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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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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신경마비 뒤에 숨은 ‘귀 고리’...입술 삐뚤어지는 뜻밖 이유 [건강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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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양선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중앙일보

조양선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말초성 안면신경마비인 벨 마비는 특별한 예방법이 없기 때문에 조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동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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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신경마비는 비교적 초기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질환이다. 주로 한쪽 안면부의 감각이 둔해지면서 눈이 잘 감기지 않거나 입술이 삐뚤어지는 양상을 보인다. 얼굴에 생긴 눈에 띄는 변화 때문에 환자 대부분 초기부터 치료의 필요성을 자각한다. 하지만 전문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는 진료과를 찾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전문가들은 안면신경마비의 효과적 진단·치료는 ‘이과’(耳科·이비인후과의 세부 전공)의 영역이라고 강조한다. 조양선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안면마비는 귀와 매우 밀접한 연관성이 있기 때문에 귀를 전문으로 하는 이과 전문의에게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Q : -안면신경마비는 어떤 질환인가.

A : “안면신경마비는 귀와 떨어뜨려 설명할 수 없다. 안면신경의 주행 경로가 귀 주위여서 귀와 관련된 질환이 안면신경마비를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이염과 귀 종양 등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그렇다. 안면신경은 뇌에서 뻗어 나와 내이도(달팽이관 안쪽)를 거쳐 귀 주위 머리뼈인 측두골 내 안면신경관을 따라 지나간다. 이어 귀 아래에 위치한 침샘(이하선) 사이를 통해 얼굴을 움직이는 근육까지 분포돼 있다.”

Q : -안면신경마비에도 종류가 있나.

A : “원인에 따라 다양한 종류로 나뉜다. 크게 ‘중추성’ 마비와 ‘말초성’ 마비가 있다. 중추성은 중풍 뇌졸중과 뇌종양처럼 중추신경계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것이다. 반면에 말초성 마비는 바이러스 감염 등으로 안면신경에 이상이 생긴 것이다. 일반적으로 잘 걸리는 안면신경마비는 말초성이다. 그중에서도 ‘벨 마비’라고 불리는 말초성 마비가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 그다음으로는 외상에 의한 안면마비, 이성(耳性)대상포진으로 인한 마비가 많다.”

Q : -종류에 따라 증상·진단법이 다른가.

A : “우선 마비된 얼굴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다. 눈을 위로 올려 뜰 때 이마에 주름이 생기면 중추성, 그렇지 않다면 말초성일 가능성이 크다. 중추성 마비는 대개 이마에 마비가 일어나지 않으며 얼굴 하단에만 마비 증상이 나타난다. 또한 팔다리의 편마비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에 말초성은 대부분 한쪽 얼굴에만 마비가 일어난다. 이후엔 귀와 침샘 관련 질환 여부를 확인해서 원인을 찾고, 발병 3주 이내 신경전도검사를 실시해 예후를 판정한다.”

Q : -벨 마비의 발병 위험군이 궁금하다.

A : “벨 마비는 체내에 잠복해 있던 바이러스가 면역력이 약해진 틈을 타 활성화하면서 발병한다. 65세 이상 장년층과 임산부에게서 많이 나타나지만 누구에게든 발병할 수 있다. 특별한 예방법이 없기 때문에 조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벨 마비는 증상의 정도에 따라 편측성 불완전 마비와 완전 마비로 나눌 수 있는데 육안으로 얼굴의 비대칭 수준을 확인할 수 있어 시진(視診)이 가능하다.”

Q : -자연치유도 가능한가.

A : “벨 마비 환자의 약 80%는 3개월 이내에 증상이 사라지며 저절로 낫는다. 안면신경에 생긴 염증이 해소되면서 신경이 재생되기 때문이다. 자연치유되지 않는 나머지 20%의 환자는 의학적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회복이 안 되고 안면비대칭과 같은 심각한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Q : -치료법은 어떻게 나뉘나.

A : “치료법은 시기에 따라 달라진다. 급성기로 구분하는 3개월까지는 스테로이드나 항바이러스 제제를 사용한다. 이를 통해 염증 반응을 억제하면 신경 압박이 조기 해소돼 회복 기간을 앞당길 수 있다. 3개월 넘은 시점에서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을 경우 머리 MRI를 실시해 원인을 감별한다. 특별한 원인 없이 1년이 지난 후에도 완전히 회복되지 않는다면 혀 밑 신경과 교근 신경을 이어주는 신경치환술을 시행한다. 근육의 위축 현상을 막기 위한 물리치료도 병행한다. 연합 운동을 동반하면서 신경이 불완전하게 돌아온 경우엔 보톡스 주입이나 선택적 신경절제술을 한다. 이때 치료 시기를 놓친다면 허벅지 안쪽 근육을 이식하는 근신경 유리피판술 등을 하게 된다. 시기별로 최선의 치료법이 있기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Q : -치료 후 재발 가능성은 어떻게 되나.

A : “재발 가능성은 약 9%로 낮은 편이다.”

Q : -환자에게 당부할 점이 있다면.

A : “염증성 마비는 대부분 귀를 통해 병을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다. 엉뚱한 치료를 받을 경우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쳐 평생 심각한 후유증을 안고 살아갈 가능성이 크다. 증상이 나타난 즉시 귀를 전문으로 하는 이과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을 권장한다.”

신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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