 아니다. 순항미사일(시속 700∼900㎞)은 음속의 5∼6배로 비행하는 탄도미사일보다는 느리지만 저공 비행이 가능하고, 표적을 우회해 공격할 수 있어 레이더로 포착하기 어렵다. 1∼2m 오차의 외과수술식 정밀 타격이 가능해 위협적이다.

북한은 지난해 1월 노동당 대회에서 ‘중장거리 순항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힌 데 이어 지난해 9월 신형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 발사에 성공했으며 비행거리가 1500㎞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0월 국방과학발전전람회와 열병식 등을 통해 2종을 공개했다.

북한은 2020년 이래 현재까지 10여 차례 순항미사일 시험 발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날 발사도 순항미사일 개량 과정으로 관측된다.

순항미사일 개발 목적 외에도 정치적 노림수
‘담대한 구상’ 제안 이틀 만에 무력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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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발사는 윤 대통령의 대북 정책에 대한 무력시위 성격도 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비핵화를 전제로 한 협상 초기부터 북한에 경제지원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의 ‘담대한 구상’을 밝혔다. 이에 대해 북한은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또 지난 16일부터 한·미는 UFS의 사전 연습인 위기관리연습을 시작했다. 오는 22일부터는 5년 만에 대규모 야외 실기동 훈련이 포함된 본 연습에 들어간다. 북한이 순항미사일이라는 저강도 도발로 시작해 한·미연합훈련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후 탄도미사일 등 고강도 도발로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는 윤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 몇 시간 전에 이뤄졌는데, 군 당국은 회견 이전에 대통령실과 관련 정보를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에 탐지한 미사일 발사 사실을 오후에서야 공개한 것을 두고 대통령 회견 일정을 고려한 게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됐다. 군 관계자는 순항미사일은 공개 대상이 아니며 언론의 문의가 있어서 설명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점검회의를 열었다. 대통령실은 공지문을 통해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오전 9시 국가안보실 간부들과 안보상황점검회의를 개최했다”면서 “합참으로부터 관련 상황을 보고 받고 우리 군의 대비태세를 점검했다”고 전했다.

김형동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위한 윤석열 정부의 제안에 대해 무력 시위로 답하는 것은 결코 ‘평화의 길’이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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