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해 대비 상황에 ‘사재기 조장’ 논란
롯데가 태풍 '힌남노' 한반도 상륙을 앞두고 '태풍 대비 구입 품목' 문자를 소비자들에 발송해 논란이 일고 있다. 독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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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TV 문다애 기자] 태풍 ‘힌남노’로 인해 남부 지역에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롯데가 이번 태풍을 마케팅의 일환으로 이용해 논란이다. 대형 자연재해를 앞두고 물품 구매를 유도하는 문자를 보낸 것이다. 태풍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불안 심리를 이용해 사재기를 조장하려 했다는 지적이다.
롯데쇼핑(023530)의 롯데슈퍼와 엘포인트는 지난 5일 기존 이용 고객들을 대상으로 ‘롯데슈퍼 태풍 사전 대비 안내’라는 제목으로 사전에 미리 물품을 구매하라는 광고 문자를 일괄 발송했다.
롯데는 문자를 통해 “역대급 태풍 ‘힌남노’가 북상 중으로, 철저한 사전 대비로 피해가 없기를 기원한다”면서 “과거 태풍 상륙시 고객님들이 미리 구매하셨던 상품 품목을 안내드리오니 참고 부탁드린다”고 안내했다.
문제는 문자의 핵심이 물품 구매를 유도하는 내용이었다는 점이다. 롯데는 과거 태풍이 상륙했을 당시 구매율이 크게 증가했던 품목들을 일일이 나열하며 사재기를 유도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만약 위기 대비를 위한 사전 안내 차원이라면, 태풍으로 인한 배송 지연이나 배송 불가, 혹은 물류에 차질이 생길 수 있어 재고가 부족할 수 있다는 내용이 들어가야 맞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한 소비자는 “태풍으로 해당 물품들이 빨리 품절될 수 있으니 사재기하라는 것으로 보였다”며 “태풍으로 불안한 상황에 이를 마케팅 방식으로 이용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유통업계는 롯데의 이번 마케팅에 대해 문제의 소지가 분명히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일반적인 마케팅 방식이 아니란 것이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마케팅 문자는 구매를 유도하려는 것으로, 자연재해 위기에 사용할 수단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른 대형마트 관계자는 “재해 관련 문자는 재해 발생 후 침수 피해 등으로 점포 이용이 불가할 때, 인근 이용 가능한 점포를 안내한 정도”라며 “이를 마케팅에 활용한다는 발상은 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쇼핑 측은 이번 태풍 마케팅 문자 발송과 관련해 “오해의 소지가 있으나 조금 더 신경을 쓰지 못한 건 사실”이라며 “사재기를 조장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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