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남원의 새마을금고에서 한 여직원이 직원들의 점심 식사를 준비하는 모습. [MBC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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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전북 남원의 새마을금고에서 한 여직원이 근무시간에 밥 짓기와 빨래 등을 강요 당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23일 MBC 보도에 따르면 2020년 입사한 A씨(여)는 출근 첫 날 ‘밥 짓는 법’을 인수인계 받았다. 그의 업무는 창구 수납이다. 하지만 점심 밥 짓기가 본인의 주 업무보다 더 신경 쓰이는 업무가 됐다.

그의 녹취에 따르면 상사가 “11시 전에는 밥을 해야 돼. 시간 되면 아침에라도 미리 하고”라며 지시를 내리는가 하면, “밥이 왜 이렇게 질게 됐냐?” 등 밥 상태를 평가하기도 했다.

심지어 남녀 화장실에서 사용한 수건까지 A씨의 집으로 가져가 빨래를 해오라고 지시했다. A씨가 참다 못해 “수건은 쓴 사람이 세탁하자”고 제안하자 여성 상사는 “남자 직원들한테 '본인들이 쓴 거니까 본인이 세탁하세요'라고 말할 수 있어? 집에서 세탁하든지 손으로 빨면 되는 거지”라고 답했다.

새마을금고 측은 이같은 갑질에 대해 “다른 여성 직원들도 했던 관행이었다. 상사들도 밥을 했다”고 주장했다.

새마을금고 이사장은 “주위 상사들이 설거지하고 밥도 더 많이 짓고 찌개도 끓였는데, 우리가 본인한테 얼만큼 잘해주고 그런 이야기는 안 하더냐”며 뭐가 문제냐는 식의 발언을 했다.

이 새마을금고는 코로나19 시국임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을 늘 회식에 참석할 것을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회식 자리에서 선임자들이 '살아남는 방법'이라며 알려준 건 회식 때 간부들에게 술을 잘 따르라는 주문이었다고 A씨는 토로했다.

견디다 못한 A씨는 녹취 등 직장 내 괴롭힘 증거와 함께 지난 9일 고용노동부 전주지청에 신고하고, 국민신문고에도 해당 내용의 진정을 접수했다.

새마을금고 중앙회는 24일 오전 고충처리전담부서 관계자들을 남원으로 급파해 해당 금고 임직원들을 상대로 피해 여직원에 대한 갑질 행태를 강도 높게 조사할 예정이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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