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조 파업 현장 [연합뉴스 자료 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조선업에서 일하는 근로자 10명 중 6명 이상이 해당 기업에 소속되지 않은 하청업체 등의 직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동조합 파업 사태를 통해 드러났듯이 조선업의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심각한 것으로 재차 확인됐다.

산업 전체를 놓고 봐도 '소속 외' 근로자 비중이 1년 전보다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노동부는 상시 근로자 300인 이상 기업 3천687곳의 올해 3월 31일 기준 고용 형태 공시 결과를 25일 공개했다.

이들 기업이 공시한 전체 근로자 수는 523만4천명이다.

300인 이상 기업 전체 근로자의 82.1%(429만9천명)는 공시 기업 소속이고 17.9%(93만5천명)는 사업장 내 파견·용역, 하도급 등의 형태로 일하는 '소속 외'로 나타났다.

'소속' 근로자의 75.6%(324만8천명)는 근무 기간 정함이 없는 근로자, 24.4%(105만1천명)는 기간제 근로자로 집계됐다.

기간제 근로자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전일 기간제가 85만2천명, 단시간 기간제가 19만9천명이다. 단시간 기간제는 일주일 근로시간이 40시간에 못 미치는 근로자들이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전체 공시 근로자 수는 26만1천명 증가했다. 세부적으로는 소속 근로자(19만명), 기간 정함 없음(7만6천명), 기간제(11만4천명), 소속 외 근로자(7만1천명) 모두 늘었다.

2022년 고용 형태 공시 현황 [고용노동부 제공]

특히 '소속 외' 근로자 비중이 0.5%포인트(17.4%→17.9%)로 높아진 점이 눈에 띈다. 근로자 수로는 7만1천명(86만4천명→93만5천명) 늘었다.

노동시장의 최근 이슈인 이중구조와 직결되는 '소속 외' 근로자 비율은 제조업 평균 18.8%, 비제조업 평균 17.5%다.

제조업 가운데 조선업은 '소속 외' 근로자 비율이 62.3%에 달했다.

지난달 말 노사 간 극적인 합의로 공권력 투입이라는 최악의 사태는 피한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동조합 파업의 근본적인 배경은 이 같은 노동시장 이중구조였다.

노동시장 이중구조는 원청과 하청업체 직원 간 근로조건과 임금체계가 확연히 다른 것을 일컫는다. 하청업체 직원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원청업체 직원들과 거의 같은 일을 일하면서도 그들보다 훨씬 적은 임금을 받는 경우가 많다.

건설업의 '소속 외' 근로자 비율도 47.3%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 규모별로는 규모가 클수록 '소속 외' 근로자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00인 이상 기업의 '소속 외' 근로자 비중은 17.9%지만, 5천인 이상 기업은 그 비중이 23.3%에 달했다.

'소속 외' 근로자가 주로 수행하는 업무는 청소, 경호·경비, 경영·행정·사무, 운전·운송 등이었다.

이정식 노동부 장관은 "최근 구인난이나 조선업 하청 노조 파업 등의 근본적인 원인은 노동시장 이중구조"라며 "정부는 적극적인 노동시장 정책과 조선업 이중구조 개선 대책 마련 등을 시작으로 이 같은 노동시장을 개혁하겠다"고 말했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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