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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5 (토)

이슈 [연재] 아시아경제 '과학을읽다'

美, 연이은 실패…中의 '예언' 맞아 떨어지나?[과학을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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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 아르테미스1미션 연기 "엔진 이상 등 문제 발생"

30조 들인 SLS 또 말썽....2017년 이후 5차례 완성 미뤄져

중 관영 매체 최근 추월 장담, "NASA, 시기 못 박아 압박…우리가 더 기술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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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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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미국이 달 유인 탐사 재개를 위해 진행하고 있는 30조원 짜리 초대형 발사체 개발이 난항을 겪고 있다. 최근 중국 한 관영 매체가 "일정을 못 박아 압박에 시달리는 미국보다 우리가 기술적 준비를 잘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이 현실화되는 듯한 모양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29일 오전8시33분(현지시간) 플로리다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할 예정이었던 아르테미스1 미션을 엔진 이상 문제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정확한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르테미스1 미션의 발사체로 사용되는 초대형 로켓 우주발사시스템(SLS)의 1단부 엔진 4기 중 1기(3번 엔진)에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연료 및 산화제 등 추진제 주입 과정에서 엔진 냉각제로 사용하는 액체 수소가 유출된 것이 확인됐고, 약 330만 리터 규모의 액체산소ㆍ액체수소를 적재할 수 있는 연료 탱크의 내부 연결 부위에서도 균열이 의심됐다.

NASA는 일단 수리를 해본 뒤 가능하면 다음달 2~5일 사이에 재발사를 시도할 계획이다. 다만 이 시기 발사장 소재 지역에서 기상 상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측돼 수리되더라도 발사 여부는 불확실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또 다시 발사하지 못할 경우 10월 이후로 연기될 전망이다.

이처럼 발사체 문제가 걸림돌이 돼 아르테미스1 미션이 계속 연기되면서 NASA의 SLS 개발에 대한 논란도 증폭될 전망이다. 우선 NASA의 발사체 기술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하고 있다. NASA는 올해만 해도 SLS를 상대로 2~3차례의 추진제 주입 실험(WDR) 등 최종 점검을 마쳤지만 오류를 잡아내지 못한 채 막판 문제점을 드러내는 잘못을 반복하고 있다.

개발 지연에 따른 천문학적 비용 증가ㆍ예산 낭비도 비판의 대상이다. NASA는 2011년부터 심우주 탐사용으로 SLS를 개발해 왔는데, 초기엔 2016년 말까지 약 100억달러를 투입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예산 삭감과 디자인 변경, 정치적 걸림돌 등이 문제가 되면서 개발 완료 및 첫 발사 시기가 2017년에서 2018년, 2019년, 2020년, 2021년, 올해 등 무려 5회나 연장됐다. 그러면서 개발 비용이 총 200억달러 이상으로 늘어났고, 발사비용 80여억달러까지 포함하면 우리 돈 30조원 이상의 비용 지출이 불가피한 상태다. 일각에선 100억달러 이상 투입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과 아직 완성도 못한 SLS가 NASA를 파산시킬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게다가 2016년부터 민간 우주 업체 스페이스X가 SLS와 비슷한 성능이지만 훨씬 더 저렴할 것으로 예상되는 화성 탐사용 초대형 발사체 스타십(starship)을 개발하기 시작하면서 굳이 NASA가 SLS를 만들어야 하냐는 지적도 있다. 실제 2010년대 NASA 부국장을 역임했던 로리 가버는 최근 자서전을 펴내 자신은 SLS의 개발을 반대했었다며 무용론을 주장했다. 그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NASA는 (SLS 발사로) 많은 주목을 받겠지만 대중들은 많은 의문을 갖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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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같은 SLS 개발 난항이 현실화되면서 중국의 반응도 관심을 끌고 있다. 중국 관영 매체인 글로벌 타임스는 지난 21일 미국이 SLS 발사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점을 마치 '예견'한 듯한 기사를 내보냈었다. 이 매체는 미국의 SLS 개발이 포함된 아르테미스 프로그램과 중국의 달 탐사 계획을 비교했다. 그러면서 "NASA가 아폴로 프로젝트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동안 중국은 스스로 달 유인 탐사를 실행하기 위한 혁신적인 계획에 열중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특정 연도를 데드라인으로 못 박았지만 우리는 보다 안정적이고 확실하게 앞으로 전진하면서 기술적 준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특히 베이징 소재 항공우주잡지의 편집장 왕야난의 입을 빌어 "중국의 유인 달 착륙이 좀 더 과학적 원칙에 부합한다"면서 "NASA는 달 탐사에서의 국제적 리더십을 유지하려는 거대한 압박에 시달림에 따라 우주 영역에서 중국에게 좀 더 적대적이 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중국은 미국의 SLS와 비슷한 성능의 차세대 초대형 발사체 창정 9호를 개발 중이며, 이를 통해 향후 10년을 전후해 달 유인 탐사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은 2003년부터 '창어 프로그램'으로 달 탐사를 본격화했다. 2007년 창어 1호(달 표면 3D 지도 작성), 2010년 창어 2호(고해상도 3D 지도 작성 및 통신 실험), 2013년 창어 3호(달 표면 로버 착륙 및 탐사), 2018년 창어 4호(달 뒷면 착륙 탐사), 2020년 창어 5호(달 표본 회수) 등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2024년엔 달 후면 남극 영구음영지대에 창어 6호를 보내 얼음 존재 확인 및 표본 채취 후 지구로 돌아오는 실험을 할 예정이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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