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못돌아올 줄 알았는데”… 두달전 실종견, 지하 152m 동굴서 구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미국에서 두 달전 사라진 반려견이 탐험가들에 의해 지하 152m 깊이의 동굴 속에서 극적으로 구조됐다.

16일(현지 시각)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미국 미주리주 페리 카운티의 한 동굴을 탐험하던 동굴연구재단 소속 탐험가들이 실종된 반려견 애비를 발견했다.

조선일보

동굴 속에 웅크리고 있는 애비./AP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탐험가 게리 킨(59)은 동굴 속에서 개 한 마리가 웅크리고 있는 것을 보고 즉시 사진을 찍어 긴급 구조대원에게 전했다. 킨은 “애비는 동그랗게 웅크리고 있었다. 애비는 고개를 들어 우리를 쳐다보긴 했지만 말소리에는 반응하지 않았다”며 “애비가 걸을 수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우리 힘으로 구조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우연히 해당 동굴 근처에 있던 탐험가 릭 헤일리(66)는 소식을 듣고 애비 구조에 동참했다. 30년의 동굴탐험 경력이 있는 릭은 가방과 담요 등을 챙겨 본격적인 구조 작업에 들어갔다. 릭은 “만약 우리가 그 개를 구조하지 못했다면 거기서 죽었을 것”이라며 “수직 등반을 해야만 개를 구출할 수 있었기에 결코 쉽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는 해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릭 헤일리 페이스북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구조작업은 모두 1시간 30분이 넘게 걸렸다. 킨은 “그날 동굴을 4번이나 들어갔기 때문에 피곤했다”면서도 “우리는 천천히 (애비를) 구조했다”고 말했다. 릭은 “애비에게 다다르기까지 거의 15분을 포복 자세로 기어가야 했다”며 “한번은 나와 킨이 진흙을 헤치며 미끄러지듯 통과해야하는 구간도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애비는 자신이 구조되고 있는 것을 알고있는 것처럼 좁은 공간을 지나갈 때도 얌전히 있어줬다”며 “애비는 당시 극도로 쇠약하고 수척해진 상태였다”고 했다.

조선일보

애비를 구조한 게리 킨(59·왼쪽)과 릭 헤일리(66)./릭 헤일리 페이스북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마침내 킨과 릭의 손에 구조된 애비는 곧 주인인 제프 보네르트(55)를 만났다. 제프는 해당 동굴이 집에서 약 3.2㎞ 떨어진 곳에 있다며 “애비가 살아있다는 사실에 정말 놀랐다. 애비가 돌아오지 않아 안 좋은 일이 생긴 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무더위 속에서 14살인 애비가 살아남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애비는 두 달을 버텨냈다. 보도에 따르면 동굴 속 기온은 14도 정도다.

제프는 “원래 애비의 몸무게는 23kg정도이지만 동굴에 있는 동안 절반으로 줄은 것 같다”며 “지금은 다시 원래대로 행동하고 있다. 어떻게 다시 기운을 차렸는지 놀랍다”고 했다. 이어 “애비가 어둠 속에 오랫동안 있었던 탓에 빛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지만 시력이 서서히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프는 “우리는 애비를 데리고 나와 준 두 사람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들은 구조에 동참한 이들이 더위를 식힐 수 있도록 아이스크림을 주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채빈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