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연습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2부 훈련 마지막 날인 1일 대구 수성구 고모역에서 육군 제2작전사령부 예하 1117공병단·19화생방대대, 한미연합사 예하 미군 11공병대대 장병들이 가상의 테러로 발생한 부상자를 후송하고 있다. 한미 당국은 지난달 16일부터 나흘간 사전연습격인 ‘위기관리연습’, 22일부터 닷새 동안 수도권 방어(1부), 29일부터 나흘간 반격(2부)으로 연합연습을 진행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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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회 싱크탱크인 의회조사국(CRS)이 중국의 대만 침공이 현실화할 경우 주한미군을 포함한 역내 미군의 역할이 “명확하지 않다”며 “(주한미군이 대만 사태에 개입할 수 있도록) 역할 확대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내놨다. CRS 보고서는 미 의회가 정책·법안을 만들 때 참고하는 자료다.
CRS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미 지상군: 의회를 위한 배경과 이슈’ 보고서에서 주한미군을 포함한 역내 미 지상군의 역할에 대해 “이 지역에서 교전이 시작될 경우 지상 전투 작전을 수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만 상황을 우려했다. 보고서는 “한국이나 일본과 달리 미국은 대만에 의미 있는 주둔군을 두지 않고 있으며 상호 안보협정도 맺지 않았다”며 “대만의 지리적 위치와 중국 본토와 근접성, 모호한 안보 공약을 고려할 때 미 지상군의 역할에 대해 상당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현재로썬 미국의 의사 결정자들은 중국-대만 충돌 시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대만군에 자문하는 것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며 “미 지상군이 대만을 탈환하기 위한 대규모 상륙작전을 수행하는 것을 포함한 영토 방어 또는 탈환으로 초점을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다만 “현재 미국의 능력을 넘어서는 작전으로 보인다”고 한계를 밝혔다.
보고서는 역내 최대 규모의 지상군인 주한미군(2만 2000명)의 역할에 주목했다. 보고서는 “미국은 북한의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전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지상 전투 병력이 제한돼 있으며, 필요하다면 미 본토에서 추가 지상군을 배치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주한미군을 포함한) 미 지상군의 역할 확대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이유로 중국의 군사적 위협이 고조된 것과 맞물려 최근 미 의회에선 주한미군의 역할 확대 목소리가 나온다. 마이클 월츠 하원의원(공화당)은 청문회에서 “중국이 대만을 침략할 경우 미군이 대만 보호를 위해 병력을 한국에서 동원하는 데 대해 한국 정부가 허용할 준비가 돼 있느냐”며 “한국 정부의 공개적인 입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1일 전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역내 전력이 충분치 못한 미군의 현실을 볼 때 이 같은 경향성은 앞으로 더욱 강해질 수 있다”며 “한국 정부 입장에선 공론화되는 것조차 매우 부담스럽지만, 마냥 피할 수만은 없다. 주한미군의 직접 개입을 저지하기 위한 물밑 협상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22일부터 시작한 후반기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훈련은 1일 끝났다. 한·미 군 당국은 2018년 이후 중단됐던 연합 야외 기동훈련을 갖는 등 “실전적인 전구급 전쟁연습을 정상 시행했다”고 평가했다. 또 코로나19 등을 이유로 미뤘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한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이번 연습 기간 실시했다. 이는 전작권 전환 이후 미래연합사령부를 한국군이 지휘하는 수행능력 평가 3단계 중 2단계에 해당한다. 군 당국은 연합훈련 종료 이후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에 나서는 등 군사 도발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동태를 주시하고 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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