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뉴스1) 조민주 기자 = 4일 오전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에서 건조 중인 선박이 지난 3일 태풍 마이삭(MAYSAK) 강풍의 영향으로 기울어져 있다. 2020.9.4/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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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호 태풍 힌남노(Hinnamnor)가 대한해협을 통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동남권 해역에 사업장이 집중된 조선사들도 비상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초대형 태풍인 힌남노가 상륙하지 않아도 해안가에 막대한 피해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돼 작업자 안전과 건조되고 있는 선박 보호를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3사는 종합상황실 중심으로 실시간 기상분석과 태풍의 이동 경로 등을 파악하고 있다. 태풍에 대비한 자체 매뉴얼을 중심으로 대비를 펼치겠단 계획이지만, 힌남노가 역대 최악의 태풍으로 기록된 2003년 '매미'보다 강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긴장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현대중공업에서는 유해·위험물질을 안전지대로 이동시키고 침수·붕괴 등에 대비한 사전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공장 외곽에 차수 설비를 설치하고 블록 전도 방지 및 결박 조치도 진행할 계획이다. 태풍 접근에 발맞춰 승선 사다리를 설치하는 등 비산물을 방지하고, 부서별 사전 점검 결과를 태풍 상황관리 및 모니터링 시스템에 등록·관리할 계획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전날 경남 거제 옥포조선소에 힌남노 대비 방재지침을 하달했다. 현장 사무실·휴게실 등으로 사용되는 컨테이너와 화장실 등 간이시설물을 고정하고, 선박·건물 등의 침수를 막기 위한 배수구 확인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또, 해상크레인 및 이동 가능한 건조 중인 선박의 피항 준비 지시도 내린 상태다.
삼성중공업도 계류 중인 선박을 고정하는 로프를 보강하고 침수·해일·정전 등을 대비하기 위한 조치사항을 점검하고 있다. 침수·해일·정전 등을 대비하기 위한 안전 조치사항을 점검하고 있으며, 계류 중인 선박의 고정 로프를 보강한 방침이다.
대형 조선소에는 골리앗 크레인 등 각종 철제 구조물이 많다. 어지간한 태풍은 견딜 수 있지만 한번 피해가 발생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주의가 요구된다. 피항 불가능한 건조 중인 선박이 침수되거나 균형을 잃으면 피해 복구를 위한 공기 연장 등으로 금전적 손실도 발생한다.
지난 2020년 부산·울산 및 경남 해안가를 휩쓸고 간 태풍 '마이삭'의 영향으로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건조되던 대형에탄운반선(VLEC)이 안벽으로 기울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선박이 기울어지면서 선박 접안시설이 무너졌다. 선내로 바닷물이 들어차면서 탱크와 엔진이 침수돼 원상복구와 정상화까지 수개월 여가 소요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현대중공업은 일정 수준 이상 건조돼 피항 가능한 선박들을 태풍 피해가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 서해안 지역으로 피항시키고, 건조되던 선박들은 밧줄로 단단히 고정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펼쳤으나 역부족이었다.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한 조선사 관계자는 "부산·울산 등 주요 완성차·중공업·석유화학 시설이 밀집한 지역을 휩쓸고 지나간 마이삭 피해가 유독 조선사에 집중된 게 사실"이라면서 "야외에 중장비가 즐비하고 출렁이는 바다 위에서 해야할 작업도 상당해 위험성이 높은 게 사실이지만, 철저한 대응으로 피해가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도현 기자 ok_k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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