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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해외방문 재개해도 중국 '제로 코로나'는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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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7명
(신화=연합뉴스) 지난해 11월 11일 제19기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에 참석한 정치국 상무위원 7명. 왼쪽에서 세번째와 네번째가 리잔수 전인대 상무위원장과 시진핑 국가주석. 2022.9.7.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10월 16일)를 한 달 앞두고 2년 8개월 만에 해외 방문을 재개하는 것은 자신의 지위와 권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분석했다.

다만, 시 주석의 해외 방문이 '제로 코로나' 정책의 급격한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전망이 나온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7일 전했다.

시 주석이 오는 14일 카자흐스탄을 방문한다고 지난 5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외교부가 밝혔다. 시 주석은 방문 기간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을 만나 양국 간의 협정을 여러 건 체결할 예정이다.

앞서 시 주석은 지난 7월 1일 홍콩 주권 반환 25주년 기념식 참석을 위해 중국의 특별행정구인 홍콩을 방문했으나 홍콩과 맞닿은 중국 선전에서 숙박하며 홍콩에서 '무박 2일' 짧은 일정을 소화한 바 있다.

타이허 연구소와 칭화 국가전략연구소의 셰마오쑹 선임연구원은 "시 주석의 카자흐스탄 방문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중국 경제가 어려운 도전에 직면하고 인민의 걱정이 늘어나고 있는 때 국내 청중에게 그가 당 대회를 앞두고 중국의 안정에 자신이 있음을 알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에서 가장 중요한 정치적 안정은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셰 연구원은 또 "시 주석의 해외 방문이 제로 코로나 정책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중국의 공중 보건 시스템을 붕괴시키고 중국을 혼란에 빠트리는 갑작스러운 전국적 발병을 막기 위해서 제로 코로나 정책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네바다대 푸샤오위 교수는 "시 주석의 해외 방문이 제로 코로나 정책의 급격한 변화를 의미하지는 않지만, 그가 국내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는 자신감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봤다.

이어 "이는 중국 당국이 국제적 도전 속에서 대면 외교의 시급성을 깨달은 것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다"며 "모든 서방과 다른 아시아 국가 지도자들이 이미 해외여행에 나서 서로 악수를 하는 가운데 중국이 세계에서 고립되지 않으려면 대면 외교가 불가피하다는 것을 깨달은 중국 최고 지도자들이 지금부터 해외 순방에 더 많이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 주석은 카자흐스탄 방문에 이어 15∼16일에는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할 수 있으며, 현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셰 연구원은 "시 주석이 2년여 만의 해외 순방을 중앙아시아에서 시작하는 것은 SCO를 미국과 동맹으로부터의 지정학적 압력에 맞서는 중요한 플랫폼으로 여기고 있음을 보여주며 중국의 미래 에너지 공급을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에 SCO 정상회의의 성공은 중요하다"며 "SCO는 회원국들이 다양한 종교, 이념, 발전 수준을 가진 국제 조직을 대표하며 민주주의라는 한가지 모델에 기반한 서방의 동맹과 극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싱가포르국립대 리콴유 공공정책학원의 알프레드 우 부교수는 "시 주석이 당 대회를 앞두고 자신의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하고자 SCO 정상회의의 성과를 전리품으로 가져오려 할 것"이라며 "특히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10주년에 시 주석의 업적을 세계가 인정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성공적인 국제 회담은 시 주석이 자국으로 가져올 좋은 홍보 거리이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PA=연합뉴스) 지난 2일 중국 쓰촨성 청두의 주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선 모습. 2022.9.7.


다만, 중국 관영 매체에선 시 주석의 해외 방문에 관한 보도가 나오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교 활동이 재개되고 심지어 당 대회가 열린 이후에도 제로 코로나 정책의 급격한 변화는 요원하다고 전망했다.

미국외교협회(CFR) 황옌중 세계보건 선임연구원은 "중국은 여전히 코로나19를 심각한 질병으로 여기고 있다"며 "시 주석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코로나19에 걸리자 위로전을 보냈는데 내가 알기로 다른 어떤 나라의 지도자도 그러한 일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 주석과 다른 고위 지도자들이 해외 순방을 재개한 것은 그들이 해외여행에 더 자신있어졌음을 보여준다"며 "이는 시 주석 자신이 백신 접종을 완전히 마쳤다는 사실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시 주석의 코로나19에 대한 인식을 볼 때 제로 코로나 정책의 근본적인 변화를 시사하는 분명한 신호는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반면, 캘리포니아대 장주펑 교수는 고위층의 해외 순방이 제로 코로나 정책의 변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첫 번째 신호일 수 있다며 "당대회는 기존 정책의 중단보다는 대변화의 시작을 알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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