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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카뱅 주가 폭락에 케뱅마저 떤다…올해 상장 못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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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기의 카카오뱅크 ◆

매일경제

하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히는 케이뱅크 상장 행보에 예상 밖 난관이 나타났다. 카카오뱅크 주가가 고점 대비 70% 넘게 급락하는 등 극심한 부진을 보이면서 케이뱅크 역시 기업가치 조정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케이뱅크가 상장 시점을 이듬해로 미룰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 6월 30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당시 청구서에 명시된 목표 기업가치는 6조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통상 거래소의 상장 심사는 45영업일 동안 진행된다. 케이뱅크의 청구 시점을 고려하면 늦어도 다음달엔 상장 심사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케이뱅크는 수년 전부터 올해 코스피 상장 의사를 밝혀왔다. 자본을 확충해 인터넷은행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투자자들의 자금 회수 통로도 터줘야 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베인캐피털과 MBK파트너스, MG새마을금고중앙회 등을 투자자로 맞이할 때도 '2022년 말 상장 추진'이라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동종 업체인 카카오뱅크 주가 폭락으로 케이뱅크는 당혹스러운 처지가 됐다. 인터넷은행 1호 상장사의 주가 부진은 케이뱅크 기업가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6일 상장한 카카오뱅크 공모가는 3만9000원, 시가총액은 18조5289억원이었다. 상장한 지 10일 만에 주가는 9만4000원까지 치솟았다. 당시 시가총액은 무려 44조7760억원으로 KB금융보다 덩치가 두 배가량 컸다.

그 이후 카카오뱅크 주가는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날 카카오뱅크 종가는 2만8650원. 이는 최고가 대비 70%, 공모가 대비 26%가량 낮은 수준이다. 시가총액 역시 13조6472억원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케이뱅크 몸값 산정 과정에선 카카오뱅크 주가 흐름이 절대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현재로선 케이뱅크의 목표 기업가치를 달성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나마 케이뱅크의 상반기 실적이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운 점은 호재로 꼽힌다. 올해 상반기 케이뱅크 순이익은 457억원이었다. 반년 사이에 지난 한 해 동안 거둔 순이익(225억원)보다 두 배 넘게 번 셈이다. 지난해 상반기 영업 적자 84억원을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1년 만에 비약적인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고 볼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케이뱅크와 상장 주관사들은 상장 시점을 고심할 수밖에 없게 됐다. 외형 실적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지만, 증시 환경과 카카오뱅크 주가 부진이란 위협 요인이 부담스러워서다. 일각에선 케이뱅크가 상장 시점을 이듬해로 미룰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자본 확충 필요성이 절실하지만 굳이 올해 서둘러 상장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강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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