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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단기외채 비율 41.9% ‘10년만에 최고’…증시 하락에 대외금융자산 사상 최대폭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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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난달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김창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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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단기 외채 비율이 1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은행의 단기차입금이 늘고, 환율 방어를 위해 달러를 내다 팔면서 외환보유액이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정부와 한국은행은 아직까지 외채 건전성이 양호한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또 전세계 주가가 하락하고,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면서 대외금융자산이 올 2분기 사상 최대폭 줄어 9분기 만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한은 “외채건전성 아직 양호한 수준”


한국은행이 18일 발표한 ‘국제투자대조표’를 보면 지난 6월 말 기준 한국의 준비자산(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의 비율은 41.9%로, 전 분기보다 3.7%포인트 높아졌다. 지난 2012년 2분기 45.6%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다. 대외채무 가운데 만기가 1년 이하인 단기외채의 비중도 27.8%로, 전 분기보다 1.0%포인트 상승했다. 유복근 한은 국외투자통계팀장은 “단기 외채가 증가하고, 외환보유액이 감소하면서 단기 외채 비율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6월 말 기준 대외채무는 6620억달러로 지난 3월 말(6541억달러)보다 79억달러 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단기외채(1838억달러)가 예금취급기관의 차입금 위주로 89억달러 증가했고, 장기외채(4782억달러)는 일반은행과 중앙은행의 부채성 증권이 줄면서 10억달러 감소했다.

같은 기간 대외채권(1조482억달러)은 317억달러 줄었다. 예금취급기관에선 39억달러 증가했지만, 일반정부(-7억달러)와 중앙은행(-194억달러)의 채권이 감소했다. 대외채권과 대외채무는 우리나라 거주자의 해외 투자에 해당하는 ‘대외 금융자산’, 외국인의 국내 투자에 따른 ‘대외 금융부채’에서 가격이 확정되지 않은 지분·주식(펀드 포함)·파생금융상품을 뺀 것이다. 현재 시점에서 규모가 확정된 대외 자산과 부채를 말한다.

단기 외채 비율이 늘었지만 아직 건전성을 우려할만한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정부와 한은의 입장이다. 유 팀장은 “달러가 강세를 나타내면서 신흥국들이 공통으로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조치를 시행하고 있고, 7월 이후 외환보유액이 감소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신인도 하락을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도 “외채 건전성은 과거 추이, 상환 능력, 세부 원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여전히 양호한 수준”이라며 “외채 증가 원인, 만기 구조 추이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대외건전성 관리 노력을 지속해서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증시 부진에 대외금융자산· 부채 사상 최대폭 감소


한국의 지난 6월 말 기준 대외금융자산(대외투자)은 2조1235억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3월 말(2조1893억달러)보다 658억달러 줄어 사상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대외금융자산이 줄어든 것은 2020년 1분기 이후 9분기 만에 처음이다. 거주자의 직접투자가 8억달러,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는 684억달러 줄었다. 해외증권투자는 2분기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으며, 감소폭도 사상 최대였다. 유 팀장은 “글로벌 주가 하락, 미국 달러화 대비 주요국 통화가치 하락 등으로 해외증권투자가 줄었다”며 “매매 등 거래요인은 166억달러 증가했으나, 가격·환율 변동 등 비거래요인이 850억달러 감소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대외금융부채(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6월말 기준 1조3794억달러로, 전 분기 말보다 1139억달러 감소했다. 역시 사상 최대 감소폭이다. 대외금융부채 중 직접투자가 149억달러 감소한데다, 국내 주가 하락 등으로 외국인 증권투자가 1378억달러 줄어든 영향이다. 외국인 증권투자 감소폭 역시 사상 최대수준이었다.

대외금융자산이 줄었지만, 대외금융부채가 더 많이 줄면서 한국의 대외지급 능력을 반영하는 순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부채)는 사상 최대치인 7441억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3월 말과 비교하면 481억달러 늘었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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